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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으로 망가져 가는 제주 바다의 억울함이
숨비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퍼져 나간다 ‘개발’이란 명목 아래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높은 빌딩들, 도로를 가득 채운 자동차들, 표정 없이 바쁘게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도시인들은 전망이 탁 트인 바다나 초록이 무성한 숲과 같은 자연을 그리워하고 꿈꾸곤 한다. 제주도 또한 꿈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으로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최고의 자연적 조건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되는 이면에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인간에 의해 어떻게 자연이 본래 모습을 잃고 파괴되어 가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은 또 어떻게 변해 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짓밟히는지……, 개발이란 명목 아래 가치를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생생한 현실을 담다 뛰어난 경치 때문에 누구나 탐내는 땅이었지만 4.3사건이라는 아픈 역사의 현장이었던 땅, 제주 동쪽의 조그만 바닷가 마을에 초등학생 아랑이가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랑이에게 바다는 친구이자 부모, 놀이터이자 삶의 터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랑이네 마을에 도시의 자본가가 나타난다. 그는 호텔을 짓고자 번듯한 일자리를 보장하겠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면 돈을 많이 벌게 될 거다 등의 달콤한 말로 마을 사람들을 설득한다. 이 과정에서 마을의 어른들은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까지 편이 갈리며 심각한 분열과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숨비소리』는 갈등의 중심에 있는 아랑이와 아랑이 친구들, 할머니를 통해 이미 잊혀져 버린 제주도의 개발 당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한 작가 김섬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사실은 환경 파괴를 일삼는 인간의 이기심과 바다를 지키려는 마을 사람들의 노력이 대립하는 모습에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제주도의 향토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다 『숨비소리』는 제주도의 사투리, 제주도 아이들의 순수함, 해녀들이 깊은 바다 속에서 해산물을 캐다가 숨이 차올라 물 밖으로 나오면서 내뿜는 휘파람 소리인 ‘숨비소리’와 같은 제주도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향토적 소재들이 가득하다. 작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도시와 비교해 시골에서의 삶이 결코 부족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더욱 풍족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더 잘 전해 주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작가는 지금도 제주 곳곳에서, 대한민국과 세계 어딘가에서 힘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작은’ 사람들의 ‘큰’ 용기를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전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