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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할머니는 나만 보면 손을 꼭 붙들고 놓아 주지를 않아요.
어떤 날은 나를 알아보고, 어떤 날은 나를 못 알아봐요. 나를 보며 웅얼웅얼 뭐라고 말씀하시지만,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엄마, 아빠는 왕할머니가 늙으셔서 그런 거라고만 해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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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충만한 그리움의 어느 일요일 오후
사람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압니다. 그 빈자리는 어린 아이들도 금방 알아채는 마음의 자리입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빈자리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 하며, 왜 보이지 않는지, 생각날 때마다 그 사람에 대해서 묻곤 합니다. 아이가 죽음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은 좁지만, 그 죽음으로 비어버린 마음의 자리는 확연히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일요일 오후에서는 아이의 시선으로 할머니의 노환과 죽음을 바라봅니다. 경험과 기억의 폭이 좁기에, 할머니는 이상하고 알 수 없는 분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할머니의 산소 앞에서 텅 비어 버린 일요일 오후를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채우게 됩니다. 작가 최내경은 할머니의 삶을 바라보는 맑은 아이의 눈을 담백한 글로 표현하였으며, 그림 작가 이혜원은 마음속에 채워지는 그리움을 잔잔한 그림으로 표현하여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