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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1. 계곡·계류가의 정자 자연과 하나 된 속에 그렇게 사는 거연정居然亭 바위 위에 우뚝 선 군자의 기품 군자정君子亭 시비是非 소리 덮어 버린 산중 계곡의 물소리 농산정籠山亭 달밤에 만나는 물아일체의 경지 농월정弄月亭 두두물물頭頭物物에 숨은 참된 이치를 홀로 즐기다 독락당 계정溪亭 조상의 충정을 기리는 숭앙심이 빚어낸 공간 동호정東湖亭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이에게만 내어 준 절경 방호정方壺亭 세속의 그림자를 가리다 식영정息影亭 대대손손 사모하는 마음 영모정永慕亭 계류를 관조하며 실상에 다가가다 요수정樂水亭 사시사철 선계의 절경을 자랑하는 작천정酌川亭 달빛과 바람 소리와 지초 향기 어우러진 소요의 공간 초간정草澗亭 세속을 벗어나 자연과 벗하여 신선이 되다 금선정錦仙亭 청백리의 맑고 곧은 기개를 오롯이 품은 만휴정晩休亭 물줄기의 근원에서 이상향을 찾다 심원정尋源亭 개발의 미명 아래 상처 입은 선경 용연정龍淵亭 뜬구름 같은 명예 버린 은자의 즐거움 침수정枕漱亭 산수자연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감동 학천정鶴泉亭 출세와 은거 사이의 안온한 마음자리 퇴수정退修亭 2. 강호·해안가의 정자 신선을 꿈꾸던 시인 묵객들의 선계 경포대鏡浦臺 넓고 푸른 바다를 보며 좁은 식견을 탄식하다 망양정望洋亭 송강 정철의 밤잠을 설치게 한 환상적인 일출 의상대義湘臺 한낮 풋잠처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망아忘我의 수선루睡仙樓 고요와 적정寂靜 속에 자신을 맡긴 소요의 즐거움 함벽루涵碧樓 고요히 비움으로써 자연의 도를 터득하는 함허정涵虛亭 3. 별서 정원의 정자 응축된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과 정신 서석지 경정敬亭 자연을 향해 열린 또 다른 삶의 공간 광풍각光風閣 인문환경으로 탈바꿈한 자연 속의 연회장 세연정洗然亭 밖으로 도를 구하고 안으로 본성을 구하다 임대정臨對亭 불변부동한 바위의 덕 청암정靑巖亭 자연과 함께하는 공덕의 자취 경체정景亭 배롱나무 숲 속의 선계 명옥헌鳴玉軒 상체꽃처럼 아름다운 우애와 효행 체화정華亭 명예와도 바꿀 수 없는 고답의 경지 하환정何換亭 광풍제월 같은 마음과 당당한 호연지기 호연정浩然亭 고상하고 정갈한 명가의 사랑채 활래정活來亭 4. 궁궐의 정자 연꽃 향기 짙은 선계의 요지 창덕궁 부용정芙蓉亭 연꽃을 노래하며 군자의 덕을 구하다 창덕궁 애련정愛蓮亭 비교할 수 없는 빼어난 경치 창덕궁 승재정勝在亭 덕 있는 정치로 태평성세를 누리다 창덕궁 존덕정尊德亭 지극한 즐거움 속에서 태평성대를 노래하다 창덕궁 소요정逍遙亭 사람과 사람, 하늘과 사람이 교감하는 소우주 경복궁 경회루慶會樓 연꽃 핀 연못에서 군자의 향에 취하다 경복궁 향원정香遠亭 5. 사찰·서원의 정자 물소리, 바람 소리, 범종 소리로 때 묻은 귀를 씻어내다 선암사 강선루降仙樓 극락정토 누각에 서서 사바세계를 돌아보다 부석사 안양루安養樓 계류의 본성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다 구연서원 관수루觀水樓 6. 향리·관아의 정자 신선이 노니는 천상의 누각 광한루廣寒樓 관리와 사대부들의 풍류 연회장 촉석루矗石樓 두 날개로 하늘까지 오르는 드높은 다락 영남루嶺南樓 차고 맑고 푸른 산수 자연의 도를 즐기다 한벽루寒碧樓 걸출한 기암 위에 서 오십천 굽이를 내려다보다 죽서루竹西樓 「누각과 정자의 위치」 |
許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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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甲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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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모정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우아한 풍모는 계자난간鷄子欄干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자난간이 없었다면 영모정은 머쓱하고 단조로운 건물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난간이 가진 의의는 이것만이 아니다. 공간과 외부 자연의 경계선에 있으면서 감상자의 안전을 지켜 주는 것 또한 난간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의의는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외부 자연을 적극적으로 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시설물이라는 데 있다. --- pp.77-78
심원정은 바로 진인眞人 즉, 신선을 찾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심진동 용추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용추계곡은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물안개와 곳곳에 펼쳐진 넓은 소沼, 맑고도 깨끗한 기암괴석이 천태만상을 이루어 일대 장관을 이룬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상류의 재궁폭포에서 넘쳐 흘러내린 물줄기가 심원정 앞에서 흰 물결을 일으키면서 안개를 내뿜는다. --- p.116 ‘수선睡仙’은 잠자는 신선이라는 뜻이다. 낮잠이건 밤잠이건 다 같은 잠이지만, 신선들에게 있어 낮잠은 밤잠과 다른 의미가 있었다. 밤잠은 인간의 습성화된 생리 현상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낮잠은 다분히 풍류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낮잠은 잔다고 하지 않고 즐긴다고 하였다. 낮잠을 잔다는 것은 세상 영욕을 잠시라도 잊고 자유롭고 거리낌 없는 세계로 빠져든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낮잠을 즐기되 집안의 안락한 잠자리가 아니라, 호젓한 나무 그늘 아래서 또는 정자 위에서 문득 잠에 들어야 제격이라 하였다. 더구나 낮잠을 자면서 꾸는 백일몽白日夢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망아忘我의 경지로서 은일자들이 즐겼던 것이다. 은일자들은 잠시만이라도 그런 경지에 들어가기를 원했고, 사정이 허락한다면 오래 머물고 싶어 했다. --- pp.179-180 실로 우리나라의 옛 시인 묵객들은 서양 사람들이 ‘일출의 인상’을 칭송하고 있을 때에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제…”라고 하면서 달과 밤을 노래하기 좋아했고, 대낮에도 밤안개 자욱한 ‘월야산수도月夜山水圖’를 그리는 여유를 즐겼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밤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며, 정중동의 시간이며 홀로 있게 하는 시간이었던 까닭이다. --- pp.186-187 2006년 10월, 유교문화권개발사업의 하나로 시행된 체화정 정비 사업에 의해 체화정을 둘러싼 자연환경은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다. 당시의 공사 입찰 공고 내용을 보면 연못 준설, 석축 쌓기, 수로 정비가 주된 목적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연못 바닥과 석축 공사로 물속의 여린 수초들이 수난을 당했고, 붓꽃, 부들, 창포 등 수변 식물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정비 사업이 끝난 연못은 큰 수로처럼 변해 버렸고, 축대로 둘러싸인 삼신산과 수변은 외래종 잡초만 자라는 황무지가 되었다. --- pp.254-255 하륜이 누각 이름을 ‘경회慶會’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찍이 공자가 노나라 애공哀公의 물음에 답하기를 “정사政事를 잘하고 못하는 것은 사람을 잘 얻고 못 얻는 데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임금의 정사는 훌륭한 사람을 얻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므로 훌륭한 사람을 얻은 뒤에라야 ‘경회’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덕으로써 만나지 않으면 소인배들이 들끓고, 간혹 훌륭한 사람이 있어도 소인배들 틈에 있다면 그 역시 ‘경회’라 할 수 없다. 결국 ‘경회’란 군신이 서로 덕으로써 만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왕이 국내외의 여러 사람들을 친견하고 연회를 베푸는 누각 이름으로 이보다 더 적절한 것은 없을 성싶다. --- pp.319-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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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달의 주인이 되는 곳,
산수풍경, 선비의 마음자리를 물들이다. ‘누각’ 혹은 ‘정자’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는 풍경이 있다. 고즈넉한 산수풍경 속에 자리한 단아한 목조 건물. 사방이 활연히 트인 그 모습을 떠올리면 절로 마음이 여유롭고 편안해진다. 누정은 우리에게 자연 속에 자리한 옛 선조들의 여유 있는 삶의 흔적으로 기억된다. 『한국의 누와 정』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수많은 누정 중 정서적 만족감과 경관 감상의 묘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쉰한 곳의 누정을 소개한다. 누와 정은 자연경관 감상과 휴식을 주된 목적으로 지어진 간소한 목조 건물이다. 하지만 어디에 어떤 용도로 지어졌는지, 이름을 갖게 된 내력이 무엇인지에 따라 누정은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을 갖는다. 산수를 울타리 삼고, 구름을 병풍 삼은 자연 속의 누정부터 개인의 별서 정원이나 사찰, 궁궐에 있는 누정까지. 누정은 저마다의 풍경 속에서 선비들이 휴식을 취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공간이 되었다. 전국 500여 개의 누정을 돌아다닌 끝에 쉰한 곳을 선별한 저자는 누정 명칭의 어원과 유래, 배후사상, 주변 환경 등을 심도 있게 서술하면서 당대 선비들의 마음자리를 되짚었다. 더불어 누정과 주변 풍경을 작가적 안목으로 포착한 이갑철의 사진은 누정은 물론 주변 풍경의 향취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누정은 당시 선비들이 공유한 정신문화의 산물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는 심미적 만족을 줄 것이며, 더불어 우리 선조들의 사상과 문화를 읽는 중요한 열쇠를 제공할 것이다. 억지로 꾸미거나 깎아낸 흔적 없이 돌은 돌대로 물은 물대로 그 자리에 머물고 흐르는 산수정원 속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단아한 목조 건물. 바로 옛 선비들이 마음을 다스리며 머물렀던 휴식 공간, 누각과 정자의 모습이다. 선비들은 누정에 올라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달을 벗 삼아 여유를 즐겼다. 가진 자도 가진 것이 없는 자도 늘 마음의 여유를 찾아 허덕이며 삶의 재충전을 필요로 하는 이때, 누정은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번잡한 마음자리를 다스리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던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누정은 선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이었고 대자연과 교섭하면서 우주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본성을 찾는 정적 풍류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 책은 누와 정을 통해 당시 선비들이 가진 가치와 정신을 보여 주고 들려준다. 더불어 자연에 인위를 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활용하여 자연환경을 인문환경으로 탈바꿈시키는 선비들의 자연관은 옛 것을 허물고 원래 있던 것을 이리저리 옮기느라 분주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모두가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하는 이때, 선비들이 마음을 다스렸던 누정을 통해 그들의 마음 다스림을 배워 보는 건 어떨까? 넉넉한 마음가짐으로 달빛을 즐기며 자족하던 선인들을 보며 우리의 마음자리를 되짚어 보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