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 포토 에세이
- 죽음을 앞둔 동물들의 각기 다른 초상 - 유기동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편집후기 _ 한국의 유기동물 상황은 일본보다 나은가? |
|
* 열 살이 넘은 포메라니안 늙은 개. 이 아이를 보호소에 데리고 온 사람은 비싼 옷차림을 한 중년 여성이었다. “늙은 개 마지막 뒤치다꺼리하기 싫어서요.” 매달리는 듯한 아이의 눈동자를 뿌리치고 여자는 이 말을 남긴 채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 나이를 먹어서 손이 많이 간다고 버려진 또 다른 늙은 개. 초기 치매 증상을 보이는 이 아이는 가끔 철창 안을 배회한다. 허옇고 뿌연 눈동자를 글썽거리며. * 임신했다는 이유로 버려진 어미 개는 태어나지도 못한 몸 안의 새생명과 함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 ‘이사를 가기 때문에’, ‘병이 생겨서’와 같은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도 생명은 버려진다. * “인간과 함께 오래 살던 동물이다 보니 느낌이 있는지 앞으로 자기 운명이 어찌될지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동물들은 대부분 살처분되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온몸으로 거부합니다. 입구 쪽에서부터 필사적으로 네 발로 버티지요.” * 한 초등학교에서 사진전을 열었을 때의 일이다. 눈에 눈물이 한 가득 고인 아홉 살짜리 남자 아이가 다가오더니 물었다. “왜 이 아이들을 죽이는 거예요?”인간에게 버림받아서.“”그럼, 저도 버림받으면 죽게 되는 건가요?“”그런 일은 없을 거야......“”어째서요? 똑같은 생명이잖아요.“ * 네 마리의 새끼 고양이를 보호소에 데려온 주부에게 물었다. “이 아이들 여기에 두고 가면 가스실에서 죽습니다. 괴로워하면서 죽어 갈 거예요.”“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요.”“집에 있는 어미 고양이는 중성화를 시켜주시면 어떨까요?”“네? 너무 가엽잖아요. 게다가 돈도 들구요. 전 좀 바빠서 이만......” 보호소에 들어온 아기 고양이들은 마대에 넣어져 가스실에서 살처분되었다. * 개나 고양이를 보호소로 데려가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가스실 앞에 서서 최후의 버튼을 누를 수 있는가?” *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안 이후에야 우리는 동물과 함께 살 자격이 있다. --- 본문 중에서 |
|
불편한 진실, 유기동물에 관한 첫 번째 책
- 유기동물은 과연 보호소에서 ‘안락하게’ 안락사 당하는가? 불편한 진실, 유기동물에 관해 처음으로 발언하다 유기동물 문제는 반려인도 미디어도 반기지 않는 이야깃거리다. 별로 행복하지 않은 주제인데다가 문제는 복잡한데 해결 방법도, 의지도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누구도 발설하고 싶어 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하지만 국내에 ‘애완동물’이라는 개념이 시작된 지 어언 20년이 되어가고 있는 현재 유기동물 문제는 이미 쉬쉬할 상황은 지났다. 드러내 상처를 치료하지 않는다면 곪아터질 지경까지 갔으니까. 유기동물 관련 서적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간하면서 일본 책을 택하게 된 이유는 사진 에세이라는 형식이 유기동물 문제를 직설적이지 않게 더 잘 전할 수 있겠다는 판단과 더불어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유기동물 관련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판단덕분이다. 순종을 고집하는 순혈주의가 유기동물 발생의 주요 원인인 것과 미국이나 유럽처럼 사냥견, 목양견 등 생활 속에서 개의 가치가 분명하게 자리매김되어 자연스럽게 가족이 되었던 것과 달리 도시인의 삶에 ‘애완동물’로 유입되어 ‘반려동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것이 같기 때문이다. 물론 선진국이라고 유기동물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 칫솔보다 반려동물 칫솔이 더 많이 팔리는 영국도 여름 휴가철이면 반려동물을 버리고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으니까. 유기동물의 문제는 반려동물 천국이라는 미국도 반려동물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프랑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든든한 동물단체, 강력한 관련법, 행정당국의 철저한 관리로 유기동물 입양, 중성화 수술 등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우리와 다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2008년 1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유기동물 숫자는 77,877마리이며 이 중 30.9%인 24,035마리가 안락사, 15.9%인 12,395마리가 자연사되었다고 밝혔다. 이 통계에 따르면 대략 버려진 동물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죽음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실제적인 유기동물 숫자가 공식집계의 몇 배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거리를 떠돌다가 죽거나 집계에서 빠진 사설 보호소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행정당국의 집계와 동물보호단체의 추정치의 간극이 이렇게 클 정도로 유기동물 숫자에 대한 파악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 만 또는 수십 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매년 죽어가고 있다. 충분히 생명력 넘치는 동물들이 강제로 죽임을 당하는 것을 과연 안락사라고 할 수 있을까? 유기동물 보호소의 동물들은 결코 안락하게 죽어가지 않는다. 한 동물단체에 따르면 2008년 조사 결과 대부분의 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을 안락사 시킬 때 사전 마취제를 투여하지 않고 바로 근육이완제를 놓는다고 밝혔다. 결국 또 비용의 문제로 유기동물은 죽어가는 순간에도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이다. 인간은 무고한 동물들의 목숨을 앗으면서 마지막 순간에도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이 책은 국내 최초로 유기동물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올린다. 과연 인간에게 그들의 목숨을 억지로 앗을 자격이 있는가? 유기동물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골치 아픈 문제라는데 과연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했는가? 유기동물 안락사 비용의 급증이 각 지자체의 부담이라면 그 돈으로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은 왜 하지 않는 것인가? 유기동물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시민의식이 발전해야 하고, 커가는 아이들에 대한 생명 교육도 이뤄져야 하며, 동물단체의 유기동물 입양, 중성화 수술 인식 확산의 노력과 함께 반려동물, 유기동물 문제에 전문 지식과 경력을 갖춘 행정당국의 책임자도 필요하다. 이렇게 반려산업과 함께 반려문화가 발전한다면 5년, 10년 후쯤이면 늘기만 하던 유기동물 숫자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반려문화를 키워간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처럼 말이다. 상처는 감춘다고 스스로 낫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