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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01 | 커피에 대한 예의 혹은 집념 02 | 커피의 맛? 역시 어려운 질문이야 03 |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 04 | 로스팅이 전부다? 05 | 커피 맛으로 그리는 세계지도 06 | 커피 추출에 대한 간단한 역사 07 | 핸드드립과 기타 추출법 08 | 이상한 메뉴의 탄생 09 | 제 3의 공간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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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제나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는 걸 잊지 않는다. 고귀한 불굴의 노력이 생겨난다. 만약 당신의 이해력이 둔해진다면 커피를 마시세요. 커피는 음료입니다.---「커피에 대한 예의 혹은 집념」중에서
“코를 잔 가까이 갖다 대보게.” 몇 밀리리터도 채 되지 않을 커피가 하얀 찻잔에 옅은 황갈색을 띤 채 초승달 모양으로 굳어 있었다. 코에 갖다 대자 달콤한 향이 콧속을 자극했다. 그 달콤하고 구수한 향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다나카 상은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초콜릿 향이 납니다.” 그는 비슷하다는 제스처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캐러멜 향’이라고 했다. “커피 안에는 단맛, 쓴맛, 신맛 등이 모두 있기 때문에 설탕을 굳이 넣지 않아도 되지.”---「커피의 맛? 역시 어려운 질문이야」중에서 로스팅은 결점두를 골라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을 핸드피킹이라고 하는 데 일리 커피회장은 핸드피킹에 왜 그리 공을 들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만약 오믈렛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60개 달걀 중에서 썩은 달걀이 1개라도 섞여 있다면 어떨까요? 커피도 똑같습니다. 커피 한 잔에 커피콩이 60개 정도 들어가는 데 거기에 썩은 것이 섞여 있다면 맛을 위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요.---「로스팅이 전부다?」중에서 나는 아직도 언어로 표현한 맛의 세계는 역시 미궁이라 생각한다.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서 말이다. 오히려 언어에 현혹되기보다 자신만의 맛의 지도를 뇌 속에 그려 놓는다면 언제 어디서나 핸드드립 커피전문점에서는 그 맛을 주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일관된 맛을 선사하는 커피집을 찾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당신이 원하는 커피맛을 언제나 일정하게 내놓는 커피집이 생활반경 내에 있다면 그것은 축복이다. ---「커피 맛으로 그리는 세계지도」중에서 그렇게 추출된 에스프레소에는 치밀한 황금빛 거품 크레마crema가 형성된다. 크레마는 단열층 역할을 하여 커피가 빨리 식는 것을 막아주고 고소한 향을 함유하고 있는 지방 성분이 많으며 커피가 공기와 직접 닿아 산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당연히 에스프레소는 테이크아웃이 없다. 크레마는 추출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엷어지는데, 3분 정도 유지되는 크레마라면 잘 뽑힌 에스프레소이다. 그래서 에스프레소는 되도록이면 짧은 시간에 마시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선 채로 에스프레소 한 잔을 꿀꺽 한 다음을 돈을 지불하고 말없이 돌아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커피 추출에 대한 간단한 역사」중에서 커피 원두를 분쇄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후각을 통해 행복의 문으로 들어선다. 커피를 배우면서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처음으로 직접 볶은 케냐 AA를 핸드밀로 갈 때 코끝으로 전해지던 향기다. 그 향기는 달콤한 캐러멜 향과 고소한 기름 냄새의 오묘한 조합이었다. 가장 합법적인‘마약’이 있다면 나는 감히 신선한 원두를 갈 때 퍼지는 향기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얼마든지 후각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핸드드립과 기타 추출법」중에서 커피공화국의 황씨 아저씨는 내가 아는 한 독창적인 메뉴 개발에 가장 헌신적인 사람이다. 그는 아메리카노로 밥 짓기, 아메리카노로 라면 끓이기, 커피콩 뻥튀기 등도 서슴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오는 뻥튀기 장수에게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세 번씩이나 가열시간을 달리하며 무모한 감행을 했지만 결국 원하던 결과를 얻진 못했단다.) “아메리카노로 끓인 라면은 생각보다 떫어서 맛이 없더군요.” “아저씨, 도대체 왜 그렇게, 커피에 대한 만행을 일삼는 것인가요?” “그냥 한 번 그렇게 먹어보는 거죠. 뭐 새로운 맛이 없나 하고요. 남들과 뭔가 다른 것이 있는 카페가 되고 싶거든요. 물론 커피의 본질에도 충실해야 하고요.”---「이상한 메뉴의 탄생」중에서 카페 주인이 아니라 손님으로서 카페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카페가‘제3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느끼는 ‘밥벌이의 지겨움’은 물론이고 집에서조차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억눌린 영혼들을 위한 휴식처이기 때문이다. 주거공간이 비좁고 열악할수록 카페문화는 번창하기 마련이다. 일요일 오전 슬리퍼 차림으로 나가 한두 시간 아무생각 없이 앉아 있을 수 있는 곳. 커피를 마시러 카페에 가는 일이 특별한 의식이 되어서는 안 되며, 번거로운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일상적인 공간, 그래서 카페가 삶의 일부가 되고 나 또한 카페의 일부가 되는 오묘한 삼투압의 세계. 즉 내가 거기 있음으로써 카페는 더욱 카페다워지고 나는 더욱 나다워지는 것이다. ---「제3의 공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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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생선이다.’아무리 고급스러운 원두라도 로스팅 한 지 7일이 지나면 제맛을 잃기 때문이다. 그만큼 갓 볶아낸 커피 원두는 어물전 생선 다루듯 신선도를 관리해야만 그 맛과 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이 책은 커피에 관해서라면 좀 무모하다 싶은 저자가 강호무림의 고수를 찾아 헤매듯 소문난 커피 하우스를 순례한 기록과 커피 고수들에게 배운 핸드드립 커피 만드는 법, 커피 즐기는 법을 전수하는 에세이다. 원두의 품종, 핸드드립 기구와 추출법은 물론 커피의 역사와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 소개, 알쏭달쏭한 원두커피 메뉴판 해설 등 핸드드립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고 경험한 그대로 소상히 담았다. 이 책에 나온 핸드드립 커피 추출법들은 되도록 에스프레소 머신의 힘을 빌리지 않는, 몇 개의 도구로 간단히 집이나 사무실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다. 핸드드립 커피하우스를 즐겨 찾으면서도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No 1, 2, 3, 케냐AA, 콜롬비아 수프리모, 하와이언 코나, 과테말라 안티구아 사이에서 백지가 된 머리를 굴리며 우물쭈물 주문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커피의 역사와 원두의 품종, 추출 방법과 기구, 그리고 마음가짐까지, 핸드드립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데 모은 ‘핸드드립 커피를 즐기기 위한 첫 번째 책’ 커피에는 두 종류가 존재한다. 진짜 커피와 가짜 커피. 결코 고급커피와 하급커피가 아니다. 고급스러운 원두도 얼마든지 형편없는 삼류커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진짜 커피를 손수 만들어 즐길 수 있을까. 첫 번째 과제는 자신이 원하는 맛을 내는 원두를 찾는 것이다. 결점두를 골라내는 일에 왜 그리 집착하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일리Illy 커피 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핸드피킹에 왜 그렇게 신경 쓰냐고요? 생각해보세요. 만약 오믈렛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달걀 60개 중에서 썩은 달걀이 1개라도 섞여 있다면 어떨까요? 커피도 똑같습니다. 에스프레소 한 잔에 커피콩이 60개 정도 들어가는데 거기에 썩은 것이 섞여 있다면 그건 맛을 위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의 말처럼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정직한 생산지를 가진 신선한 원두’다. 제아무리 고급스러운 핸드밀과 드리퍼, 온도계, 타이머, 잔 세트를 갖추었다 해도 ‘재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다면 진짜 커피는 만들 수 없다. 두 번째 과제는 로스팅이다. 같은 생산지의 원두라 해도 로스팅 포인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커피 맛은 달라진다. 로스팅 머신을 다루는 조율사는 0.5도의 온도 차이, 단 1초의 시간 차이까지 계산하며 커피의 향과 맛을 미세하게 조율한다. 커피의 맛과 향에 관여하는 물질은 800여 가지가 넘는데, 그중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점점 진하게 볶을수록 신맛은 줄어들고 쓴맛과 탄맛은 늘어나며 지방성분이 표면에 생겨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신맛을 좋아한다면 약하게 볶은 원두를, 쓴맛을 좋아한다면 강하게 볶은 원두를 골라야 한다. 세 번째로, 로스팅한 원두는 분쇄와 추출과정을 거쳐 한 잔의 커피로 만들어지는데 분쇄 할 때는 어떤 추출기구를 사용할 것인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프렌치 프레스라면 조금 굵게 갈아야 할 것이고 핸드드립 또는 더치 커피라면 중간 굵기로, 모카포트라면 약간 곱게, 에스프레소 머신은 곱게, 터키식 커피는 아주 곱게 갈아야 맑고 향기로운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피가루를 내릴 물의 온도와 물줄기의 방향까지 세심하게 조율해야 완벽한 핸드드립 커피를 만드는 과정이 끝난다. 10년간 로스팅 일지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쓰고 있는 커피마스터에게 단골손님이었던 변호사가 찾아와 물었다. “한 다섯 시간 정도면 저도 사장님처럼 커피를 내릴 수 있겠죠?”그 마스터는 되물었다. “제가 다섯 시간 정도 배우면 변호사님처럼 할 수 있을까요?”모든 일이 그렇듯 커피 한 잔을 손수 내리는 일에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련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버튼 하나로 끝나버린다면 동전 몇 개를 넣고 10초 후면 종이컵에 담겨 나오는 커피 자판기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미각이 만족되지 못하면 인간은 결코 완전히 행복하지 못한다”는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의 말처럼 ‘맛’에 대한 탐닉은 유별나거나 고상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 아주 단순한 문제다. 이 책은 우리를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커피 탐험가로 만드는 유일한 책이 될 것이다. 외롭고 지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유쾌한 커피 이야기! ‘한 잔의 진실한 커피 앞에서 자신의 인생에 집중하기를’ 1674년 런던에서는 커피하우스에‘남편들’을 빼앗겨버린 부인들의 궐기가 일어났다. 그들이 낸 탄원서는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남편들이 커피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집안일을 등한시하고 커피로 인한 영향 때문인지 성생활에 지장이 있으며 불임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실제로 카페 혹은 커피 하우스는 유럽 역사에서 정치와 토론, 학습의 훌륭한 장이었다. 영국에서는 커피하우스를‘동전대학 Penny University’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그 당시 1페니만 지불하면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커피하우스에 모인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지식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커피 속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집중력을 높이고 심장박동과 기초대사율을 촉진하는 등 각성 효과가 탁월해 인사불성의 상태로 사람을 망가뜨리는 알코올과는 정반대의 기능을 한다. 당연히 인지능력과 기억력, 업무능력을 향상시킨다. 커피하우스에서 인간의 지성은 최고조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헤밍웨이, 장 콕도, 장 뤽 고다르, 피카소, 르랑소와 트뤼포, 이상과 같은 세계적 작가들 역시 카페를 작업실로 활용하고 그들 스스로 카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카페는 오늘과 내일을 살아갈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는 발전소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이런 카페들이 있다. 농밀한 카페라테와 모카포트 커피를 선보이는 '커피발전소', 스님이 직접 내리는 경이로운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낙성대 길상사 '지대방', 음악과 커피에 묻혀 무작정 시간을 낭비하고 싶은 '곰다방',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아마존 폭포와도 같은 커피 맛을 즐기게 하는 '보헤미안', 오래된 한옥마을과 인왕산 자락을 한눈에 담은 '전광수 커피', 아코디언 음악과 맛있는 수제쿠키를 먹을 수 있는 '클럽 에스프레소', 예스러움을 간직한 계동 '커피 한 잔', 게으름을 허락하는 '바오밥나무' 등이 그곳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몸과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는 인생의 묘약, 핸드드립 커피를 마신다. 커피가 있는 곳에는 대화와 독서가 자연스럽고, 여유와 게으른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침, 점심, 저녁 할 것 없이 개인 서재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끝없이 새로운 생각이 펼쳐지는 은밀한 작업실이며 시시껄렁한 농담과 진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는 곳, 그곳이 바로 커피가 존재하는 곳이고 커피가 존재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