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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나쁘다 ... 7
귀로歸路 ... 37 공작工作 ... 49 목격 ... 70 역전逆轉 ... 92 결혼행진곡 ... 103 사랑은 멀고 ... 122 귀국 독주회 ... 142 멀고도 가까워라 ... 161 눈을 밟으며 ... 179 해빙기解氷期는 왔건만 ... 189 어느 사나이 ... 222 흔들리는 마음 ... 237 이합離合이 인생인가 ... 257 |
Park, Kyung-Ree,朴景利,박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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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보다 더 절실한 그리움의 상처를 남기는 엇갈린 사랑……>
부유하고 유망한 작곡가 수영은 자존심 강하고 매력적인 여자 형숙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유명한 외과의사인 아버지를 통해 형숙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심한 반대에 부딪친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형숙마저 돌변하게 된다. 결국, 수영은 거두어들일 수 없는 사랑의 감정에 허우적거리다가 곁에서 자신만을 바라보며 조용히 사랑을 키워 온 정숙한 여자, 하란과 결혼하고 만다. 두 사람 사이에 희가 태어나고 수영이 겨우 가정에 안주할 무렵, 외국으로 떠났던 형숙이 돌아온다. 수영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던 형숙에 대한 강렬한 사랑의 감정은 다시 고개를 쳐든다. 그로 인해 하란의 지순한 사랑은 송두리째 흔들리지만 그녀는 굳은 믿음으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러나 되돌아오는 건 멸시와 상처뿐,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 한 가닥 희망으로 다가온 남자가 바로 세준이다. 세준은 하란을 처음 본 순간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들어 약혼까지도 파기했던 남자다. 그리고 하란이 불행해지기만을, 그래서 자신의 품을 찾게 되기를 기다리며 그녀의 주위를 배회한다. 엇갈린 사랑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쳇바퀴처럼 맞물려 멈춤 없이 돌아간다. 그 사랑은 안주하지 못하고 제자리를 찾지 못하며 세월만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던 중 형숙의 자유롭고 분방한 행동이 마침내 파탄을 부르고 만다. 수영을 향한 반발, 혹은 그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 모른다. 뭇사내를 상대로 한 사랑의 행각이 불행을 가져온 것이다. “그게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되나요? 천만에, 천만의 말씀이에요. 잃지 않으리라는 집착보다 더 무서운 힘이 필요한 거예요. 나는 그 힘이 무너지지 않게 외형상 내 행동의 자유를 취하는 거예요. 역설이죠. 궤변이죠. 그러나 마음은 언어를 초월한답니다.” --- 본문 중에서 형숙은 수영을 지키려다가 세상을 떠나고 수영은 마지막 방황을 끝내고 하란에게 돌아간다. 하란은 수영이 빈껍데기인 채로 돌아온 걸 알면서도 조용히 받아들인다. 수영은 형숙의 영상을 안고 하란은 세준의 추억을 간직한 채, 상반된 인간과 인간이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 다시 모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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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과 좌절을 다룬 초기 작품 <성녀와 마녀>
「성녀와 마녀」는 주로 낭만적 사랑과 그 좌절을 다룬 초기 작품 중 하나로 1960년에 발표되었다. 1969년에는 영화(감독 나한봉)화되었고, 올 9월께에는 MBC소설극장에서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처럼 오래된 작품임에도 재출간하는 데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는 현대인도 공감할 만한 내용인데다 개성 강한 인물들이 엮어 나가는 스토리의 재미와 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박경리 작품 속에는 주로 여성이 등장한다. 특히 초기에는 자서전적인 요소가 많이 투영되어 주로 여성의 삶을 그렸다. ‘성녀와 마녀’ 역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 여성이 등장한다. 성녀로 대변되는 하란과 마녀로 불리는 형숙,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남자 수영. 하란을 향해 남몰래 사랑을 키우는 남자 세준 등 여러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잘못된 관계를 통해 삶의 모순을 이야기한다.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볼 때 개인의 욕망을 버리고 한 남자만을 사랑하면서 가부장적인 제도에 매여 있는 하란은 성녀로 일컬어진다. 반면 사랑을 버리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하란과 결혼하는 수영, 그런 그 앞에 의도적으로 다시 나타나 수영과 하란을 괴롭히고 방황하게 만드는 형숙은 다분히 마녀적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가치관에서 이 구분은 모호해진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남자 혹은 전통적인 가치관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진보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는 형숙이 과연 마녀로만 불려야 하는지, 자신의 생각, 주체적인 삶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리고 사랑이나 관습에 얽매여 사는 하란이 성녀로만 불릴 수 있는 건지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의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사회의 편견이나 관습은 어설픈 잣대에 불과하다. 성녀의 삶이 옳은 것인지, 과연 마녀의 삶이 나쁘기만 한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발표된 지 43년이 지났지만, 일찍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의 역량으로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문제점(여성과 사회 가치관의 충돌 등)을 제시하고 그 해결을 시도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매우 크다. 사회의 편견에 싸여 마녀의 본능을 감춘 채, 어쩔 수 없이 성녀인 척 살아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또 그런 잘못된 의미를 부여하는, 남성으로 대변되는 사회 관념도 하루빨리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