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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내가 모르는 나를 알다 식탐은 강해진다 그것은 난데없이 찾아온다 재난도 별안간 찾아온다 다이어트의 진실과 거짓 ‘만약’의 미래 쓰지 않아도 줄어든다 굳어져가는 내면 귀여움의 속박 좋아하는 말 안경을 동경하다 아, 신이시여 기다리고는 있지만 강하거나 약하거나 눈에 보이는 나이 서글픈 저하 급한 성격과 집중력 얇은 옷이라면 몸서리치는 나이 다 나이 탓이라고? 사람의 손이 가진 힘 영혼을 닮은 무언가 바륨의 진화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 숨은 알레르기라는 것 의자와 세월 점은 아니지만 ‘나’라는 사람의 모순 젊음을 되찾은 수면 이것이 꿈꾸던 것인가 변화의 속도 손꼽아 기다리지는 않건만 에필로그 |
Mistuyo Kakuta,かくた みつよ,角田 光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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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변한다는 사실이 왠지 불안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조금은 재밌게 느껴졌다. 하물며 변화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변화함으로써 새로운 내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새로운 내가 오랜 ‘나’보다 ‘못하는 것’이 늘었다고 해도 역시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면 즐겁기 마련이다. 더구나 나이를 먹는다는 말은 불가능한 일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작년에 마라톤 풀코스를 두 번 완주했다. 이렇게 별난 행동은 20대 시절이었다면 하지 못했다. 작업 시간을 정해서 오후 다섯 시에는 철두철미하게 끝내는 것 또한 젊은 시절에는 무리였을 테다.
---「프롤로그」중에서 몇 해 전쯤에는 밤을 꼬박 새우거나 한 끼를 거르기만 해도 1~2킬로그램은 금세 빠졌는데, 이제는 단호하게 줄지 않았다. 감기로 이틀을 앓아 누우면 그때는 눈곱만큼 빠지지만 완쾌하면 바로 다시 원상태로 복귀했다. 이 정확성에 놀랄 지경이었다. ---「다이어트의 진실과 거짓」중에서 우리는 늘 ‘만약’의 유혹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만약 그때 이 동네로 이사 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만약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만약 그때 그런 소리를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하지만 어떤 선택을 내렸을 경우, 다른 선택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만약’의 발생 지점으로 되돌아가더라도 ‘만약’이 아닌 쪽을 몇 번이고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영원히 ‘만약’의 앞날을 알 수 없다. ‘지금보다 좀 더 살기 수월할까? 살기 버거울까?’ 하는 식으로 가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의 미래」중에서 그때는 확실히 운동은 딴 세상 이야기 같았다. 지금 다시 스무 살이나 어려지더라도 운동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 같다. 그런데 그건 대체 어째서일까? 지금보다 훨씬 체력이 있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남아도는 판국에 어쩌면 그렇게도 운동이라면 질색을 하고 딴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을까. 그때는 왜 그런지 몰라도 늘 피곤했다고 같은 세대 친구가 말했다. 분명 그랬다. 피곤하다, 나른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에 비하면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피곤해질 만한 일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쓰지 않아도 줄어든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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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다는 건 사실 재미있는 일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해가는 시간들 20대의 나는 어른들이 말하는 그 변화가 두려웠다. 육류와 기름진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나는 마블링이 들어간 고기보다 살코기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 회라면 흰 살만 찾게 되는 것이, 그리고 감기에 걸렸다 하면 질기게 오래간다는 것이 두려웠다. 그 이후부터 나는 내 몸에 그런 변화가 언제 일어날지 내내 조마조마해 했다. 이대로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닐까. 마블링이 들어간 고기와 튀김, 참치 뱃살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감기를 모르는 튼튼한 할머니가 되어가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저자는 20대 무렵, ‘예전 같지 않은 몸’에 대해 서로 지지 않고 자랑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조금 의아하기도 했다. 나이가 드는 게 좋은 일은 아닐 텐데, 어떤 점이 저렇게 유쾌한 것일까. 언젠가 다가올 그 시간이 두려웠던 저자는 ‘나만은 예외가 아닐까’ 하는 기대와 불안으로 30대를 지나 40대를 넘겼다. ‘나’라는 사람은 확고하니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믿음, 변함없을 거라는 그 믿음이 변한다는 게 두려웠지만 막상 40대가 되어보니,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나 자신, 바뀌기 시작하는 몸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조금씩 ‘나이 듦’으로 향하고 있지만 그래도 왠지 변화는 흥미롭다고 생각한 저자는 약간은 설레는 마음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만큼 두려운 것도 없었다. 그깟 ‘살코기’와 ‘기름진 고기’가 ‘나’의 정체성을 뜻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또한 저자는 40세가 지나서야 제대로 알게 된 두부 맛에 대한 이야기, 기미와 주름이 생긴 손등을 가만히 쳐다본 날, 나이와 성숙함은 별개의 문제라는 깨달음, 점점 굳어져가는 내면에 대한 고찰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애쓰며 전전긍긍하지 않고 내 나이가 쌓여가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본다 다르게 사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그게 바로 늙는 것.《무심하게 산다》는 이제 마주서야 할 것은 멋진 이성이 아니라 ‘지금의 나’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일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력을 유머 있게 그려내고 있다. 세월 앞에 달라져가는 나의 몸이 조금은 원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내 앞의 변화를 무심하게 받아들이며, 세월에 맞서기보다는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지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라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