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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현이라는 개념
마그리트의 유머| 개념과 재현| 재현이라는 개념| 재현적 모방과 비재현적 모방 |삶을 산다 | 재현과 예술 2. 재현의 사유, 재현의 논리 너희가 재현을 아느냐 : 재현의 재현 | 재현의 재구성 : 쿠르베의 작업실 | 차이를 정렬하라! |같은 것만이 다르다 | 나는 나, 너는 너 | 상식과 재인 | 진리의 이름으로 존재를 허하노라! | 재-현, 원점으로의 회귀 3. 재현을 넘어 사유하기 내안의 바깥 | 파도여 춤을 추어라 | 대도무문大道無門, 천차유로天差有路 | 차이를 낳는 차이 | 그리고 시간은 지속된다 : 두 가지 반복 | 시뮬라르크의 반란 | 유토피아 VS 파라다이스 | 인간주의를 넘어 사유하기 4. 비재현의 사유와 예술 미조-소피 & 미조-아트 | 재현적 예술과 지배현적 예술 |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 재현에서 표현으로 | 형상적인 것, 닮지 않은 방식으로 닮게 하기 | 지각과 감각, 그리고 감응 | 만물아, 나를 뚫고 지나가라 |새로운 호모 파베르를 위하여 |
본명 : 윤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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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은 고체 상태의 세계를 꿈꾼다. 각이 딱 들어맞는 단단한 육면체들의 세계. 걸으면서, 걸음과 함께 펼쳐지는 여러 길들이 있는 세계가 아니라, 어딜 가든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는 세계. 재현은 주어진 구조에서 출발한다. 표준, 평균치, 원점에서. 그 구조 밖으로 이탈하는 것, 기원 없이 시작하는 것, 정처 없는 산책을 용납하지 않는다. 길 위에서 벌어지는 우연한 만남과 사건을, 포뇨의 대책 없고 목적 없는 사랑을, 거위의 물 위의 비행을.
주어진 것 안에서 평균적인 욕망을 갖고 다수적 개념을 재현하기를 강요하는 재현의 세계에는 길이 별로 없다. 많은 이들이 걷는 몇 개의 뻔한 길 말고는. 하지만 사유와 삶, 그리고 예술은 언제나 길을 잃음으로써 시작되는 것이 아니던가. 노 디렉션, 홈. 집으로 가는 길 없음. 막다른 골목, 혹은 여러 갈래 길. 이 길 위에서, 알몸인 채로, 재현과의 전투를 시작해 보자. ---「머리말」중에서 “예술품의 의미를 예술품 ‘밖’에 놓인 무엇과의 일치로부터 찾으려 할 때 우리는 결국 어떤 척도나 원본을 끌어들이게 된다. 재현은 이러한 척도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되며, 그것이 재현하고 있는 원본의 권력과 진리를 재생산한다. ‘재현’ 개념이 내포하는 것은 원본의 무거움이다. …… 사유란 세계에 대한 인식이고, 예술이란 미(美)의 재현이며, 삶이란 누군가의 짐을 ‘대신 지는’ 것이라는 생각. 사유와 예술과 삶은 그 자체 생성으로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재생산하는 노동으로 전락한다. 이같은 재현의 사고는 생각보다 훨씬 더 깊게 우리 삶 전반에 퍼져 있다. 우리의 사유와 예술과 삶을 해방시키는 과정은 결국 이 재현과의 한판 싸움이 될 것이다.”---p.50 “예술적 행위는 이러한 ‘되기’로부터, 공감으로부터 시작된다. 카프카의 벌레-되기, 반 고흐의 해바라기-되기, 반 고흐의 해바라기-되기, 모차르트의 새-되기. D. H. 로렌스의 말대로, 싸우고 글쓰기 위해 필요한 건 오로지 공감, ‘-되기’다. 집 밖으로 나와 대로를 걸으며 함께 느끼기. 그들이 자신에 대해 느끼는 것처럼, 그들과 함께 느끼기. 지나가면서 그들의 영혼과 살의 진동을 포착하기. 이런 점에서 -되기는 결코 상상이나 메타포가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실재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되기는 언제나 신체의 조성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p.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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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문학 공부 파트너,「개념어총서 WHAT」은 어떤 책?
『권력이란 무엇인가』의 저자 이수영은 인터뷰에서 인문학으로 삶을 바꿔나가는 W-ing의 여성들 이야기를 길게 했다(『개념어총서 가이드북』, 37쪽 참고). 인문학 공부는커녕 학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그 집단의 여성들은 이름도 생전 처음 듣는 ‘니체’ 강의를 듣고서 감동을 받고,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피폐해진 여성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돈도, 집도, 직업도 아닌 자신들의 삶과 내면에 대한 성찰이었다. 이른바 ‘현장인문학’은 학문의 틀에 매이지 않은 새로운 공부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정말로, 인문학은 인생을 바꾼다는 깨달음. 바로 이것이 “나를 바꾸는 책, 세상을 바꾸는 책”을 모토로 하고 있는 그린비의 출판철학과 통하는 지점이었다. 인문학이 위기이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무작정 인문학을 좀 공부하자고만 해서는 밑도 끝도 없이 공허하기만 하니,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무려 인생을 바꾼다고 하는 그 좋은 인문학을 보다 많은 사람이 할 수 있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인문학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했고, 그 결과 사람들이 인문학에 접근하는 데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바로 ‘개념’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처음으로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늘 벽과 같았던 개념. 일상어와는 용법이 달라도 너무 다른 개념어들은 사람들의 삶에서 인문학 공부를 쉽게 떼어 놓았다. 이 책에서는 이런 뜻으로 쓰이는 것 같다가 또 다른 책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것 같고…, 뭔가 하나로 꿰어지지 않는 개념어의 헷갈리는 용법들은 인문학 초보들을 공부의 문턱에서 마냥 서성이게 했다. 모르는 개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해가 되기는커녕 연이어 또 다른 사전, 웹사이트, 참고서적을 뒤져야 했던 것. 물론 모든 개념을 다 알아야만 책을 읽을 수 있는 것도,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개념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개념을 이해하고 그 작동방식을 파악해야만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여러 텍스트들을 보다 즐겁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때문에 푸코, 들뢰즈, 베르그손같이 이름부터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책을 읽고, 그들의 사상에 빠져드는 것도 바로, 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개념에 대해 이해를 하고 좀더 즐겁게 인문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그린비 출판사는 ①단순히 개념사(史)가 아니라, 실제로 개념의 쓰임과 용법을 밝혀 누구라도 그 개념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 ②국내의 인문환경과 독자를 고려해 집필할 수 있는 국내 필자들의 저작일 것. 이 2가지 대원칙을 가지고 인문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사회학?정치학 등의 개념어들을 골라 그 개념어들의 사용설명서를 만들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5권을 선보이게 된 「개념어총서 WHAT」은 바로 그렇게 인문학으로 세상을 한번 바꿔보겠다는 저자와 출판사가 만들어 낸 신개념 인문학 입문서이다. 시작부터 포부가 남달랐던 만큼, 「개념어총서 WHAT」은 대한민국 모두의 인문학이 즐거워질 때까지 20권이고, 30권이고 계속될 것이다. 「개념어총서 WHAT」 1차분 도서 소개 001 『재현이란 무엇인가』 채운 지음 | 7,900 완벽한 삶, 사랑, 가정이 따로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재현적 사유를 비판하며, 누구도 살지 않았던 자기만의 방식으로 비-재현적 삶을 살 것을 권하는 책. 002 『권력이란 무엇인가』 이수영 지음 | 6,900 권력은 소유하는 게 아니라 작동되는 것임을 푸코의 논의를 통해 밝히면서,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자기를 둘러싼 권력관계를 먼저 변형시키라고 말하는 책. 003 『공(空)이란 무엇인가』 김영진 지음 | 6,900 나가르주나(용수)의 공 사상은 뭔가 비어 있거나 만사가 허무하다는 것이 아님을 밝히며, 사물을 제대로 보는 것이 바로 공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책. 004 『내재성이란 무엇인가』 신지영 지음 | 6,900 들뢰즈 핵심개념 중 하나인 ‘내재성’ 개념은 어딘가 ‘안에’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유하는 환경’임을 밝히며 들뢰즈의 사상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 005 『주체란 무엇인가:무위인(無位人)에 관하여』 이정우 지음 | 6,900 근대철학이 씌워놓은 ‘주체’ 개념을 넘어선 주체, 시간 속에서 변이하고 객체성과 마주치며 생성해 가는 새로운 자기-만들기를 말하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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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창조적으로 사는 것만이 재현에 대한 저항이다!”
―재현을 뛰어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창안하기 위해 일상을 전복하라! 사는 게 갑갑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왜 나는 남들처럼 살지 못하나, 왜 나는 남들처럼 연애하지 못하나, 왜 나는 남들처럼 행복하지 못한가…등등 우리는 매일 스스로를 스트레스 상황으로 밀어넣는다. 왜 그럴까? 우리가 정말 행복하지 않기 때문일까? 우리의 삶이 정말 잘못되었기 때문일까? 「개념어총서 WHAT」의 첫번째 책 『재현이란 무엇인가』는 이런 갑갑함이 바로, 우리 삶 전반에 퍼져 있는 ‘재현적 사고’ 때문이라고 말한다. 척도가 되는 이상적인 삶이 하나 있고, 나머지 다양하고 이질적인 삶은 모두 그 원본을 재현(再?現)하며 사는 거라는 생각. 따라서 지금-여기의 삶을 긍정하고 사랑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부정하고, 보다 완벽한 삶을 꿈꾸는 것이 행복이고 희망이라는 생각.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 좀더 완벽한 직장, 사랑, 가정을 꿈꾸며 계속 행복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재현-표상-리프리젠테이션 철학개념이 아니라, 일상개념이다! 그런데 재현적 사고가 뭐 그렇게까지 우리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이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사실 재현(representation)이라는 말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듯이 ‘다시-드러냄’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에는 현상에 대한 부정, 그리고 현상 뒤의 어떤 실체나 본질에 대한 믿음이 내포되어 있다. 원본과 모사물 사이에 극복할 수 없는 거리가 있음을 전제하는 것이다. 또 하나. 재현(Vorstellung)의 또 다른 번역어는 ‘표상’이다. ‘앞에vor-세움stellung’이라는 뜻. 주체는 대상을 자신 앞으로 호출하고 그에 대응하는 어떤 상을 대리인으로 내세운다는 말이다. 실재 이미지와 카피 이미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재현’과 마찬가지로 ‘표상’ 역시 주체와 대상 사이의 지울 수 없는 거리를 상정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리프리젠테이션’이라는 개념으로 세계를 보는 한, 우리는 언제까지고 우리 삶과 인식과의 괴리에 시달릴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재현은 단순히 어려운 철학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틀과 일상 전체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삶속의 개념이고, 따라서 평소 일상에서 전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투쟁의 대상이다. 재현을 향한 최고의 저항, 호모 파베르(Homo faber)! 재현의 세계는 움직이지 않는 고체의 세계다. 하나의 척도를 기준으로 줄지어 서 있고, 모델로서의 원본 이외에 나머지 것들은 다 가짜고, 정해진 틀을 이탈하면 안 되고, 표준이어야 하고 평균이어야 한다. 따라서 재현의 세계 혹은 사고라는 것은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묵살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가둔다. 『재현이란 무엇인가』는 푸코, 마그리트, 들뢰즈, 클레를 넘나들며 이런 파시즘과 다를 바 없는 재현적 세계에 대한 저항을, 그리하여 새롭게 좀 살아볼 것을 부추기고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 재현에 대한 최고의 저항으로 저자가 내놓은 것은 바로 ‘호모 파베르’이다. 즉, 끊임없이 제작하고 만들어 내면서 그와 더불어 스스로 변화하고 다른 삶의 방식/비전을 주조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물론 재현의 세계를 넘어선다는 건, 그에 맞서는 더 견고한 세계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현실화하는 것이고 끊임없는 ‘-되기’를 통해 사는 것이며, 이 세계 속에서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개념, 또 다른 자신을 창안하는 것이다. 호모 파베르는, 그렇게 ‘새로운 자신’은 물론이고 ‘새로운 세계’를 마땅히 구성해 나갈 수 있는 인간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