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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 Mont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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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경험의 아름다움과 결핍을 울림 있게 전달하는
스페인 최고의 작가, 로사 몬테로를 만나다 쓴다는 것, 그것은 개인주의와 인간의 비참함을 초월하려는 노력이다. - 〈라폴뒤로지〉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실수를 저지를까 두려워서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과 실수를 할지라도 행동하는 사람. 우리는 모두 우리 삶의 소설가가 되어야 한다. - 〈에벤〉과의 인터뷰에서 순수 문학과 대중 문학의 접점을 절묘하게 넘나들면서 스페인어권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작가 로사 몬테로(Rosa Montero)의 소설이 푸른숲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를 연상시키는 여성적 감수성과 서스펜스 넘치는 추리소설 기법,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한 저자는 일상적인 경험의 아름다움과 결핍을 울림 있게 전달한다. 스페인어권의 대표적인 작가로서, 2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독자들이 읽고 있는 그녀의 작품이 이제, 한국 독자들을 찾아간다. 1976년 스페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일간지 〈엘 파이스〉의 칼럼니스트로 활약한 로사 몬테로는 1978년 첫 책인 『너에게 영원한 스페인Espana para ti... para siempre』이라는 인터뷰 모음집을 출간, 여성 기자로서는 최초로 마누엘 델 아르코 상을 수상했고, 이후 국가기자 상을 수상하는 등 언론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1979년, 프랑코 독재 하에서 젊은 여인들이 벌인 사회적 투쟁과 일상을 그린 첫 소설 『실연의 연대기Cr?nica del desamor』로 유례없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데지레 클럽, 9월 여름』『타르타로의 심장El corazon del Tartaro』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더불어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1997년 출간한 『루시아, 거짓말의 기억』으로 프레미오 프리마베라 데 노벨라 상, 발렌시아가 예술 부문 황금 메달, 칠레 비평가 상을, 『집 안의 미친 여자La loca de la casa』로 ‘무엇을 읽을 것인가’ 상(독자상),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보우르 상을 수상했다. “물질중심주의와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선언하는 로사 몬테로. 그녀의 작품은 인간성의 양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인상적인 캐릭터 창조로 “세르반테스를 계승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갈수록 비인간화되어가는 세계 속에서 사랑과 죽음과 생존이라는 주제에 천착하는 작가, 역사적 현실과 허구적 요소를 날렵하게 뒤섞어 삶의 이면에 존재하는 아이러니를 밝히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작가. 이것이 세계가 주목하는 로사 몬테로를 우리가 읽어야 할 이유이다. 갑자기 시작된 인생의 사막, 내가 살아온 삶이 진실이 아니었다면? 내 평생 최대의 깨달음은 안팎으로 흔들리는 화장실 문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시작되었다. 종종 악한 것에서 고상한 것이 탄생하고, 끔찍한 것에서 아름다운 것이 나오며, 초월적인 것에서 가장 완벽한 우매함이 태어나는 것처럼 현실은 무감각하고 엉뚱하며 그리고 역설적으로 나타나곤 한다. 그날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을 때 나는 칸트의 초월적 분석론을 공부하고 있지도, 실험실에서 에이즈 치료법을 찾고 있지도 않았으며, 도쿄 주식시장에서 대량으로 주식 매입 주문을 마치지도 않았다. 단지 바라하스 공항에서 더러운 남자 화장실의 크림색 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p.9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 실종…… 거짓말 그 한가운데서 여행이 시작된다 남편과 함께 떠나기로 한 비엔나 여행길, 출국 전 공항 화장실에 들어간 남편이 그 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노동자의 자존심〉이라는 단체로부터 도착한 한 통의 협박 편지. 납치된 남편을 살리고 싶으면 10억 페세타의 돈을 준비하라……. 권태기를 겪고 있던 평범한 동화작가 루시아는 남편의 행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직 투우사이자 무정부주의자였던 노인 펠릭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청춘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청년 아드리안을 만난다.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남편의 비밀, 그리고 40년 가까이 의식하지 못했던 자기 자신에 관한 더 큰 진실이었다. 프레미오 프리마베라 데 노벨라 상, 발렌시아가 예술 부문 황금 메달, 칠레 비평가 상을 수상한, 로사 몬테로의 대표작 『루시아, 거짓말의 기억La hija del canibal』은 갑자기 맞닥뜨리게 된 인생의 사막에서 만난 세 인물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는 로드무비 형식으로 추적해나간다. 이제 더 이상 어떤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결혼 생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열패감, 작가로서의 무능함…… 한없이 암울하기만 한 그녀의 삶에 남편의 실종은 재앙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남편의 행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동좾 외면하고 있었던 세상과 자신에 관한 진실을 정면으로 대면한다. 우리 부모님을 정신적으로 해방시킨 지금, 나 역시 더욱 자유롭다고 느낀다.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지 않은 지금, 나는 나 스스로의 존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체성이란 멋지고도 혼란스러운 것이다. 왜 나는 나이고 다른 사람이 아닐까? (중략) 어쨌거나 오늘 나는 이름이라는 거울에서 나 스스로를 알아보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 3인칭 놀이는 끝났다. 비록 믿을 수 없어 보일지라도, 나는 내가 나라고 믿는다. --- pp.434-435 난 혼자 있고, 만족한다. 라몬과 긴 세월을 함께 산 이후, 나는 식민 국가가 제국에서 독립했을 때처럼 의욕적으로 내 집을 되찾았다. 이제 나는 내 거실의 공주이고, 내 침실의 여왕이며,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황후다. 나는 내가 가진 CD를 모두 헝클어놓고 새벽 5시까지 책을 읽으며, 시간에 상관없이 배가 고플 때 식사한다. --- p.421 “인생은 우리의 두려움보다 훨씬 크고 위대하다오.” 루시아가 남편을 찾아가는 과정을 돕는 두 명의 인물 펠릭스와 아드리안은 인생의 각 단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이 나누는 사랑, 죽음, 열정, 희망,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인생에 던지는 간절한 질문에 대한 과거(아드리안), 현재(루시아), 미래(펠릭스)의 대답처럼 느껴진다. 이들의 대답이 서로 반발하고 뒤섞이면서 무정형의 삶이 그 실체를 드러낸다. 특히 액자처럼 삽입된 펠릭스의 이야기는 이 작품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한다. 그는 과거 무정부주의 활동가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투쟁했고, 또 투우사로도 활동했던 인물이다. 일생 동안 열정과 인생의 의미를 좇았던 ‘행동하는’ 인물. 무정부주의 이념에 충실한 투쟁가였고, 열정적인 투우사였으며, 아름다운 여인과 격정적인 사랑을 했던 펠릭스는 루시아에게 진정성이 우러나는 인생의 깨달음을 들려준다. 시간이 만들어준 그의 혜안은 혼란스러운 터널을 지나는 루시아에게 방향을 제시해줄 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잊고 있던 삶의 근원적인 가치를 일깨워준다. 그것은 바로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원칙과 거대하고 고귀한 세상의 질서가 있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던진 중요한 질문은 항상 전 생애로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은 우리의 두려움보다 훨씬 크고 위대하다오. 우리는 원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참고 견딜 수 있소. 그러니 마음 놓도록 하시오. 언젠가, 아니 긴 세월이 흐른 후에 당신은 오늘의 고통을 기억할 것이고, 그런 고통을 겪었다는 게 거짓처럼 보일지도 모르오. 심지어 이 순간을 그리워할지도 모르지. --- pp.416-417 인생에 대한 성찰, 삶을 살아가는 주체적인 태도에 대한 눈부신 아포리즘 사건의 베일이 벗겨질수록 남편의 실종 사건은 테러리스트가 관여된 납치 사건, 공무원 부패 스캔들로 확대되다가 마지막에 남편의 자작극으로 판명되면서 충격적인 결말로 치닫는다. 인생에 대한 성찰, 삶을 살아가는 주체적인 태도에 대한 아포리즘들이 곳곳에 빛을 발하는 이 작품은 서스펜스 형식의 외피를 입고 더욱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그 안에서 루시아는 자기 자신이 추구하던 것들이 어디로 ‘가버리거나 숨어버린’ 것이 아니라, 두려움으로 인해 자신 스스로 멀리하며 살아온 것임을 깨닫는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해가는 루시아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인간의 삶에서 정해진 ‘때’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은 어떤 단계에서도 빛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나는 최근 몇 달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가령 이제 나는 우리들이 사십대 부근에서 제2의 사춘기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사춘기처럼 너무나 분명한 경계선의 시기다. 그래서 사춘기와 사십대는 매우 유사한 경험을 공유한다. 우선 육체적 변화가 그렇다. 열네 살의 사춘기 몸은 아주 빨리 성장하지만, 그 몸은 사십대에 무너지기 시작한다. 또한 순진함을 상실하는 것 같은 일도 벌어진다. 당신은 사춘기 때 유년기를 잊고, 사십대의 경계에 들어서면 청년 시절을 잊는다. 다시 말하면 당신은 사춘기 소녀처럼 현실적인 것을 깨달으면서 황폐화되었다고 느끼고, 당신에게 남아 있는 얼마 안 되는 솔직함마저 잃어버린다. --- pp.421-422 언론평 남편을 찾으려고 분투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뛰어난 소설. 독자를 사로잡는 서스펜스를 통해 스페인 최고 작가임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 〈라이브러리 저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