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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누나 늑대왕!
강산이가 소리쳤다. 벌써 늑대왕 핫산의 등에 강산이가 올라타고 있었다. 핫산이 재촉하듯 나를 바라보았다. 나도 강산이 뒤에 올라탔다. 늑대왕은 기다렸다는 듯 가뿐히 창문을 넘었다. 지난번보다도 더 가볍게. 언덕길 아래까지 가는데 귀가 시렸다. 우린 늑대왕의 목덜미를 꼭 끌어안았다. 핫산은 오늘도 우리를 공장 마당에 내려놓았다. 이번 물량만 다 끝내면 내일은 야근 안 해도 되요! 다들 힘내시다.! 시쓰러운 음악소리와 기계소리가 뒤섞인 속에서 한아저씨가 왔다갔다하며 소리쳤다. 엄마는 한쪽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왼쪽 옆에 놓인 옷을 갖다가 드르륵 박고, 다시 뒤집어서 드르륵 박고, 그 다음 위에서 아래로 주욱 훑어 내려서 드르륵 박더니 오른쪽 옆으로 떨어뜨린다. 거기에는 커다란 바구니가 놓여있다. 나는 강산이 손을 잡고 돌아섰다. 누나, 엄마한테 안 가? 엄마 일하는데 방해하지 말자. 강산이가 내 말을 순순히 따라 주었다. 우릴 본 늑대왕 핫산이 빙그레 웃었다. ---p. 38-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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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이 이상하게 넓어졌다. 엄마는 안방에 누워 있다. 강산이도 엄마 옆에 누워 잠들었나 보다. 나는 책상 앞에 조용히 앉았다. 그 때 책꽂이에사 무언가 팔랑떨어지더니 내 무릎 위에 올라앉는다. 늑대왕 핫산이다. 아빠를 닮은 늑대가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아빠는 '과로사'라고 했다. 너무 피곤해서 몸이 버티질 못한 거라고 엄마가 말해 주었다. 눈앞이 또 흐려진다.
이젠 늑대 놀이도 할 수 없잖아...... 늑대 그림을 벽에 붙였다. 눈믈 때문에 늑대왕 핫산이 이지러져 보였다. ---p.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