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Julie Powell
이순영의 다른 상품
|
서른 살 뉴요커, 요리로 인생을 바꾸다
서른 번째 생일을 코앞에 둔 줄리 파월은 뉴욕의 한 정부 기관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는 배우 지망생이다. 고교시절 남자친구였던 남편과의 오랜 결혼생활도 시들해졌고, 의미를 찾기 힘든 비서 업무에도 지쳐버린 그녀의 삶은 좌절 그 자체다. 생활고 때문에 두 번씩이나 난자를 팔았던 전력 덕분에 임신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는다. 우울한 마음으로 지하철역에 간 그녀를 기다리는 건 미친 여자의 괴성뿐이다. 절망감으로 폭발하기 직전의 그녀가 집으로 가는 길에 한국 수퍼마켓에서 무심결에 산 것은 공교로게도 얼마 전 어머니 집에서 몰래 가져온 요리책의 첫 번째 레시피인 감자 수프를 위한 재료였다. 그날 밤 남편 에릭과 함께 감자 수프를 맛나게 먹은 줄리는 에릭의 부추김에 못 이긴 척하며 일생일대의 도전을 시도해보기로 결심한다. 전설적인 프렌치 세프 줄리아 차일드가 쓴 『프랑스 요리 예술의 대가가 되는 법』에 나오는 524가지 요리를 365일 동안 다 만들고 이를 블로그에 올리겠다는 무모한 도전. 이름하여 ‘줄리&줄리아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성공에 대한 기대도, 유명해지고 싶다는 바램도 없었다. 덧없이 흘러가는 자신의 인생을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몸부림이었다. 365일 동안 524가지 프랑스 요리를 만들고 블로그에 올려라! 줄리의 고집스러움을 익히 알고 있는 어머니의 반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하루에도 여러 가지 요리를 해내야 하는 어려움, 몇 주에 걸친 이사, 본인의 까칠한 성미로 인한 짜증...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남편과 남동생, 친구들의 따뜻한 격려에 힘을 얻은 줄리는 블로그라는 바다에 하나 둘씩 자기만의 이야기를 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진솔하고 도발적인 이야기에 공감하는 독자들도 날이 갈수록 늘어간다. 골수즙 소스를 만들기 위한 소뼈를 사러 뉴욕 곳곳을 헤매고, 바닷가재를 산채로 죽여 토막을 내야 하는 끔찍함도 이겨내는 줄리의 분투기는 급기야 미국 전역에 있는 블로그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그녀를 찾는 언론 매체들의 연락도 줄을 잇는다. 줄리아 차일드를 발굴한 편집자와의 디너파티를 제안한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 기자, 집으로 찾아와 요리하는 과정을 취재한 〈뉴욕 타임스〉의 음식 전문기자에 이어 CNN과 CBS 등 유수 방송사에서도 줄리의 이야기를 전국 방송에 내보내게 된다. 마침내 그녀는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된 것이다. 뉴욕 변두리의 초라한 아파트 주방에서 시작한 작은 도전이 줄리의 인생을 바꾸게 될 줄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시간을 뛰어넘어 요리로 이어진 두 여자 멀게만 보였던 365일째 524번째 요리를 끝내는 날, 줄리는 그 힘겨웠던 여정을 함께 해준 남편과 친구들을 위한 만찬을 준비한다. 그리고 자신을 새로운 길로 이끌어준 줄리아 차일드, 1년 동안 자기 마음속에 들어앉아 둘만의 끝없는 대화를 나눴던 줄리아 차일드와의 이별도 준비한다. 길을 나서는 줄리의 귓가에 줄리아의 유명한 클로징 멘트가 메아리친다. “보나뻬띠(맛있게 드세요)!” |
|
나도 한 번 시작해볼까?
작가의 진한 체험을 소설 형식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쓴 『줄리&줄리아』를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나도 한 번 시작해볼까?’이다. 그것은 줄리 파월처럼 요리 프로젝트일 수도, 미뤄뒀던 외국어 공부일 수도, 꿈꾸던 순례여행일 수도 있다. 이처럼 읽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하고 마음을 움직여 행동으로까지 이끄는 것은 실화가 가진 고유한 힘일 것이다. 비록 멀리 미국 땅에서 벌어진 이야기지만 나이 서른에 임시직을 전전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전망도 없는 한 여성이 자기만의 도전을 시작하여 지리멸렬한 일상을 이겨내는 과정은, 지금 이곳에 살고 있는 수많은 여성독자들의 힘겨운 현실과 맞물려 깊은 공감과 울림을 이끌어낸다. 『줄리&줄리아』는 ‘인생은 저지르는 자의 몫이다’라는 진리를 새삼 확인시켜주는 책이다. 요리 & 섹스... 그리고 뉴욕 『줄리&줄리아』는 프랑스 요리를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요리 이야기보다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조숙했던 줄리 파월은『프랑스 요리 예술의 대가가 되는 법』이라는 두툼한 요리책의 첫인상을, 아버지가 욕실 서랍장에 감춰둔 성인책자를 몰래 훔쳐봤던 짜릿함에 비유한다. 골수즙 소스를 만들기 위해 소다리뼈를 절단할 때는 그 뼈를 강간하는 느낌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다양한 프랑스 요리의 맛을 섹스로 풀어내는 도발적인 문장을 읽노라면 식욕과 성욕이라는 원형적 욕망들의 미묘한 연관을 포착한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줄리&줄리아』에는 줄리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감싸주며 끝없이 격려해주는 남편 에릭. 히스클리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외계인 남동생. 무모한 줄리의 시도를 말리려는 소심한 어머니. 하지만 이 이야기가 뉴욕을 배경으로 쓰여졌다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인물들은 줄리의 세 친구다. 하나같이 독특한 캐릭터를 자랑하는 이들은 주인공 줄리와 어우러져, 뉴욕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생활과 생각을 잘 보여준다. 세 친구 각각의 이야기와 그들이 줄리와 나누는 대화를 읽으면서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을 떠올리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 곳곳에 등장하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다채로운 면면들과 어우러진 그녀들의 이야기는 ‘요리를 통한 성장’이라는 주제를 감싸면서 이야기 전체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맛있는 영화 〈줄리&줄리아〉 메릴 스트립 & 에이미 아담스... 그리고 노라 에프런 『줄리&줄리아』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직후 소니픽처스가 전격적으로 영화화를 결정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연출했던 여류감독 노라 애프런이 메가폰을 잡고, 연기파 배우인 메릴 스트립과 에이미 아담스가 열연한 동명의 영화는 2009년 8월 7일 미국 전역에서 개봉하여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였고,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함으로써 총수입 1억불을 돌파하였다. 시간을 초월해 요리로 삶과 세상을 변화시킨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2010년 아카데미상 수상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 개봉을 앞두고 있다. 꼭 저녁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라는 관람평이 이어질 만큼 맛있는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