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머리말과 꼬리말
-천 원 공부방 -꼬리말 아이들 출입 금지 -마주 보고 서기 |
강효미의 다른 상품
손지희 의 다른 상품
|
내가 살고 있는 고래동은 지형이 고래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고래동으로 이름 붙여졌다. 고래의 머리 부분에 자리잡은 윗마을을 머리말, 꼬리 부분에 자리 잡은 아랫마을을 꼬리말이라고 부른다. 머리말은 최고급 아파트로 즐비하고, 꼬리말은 좁디좁은 골목 양쪽으로 작은 집들이 촘촘하다. --- p.12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고래의 중간 부분에 자리 잡은 고래초등학교다. 초등학교는 한군데뿐이니까 머리말에 살든 꼬리말에 살든 무조건 고래초등학교에 다녀야 한다. 이마에 ‘머리말’ 혹은 ‘꼬리말’에 산다고 이름표를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니 우리는 동네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물론 친구가 되고 보면 서로가 어느 동네에 사는지 알게 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나와 이랑이가 단짝이 된 것처럼 머리말이든 꼬리말이든 그런 건 우리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 p.12 꼬리말이 머리말보다 시험을 더 잘 봤다고? 그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내가 수학 시험에서 난생처음 100점을 맞은 것보다 더 놀라운 일이었다. --- p.56 놀이터 입구에 ‘꼬리말 아이들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저런 팻말은 없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놀았는데요?” “오늘부터는 안 돼. 너는 꼬리말 동네 놀이터에 가서 놀거라.” --- p.74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애들 공부하는 공부방을 하루아침에 나가라고 해요?” “나쁜 사람들.”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아무 말도 못했다. 잠시 동안은 눈사람처럼 얼어 있었다. --- p.78 우리는 피켓을 만들었다. 어른들 것처럼 크고 화려하지는 않았다. 글씨도 삐뚤빼뚤 엉망이었다. 누구나 공부할 권리가 있어요. 고래동에 특수학교를 만들어 주세요. 우리는 특수학교 건립을 찬성합니다. --- p.123 |
|
헌법 제2장 제31조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가정 형편이나 아파트의 브랜드, 부모의 직업 때문에 초등학교 안에서 왕따나 놀림이 일어난다는 뉴스가 종종 보도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각자 다른 출발선에 놓이지만 그 출발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그 차별이 대물림되는 것, 또 그 차별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입시키는 어른들의 태도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고래동 천 원 공부방』은 누구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몇몇 아이들 때문에 세상은 뒤바뀌지 않을 확률이 크지만, 아이들의 정의로운 행동이 불공평한 세상에 작게나마 균열을 일으키고, 그 용기가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