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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중·일 역사 전쟁
동북아시아의 역사 갈등과 미래
윤대원
서해문집 200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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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동양문화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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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첫째 마당 |한 세기 전 한반도의 자화상
‘청일의 각축장’에서 ‘러일의 각축장’으로
영국, 미국의 반응과 ‘친일반러’의 대한 정책
고종의 ‘짝사랑’과 역사의 교훈

둘째 마당 | 망언을 일삼아온 일본 우익의 과거와 현재
망언을 일삼는 일본 우익, 현재 그들은 누구인가?
‘조선을 정벌하자’는 일본 우익의 조선관
패전 뒤 일본 우익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셋째 마당 |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내달리는 일본 우익
‘평화 국가 체제’를 무력화하려는 일본 우익의 이데올로기 공세
평화헌법 개정, 왜 문제인가?
우리는 일본의 총체적 우경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넷째 마당 | ‘한국 고대사 빼앗기’에 나선 중국
‘동북공정’이란 무엇인가?
중국의 ‘한국 고대사 빼앗기’
동북공정이 지향하는 미래의 정치적 의도는 무엇인가?

다섯째 마당 | 미국의 신안보 전략과 북핵 문제가 충돌하는 한반도
‘미국적 가치의 우월성’과 ‘군사 제일주의’를 앞세우는 네오콘
세계 초일극의 패권과 미국의 신안보 전략
마주 보고 달리는 두 기관차, 북핵 문제

여섯째 마당 | 동북아시아의 또 다른 전쟁, 에너지 자원 확보
에너지는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의 생명선이다
동시베리아 에너지를 둘러싼 동북 지방의 에너지 전쟁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한국

여섯 마당을 끝내면서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조직?운영과 독립방략의 분화(1919~1930)」를 주제로 1999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근대사 전공으로, 주된 연구 분야는 일제강점기 한국 독립운동사 중에서도 대한민국임시정부사이고, 이 밖에 조선 후기에서 대한제국기에 이르는 민중운동사와 생활사 그리고 일제의 강제병합사를 함께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박사학위 주제인 대한민국임시정부사 가운데 상하이 시기에 이어 이동 시기와 충칭 시기 임시정부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 실적으로 『식민지시대 민족해방운동』(한길사, 1990), 『한국현대사』(거름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조직?운영과 독립방략의 분화(1919~1930)」를 주제로 1999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근대사 전공으로, 주된 연구 분야는 일제강점기 한국 독립운동사 중에서도 대한민국임시정부사이고, 이 밖에 조선 후기에서 대한제국기에 이르는 민중운동사와 생활사 그리고 일제의 강제병합사를 함께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박사학위 주제인 대한민국임시정부사 가운데 상하이 시기에 이어 이동 시기와 충칭 시기 임시정부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 실적으로 『식민지시대 민족해방운동』(한길사, 1990), 『한국현대사』(거름, 1990), 『한국근대사』(풀빛, 1993), 『상해시기 대한민국임시정부 연구』(서울대학교 출판부, 2006), 『21세기 한?중?일 역사전쟁』(서해문집, 2009), 『데라우치 마사다케 통감의 강제 병합 공작과 ‘한국병합’의 불법성』(소명출판, 2011), 『한국군사사 10―근현대 II』(육군군사연구소, 2012), 『한국 근대사회와 문화』 III(공저,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7),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현대사적 성찰』(공저, 나남, 2010),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재조명』 I?II(공저, 동북아역사재단, 2019?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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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54쪽 | 388g | 153*224*20mm
ISBN13
9788974834104

책 속으로

고종 황제가 보여준 미국에 대한 짝사랑은, 냉혹한 국제 질서의 현실 속에서 순진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대외 정세 인식의 한계를 보여준다. 을사늑약이 강제 체결되기 직전 고종은 친한파 미국인 헐버트를 밀사로 미국에 파견했다. 11월 18일경 워싱턴에 도착한 헐버트는 을사늑약이 체결된 사실을 모른 채 미 국무장관을 만나려 했지만, 그는 바쁘다는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 고종은 또 다른 친한파 미국인 알렌을 통해 1만 달러로 국제변호사를 고용,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미국 법정에 호소하려 했으나, 이 역시 미국의 외면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 p.41

청일전쟁은 결코 제국주의 전쟁이 아니며, 러일전쟁은 러시아 제국주의에 대한 통쾌한 반격이었다. 일본이 메이지 이래 이처럼 강대한 서구 제국주의의 위협으로부터 아시아를 지키고 일본의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대만을 경영하고 조선을 합방하고 만주에 5족 공화의 꿈을 건 것이 일본 제국주의라고 한다면, 그것은 영광의 제국주의다. (1963년 시나 에스사부로 외무상의 망언)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은 과거 일본 식민지 시대의 훌륭한 교육 덕분이다. 36년간의 일본 통치의 공적은 한국에 근대적인 교육 제도, 행정 조직, 군사 제도를 심어준 데 있다. 당시의 교육받은 사람들이 오늘날 한국 경제 발전의 주역이 되고 있다. (1979년 니혼게이단렌 회장 사쿠라다의 망언) --- p.46

현재 일본 우익은 나라 안팎의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고 오직 한 곳으로만 달려가고 있다. 그 길은 평화헌법 개정, 특히 제9조 제1, 2항의 폐기 내지 개정이다. 일본 우익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은 매우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그동안 국내외의 비판적 분위기 때문에 자중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 우익은 최근의 우경화 분위기를 타고 이제 노골적으로 평화헌법 개정을 공언하면서 개정 순서를 차례차례 밟고 있다. 자민당은 1955년 ‘자주 헌법’ 제정을 위해 ‘당 헌법조사회’를 설치한 이래 평화헌법 개정을 주장해왔다. 그 이유는 ‘평화헌법이 자주적으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 의해 제정되었다’는 것이다. --- p.117

중국의 주장이 더욱 허무맹랑한 것은 한국 고대사 빼앗기의 근거인 ‘현재 중국 영토 안에서 이루어진 역사는 모두 중국 역사’라는 주장이다. 고대 사회에서는 중화민족이라는 의식이나 고정된 국경이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할 수도 없었다. 영토에 대한 근대적 개념을 그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고대 사회에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한마디로 난센스인 것이다. 현재의 영토 개념을 과거에 주입해 고구려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다 보니 중국 스스로 자신들의 선조가 남긴 역사마저 부정하면서 억지 주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 p.151

네오콘은 무슨 근거로 미국의 생각과 행동, 즉 자신들이 추구하는 신념이 절대선이라고 확신하는가? 네오콘은 강력한 대소 봉쇄 정책을 통해 대소 군사력 우위를 강조했던 레이건 시절과 달리 대외 정책에서 국제적 현실주의 정책을 취했던 빌 클린턴 행정부가 매우 못마땅했다. 네오콘이 강한 미국을 주장하는 데에는 미국적 가치의 우월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바탕에 깔려 있다. 네오콘의 이러한 신념은 미국이 유럽과 달리 귀족제와 신분제의 전통이 없는 덕분에 ‘자유’를 바탕으로 하여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문명의 꽃을 피울 수 있었다는 데서 나온 것이다. --- pp.178-179

동북아시아의 세 나라인 한국, 중국, 일본은 모두 에너지 소비국이자 해외 의존도가 높고 향후 안정된 에너지 자원 확보가 현안 중의 현안인 나라들이다. 특히 중동에 대한 석유 의존율이 80퍼센트 이상인 한국과 일본은 중동 정세의 불안과 관련해 원유 수입선의 다변화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점에서 동부 시베리아와 사할린의 석유 및 천연가스의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과 일본은 동시베리아에서 개발된 석유를 자국으로 끌어들이려고 러시아를 상대로 사활을 건 외교 전쟁을 벌였다.

--- p.227

출판사 리뷰

19세기 동북아시아는 근대 과학 문명의 패러다임 앞에 여지없이 짓밟혔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21세기 동북아시아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겪고 있다. 이 새로운 판짜기에서 ‘신중화주의’를 꿈꾸는 중국과 ‘팍스아메리카’를 추구하는 미국, 또 미국을 등에 업고 동북아의 골목대장을 노리는 일본이 충돌하고 있다. 그 한복판에 자리한 한반도가 취해야 할 미래 전략은 과연 무엇인가?

21세기 동북아시아의 총탄 없는 전쟁,
끝나지 않은 역사 전쟁의 실체를 말한다!

-일본 우익은 왜 끊임없이 망언을 일삼는가?
-중국이 동북공정을 벌이는 진짜 속내는 무엇인가?
-에너지는 왜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불씨가 되고 있나?
-북핵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동상이몽은 무엇인가?

원래 이 책은 EBS 방송국에서 ‘21세기 동북아시아, 총탄 없는 전쟁이 시작하다’라는 제목으로 방송한 원고를 엮은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까지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겪어온 역사 전쟁의 실체를 살펴보고, 21세기 한반도가 취해야 할 전략을 마련하고자 한다. 총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첫째 마당에서 ‘한 세기 전, 한반도의 자화상’를 통해 1905년 을사늑약을 전후해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 정세의 현실을 재구성해본다. 둘째 마당 ‘망언을 일삼아온 일본 우익의 과거와 현재’와 셋째 마당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내달리는 일본 우익’에서는 1990년대 이후 급속히 변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총체적 우경화 현상을 다룬다.
넷째 마당 ‘한국 고대사 빼앗기에 나선 중국’에서는 최근 한중 간 역사 전쟁의 시발점이 된 동북공정의 실상을 보여준다. 저자는 동북공정의 이면에 한반도의 미래 정세 변화에 대비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파헤친다. 다섯째 마당 ‘미국의 신안보 전략과 북핵 문제가 충돌하는 한반도’에서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네오콘, 즉 신보수주의의 등장 배경과 그들의 신념이 무엇인지, 또 미국의 일방주의와 군사제일주의가 북핵 문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밝힌다. 마지막으로 여섯째 마당 ‘동북아시아의 또 다른 전쟁, 에너지 자원 확보’에서는 석유나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강대국의 경쟁을 비롯, 중국과 일본의 치열한 에너지 전쟁을 추적한다.

21세기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한국
19세기 동북아시아는 근대 과학 문명 앞에 여지없이 짓밟혔다. 수천 년 동안 동양사회를 지배한 전통적 중화 질서가 무너지고, 서양의 과학 문명이 지배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실패한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불행한 역사를 겪어야 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지금 동북아시아는 또다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겪고 있다. 냉전 시대 한반도의 분단선을 경계로 ‘소련~중국~북한의 북방 삼각 체제’와 ‘미국~일본~한국의 남방 삼각 체제’의 대결 구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판이 짜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판짜기에서 ‘신중화주의’를 꿈꾸는 중국과 ‘팍스아메리카’를 추구하는 미국, 또 미국을 등에 업고 동북아의 골목대장을 노리는 일본이 충돌하고 있다. 그 한복판에 한반도가 자리하고 있다. 마치 한 세기 전, 러시아와 일본이 충돌하는 한가운데 한반도가 있었던 것처럼. 그런데도 한반도는 갈등으로 점철된 과거의 멍에를 짊어진 채 아직 분단과 냉전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중일 평화를 가로막는 장애물, 역사 전쟁
한중일 평화 앞에 여러 장애물이 놓여 있다.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사이의 역사 전쟁은 그 대표적인 장애물이다. 민족주의 경향이 강한 한국, 중국, 일본의 국민성 때문에 세 나라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이에는 이, 눈에는 눈’과 같은 즉자적 대응으로 대중에게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한국, 일본이 각자 배타적 민족주의만을 내세울 때 세 나라 사이에 갈등만 있을 뿐 해결 방법은 없다. 수천 년간 문화와 역사를 공유한 한중일은 100년 전의 불행한 역사를 용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가능성은 한국과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과 NGO 단체가 협력해 일본 우익의 역사 교과서 채택을 저지한 경험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 사회의 협력과 역할이 더욱 성숙된다면, 세 나라의 과거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다.

일본 우익을 저지하기 위한 한중일 연대의 필요성
80년대 이후 강화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는 동북아시아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전범 세력을 뿌리로 하는 극우파는 전후 50년 넘게 일본 우익 세력으로 성장해왔다. 극우 집단의 대표 인물로는 자만당 주류 집단과 고이즈미, 아베 신조,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있다. 지식인 집단으로는 역사 왜곡을 주도하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극우파를 지원하는 일본 최대 경제 단체 니혼게이단렌 등이 있다.
이들은 사회당의 몰락, 부동산 거품 경제로 빚어진 불황으로 국민의 사회적 불만이 높아진 틈새를 파고들었고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했다. 이후 일본 우익은 거칠 것 없이 망언을 일삼고 있다. 이들의 최종 목적은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여 다른 국가들처럼 국군을 보유하고 향후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일본의 재무장을 막기 위해서는 한중일 세 나라의 양심 세력이 잘못된 과거 역사를 공유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하여 함께 행동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다.

동북아를 위협하는 새로운 불씨, 에너지 전쟁
현재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에너지 다소비국이며, 계속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가 절실하다. 미래에도 세 나라는 점점 더 에너지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동시베리아와 사할린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은 세 나라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자원을 매개로 하여 세 나라는 상호 공멸을 초래할 수 있는 무한 경쟁보다는 공존할 수 있는 에너지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북아시아의 평화 체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에 이런 평화 체제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에너지 문제는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새로운 불씨가 될 것이다.

21세기 미래를 위한 한반도의 전략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21세기 동북아 질서의 변화 속에서 한반도가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노력하는 일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남북한은 상호신뢰를 강화하고, 주변 국가로부터 평화 체제를 집단적으로 보장받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현재 동북아시아의 뜨거운 감자인 북핵 문제의 해결 과정은 동북아 평화 체제 구축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다. 동북아 평화를 위해 남북 합의 사항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 그럼에도 북핵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 문제와 관련된 동북아 각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남북한을 포함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여섯 나라 모두 ‘북한의 핵 제거’라는 목표는 동일하다. 다만 핵 제거의 방법과 정치적 입장은 천차만별이다. 미국은 클린턴과 부시 시절, 핵 제거를 위한 ‘북폭’을 계획했듯이 어떤 식으로든 핵 제거가 궁극적 목적이다. 일본은 미국의 정책에 편승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한국은 당연히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즉 제2의 한국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핵 제거의 결과,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북한은 물론 체제 유지를 목적으로 한다.
이렇게 여러 이해관계가 각각 다르고, 그에 따른 복잡한 계산 방식 때문에 북핵 문제는 1993년 이래 지금까지 온탕과 냉탕을 거듭하며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잘나가던 6자 회담도 한순간 한 나라의 이해관계가 틀어지면 다시 원점이 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 또다시 외세의 구심력에 끌려간다면 남북한은 북핵 문제나 남북 문제에서 종속 변수의 위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록 각국의 이해관계는 다르지만, 여섯 나라가 내세우는 북핵 제거의 명분은 동북아 평화라는 점이다.
이 명분을 십분 활용한 남북한의 적극적인 공조가 곧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 체제가 이해 당사국들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이럴 경우 한반도는 더 이상 외적 변수에 휘둘리는 종속 변수가 아니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주도하는 원심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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