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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문선 3
위험한 백성 양장
민음사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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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의 시리즈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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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3권 - 위험한 백성 | 조식 외
명종과 선조 연간

이황(李滉)
군주의 마음공부(進聖學十圖箚)
부부의 불화는 누구의 책임인가(與李平叔)
내 자식 살리려고 남의 자식을 죽이겠는가(答安道孫)
학문의 맛을 깨닫는 법(朱子書節要序)
우리말 노래를 짓다(陶山十二曲跋)
도산에 사는 이유(陶山雜詠幷記)

조식(曺植)
위험한 백성(民巖賦)
자전은 과부이며 전하는 고아입니다(乙卯辭職疏)
퇴계에게(答退溪書)

최연(崔演)
노비 기러기(雁奴說)
쥐 잡는 고양이(猫捕鼠說)

홍섬(洪暹)
궁궐 그림을 그리다(漢陽宮闕圖記)

김인후(金麟厚)
백성을 다스리는 법(上李太守書)

이정(李楨)
턱이라는 이름의 집(?庵記)

박전(朴全)
제 팔을 부러뜨린 사람(折臂者說)

정탁(鄭琢)
이순신을 위하여(李舜臣獄事議)

기대승(奇大升)
퇴계의 생애(退溪先生墓碣銘)
언제나 봄(藏春亭記)

고경명(高敬命)
조선의 출사표(檄諸道書)

성혼(成渾)
아들과 손자들에게 남기는 유언(示子文濬及三孫兒)
스승은 필요 없다(書示邊生)
격언을 써 주지 못하는 까닭(書姜而進帖)

정인홍(鄭仁弘)
술을 마시는 법(孚飮亭記)
윤감의 때늦은 공부(尹堪傳)

이제신(李濟臣)
철쭉을 통한 공부(倭??說)
어리석음으로 돌아오는 집(歸愚堂記)

이이(李珥)
김시습의 일생(金時習傳)
숨을수록 드러난다(上退溪先生)
학문의 수준(答成浩原)
일상의 학문(擊蒙要訣序)
명목 없는 세금을 없애는 방법(送趙汝式說)
소리를 내는 것은 무엇인가(贈崔立之序)
세 가지 벗(送尹子固朝天序)

정철(鄭澈)
나는 술을 끊겠다(戒酒文)
싸우는 형제에게(江原監司時議送題辭)

홍성민(洪聖民)
돌싸움 이야기(石戰說)
잊을 망(忘), 한 글자의 비결(忘說)
말을 소로 바꾸다(馬換牛說)
소금을 바꾸어 곡식을 사다(貿鹽販粟說)

백광훈(白光勳)
과거를 준비하는 아들에게(寄亨南書)

윤근수(尹根壽)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에게(金吾契會序)

이산해(李山海)
구름보다 자유로운 마음(雲住寺記)
가만히 있어야 할 때(正明村記)
대나무 집(竹棚記)
성내지 않는 사람(安堂長傳)

최립(崔?)
그림으로 노니는 산수(山水屛序)
성숙을 바라는 이에게(書金秀才靜厚願學錄後序)
한배에 탄 적(送林佐郞舟師統制使從事官序)
고산의 아홉 구비(高山九曲潭記)

유성룡(柳成龍)
옥처럼 깨끗하고 못처럼 맑게(玉淵書堂記)
죽어도 죽지 않는 사람(圃隱集跋)
먼 훗날을 위한 공부(寄諸兒)

조헌(趙憲)
혼자서 싸운다(淸州破賊後狀啓別紙)

임제(林悌)
꿈에서 만난 사육신(元生夢遊錄)

김덕겸(金德謙)
열 명의 손님(聽?十客軒序)

오억령(吳億齡)
옥은 다듬어야 보배가 된다(贈端姪勸學說)

한백겸(韓百謙)
나무를 접붙이며(接木說)
오랫동안 머물 집(勿移村久菴記)

고상안(高尙顔)
농사짓는 백성을 위해(農家月令序)

이호민(李好閔)
한가로움에 대하여(閑閑亭記)

장현광(張顯光)
우리는 모두 늙는다(老人事業)

하수일(河受一)
농사와 학문(稼說贈鄭子循)

이득윤(李得胤)
사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醫局重設序)

차천로(車天輅)
시는 사람을 곤궁하게 만드는가(詩能窮人辯)

이항복(李恒福)
시인과 광대와 풀벌레(惺所雜稿序)

윤광계(尹光啓)
어디에서나 알맞게(宜齋記)
아들을 잃은 벗에게(逆旅說)

허초희(許楚姬)
하늘나라에 지은 집(廣寒殿白玉樓上樑文)

저자 소개2

편역장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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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을 거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일일공부》,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 《조선잡사》(공저), 《하루한시》(공저), 《동아시아의 문헌교류》(공저)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서경시화 : 평양의 시와 인물들》, 《동국세시기》, 《한국산문선》(공역) 등이 있다.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으로 한국출판문화상 편집상, 《동아시아의 문헌교류》로 한국출판학술상 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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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역이종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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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있다가 2003년 자리를 옮겨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선비의 운치 있는 삶을 좋아하여 옛글을 읽고 스스로 즐거워 가끔 글을 쓴다. 우리 한시를 사랑하여 『한국 한시의 전통과 문예미』, 『우리 한시를 읽다』, 『한시 마중』 등을 내고, 조선 선비의 삶을 추적하여 『조선의 문화공간(1-4)』, 『조선시대 경강의 별서(1-3)』, 『부부』, 『알고 보면 반할 매화』 등도 낸 바 있다. 또 좋아하는 옛글을 번역하여 『부휴자담론』, 『누워서 노니는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있다가 2003년 자리를 옮겨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선비의 운치 있는 삶을 좋아하여 옛글을 읽고 스스로 즐거워 가끔 글을 쓴다. 우리 한시를 사랑하여 『한국 한시의 전통과 문예미』, 『우리 한시를 읽다』, 『한시 마중』 등을 내고, 조선 선비의 삶을 추적하여 『조선의 문화공간(1-4)』, 『조선시대 경강의 별서(1-3)』, 『부부』, 『알고 보면 반할 매화』 등도 낸 바 있다. 또 좋아하는 옛글을 번역하여 『부휴자담론』, 『누워서 노니는 산수』, 『사의당지』, 『글로 세상을 호령하다』, 『양화소록』 등을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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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24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760g | 152*225*30mm
ISBN13
9788937415692

책 속으로

나는 늘 고질병으로 고생하느라 산에 살더라도 마음껏 책을 읽지 못한다. 남몰래 걱정하며 몸조리하다가 때때로 몸이 가뿐하고 마음이 상쾌하여 세상을 둘러보면 감개가 뒤따른다. 그러면 책을 덮고 지팡이를 짚고 나가 관란헌에 가거나 정우당을 구경하고, 단에 올라 절우사를 찾으며, 밭을 돌며 약초를 심기도 하고, 숲을 헤치며 꽃을 따기도 한다. 바위에 앉아 샘에서 장난치거나 대에 올라 구름을 바라보거나 낚시터에서 고기를 구경하거나 배를 타고 갈매기와 놀기도 한다. 마음 가는 대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눈에 띄는 경치마다 흥취가 생긴다.
실컷 흥취를 즐기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고요한 방 안에 책이 가득 쌓여 있다. 책상을 마주하고 조용히 앉아 마음을 잡고 이치를 궁구한다. 간간이 깨닫는 것이 있으면 흐뭇하여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깨닫지 못하는 내용이 있으면 벗에게 도움을 받고, 그래도 깨닫지 못하면 혼자서 분발해 보지만 억지로 깨달으려 하지는 않는다. 우선 한쪽에 밀쳐 두었다가 가끔 다시 꺼내 마음을 비우고 곰곰 생각하여 저절로 이해하기를 기다린다. 오늘도 그렇게 하고 내일도 그렇게 한다.
---「도산에 사는 이유(陶山雜詠幷記)」중에서

전하의 나랏일은 이미 글렀으며, 나라의 근본은 이미 망했습니다. 하늘의 뜻은 이미 떠났고 백성의 마음은 이미 흩어졌습니다. 비유하자면 큰 나무를 백 년 동안 벌레가 파먹어 진액이 다 말라 버렸는데 거센 비바람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지경에 이른 지 오래입니다. 조정에 있는 사람 중에 충성스럽고 뜻있는 신하와 밤낮으로 부지런한 선비가 없지 않으나, 이미 형세가 극에 달하여 지탱할 수 없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손쓸 도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낮은 관원들은 아래에서 시시덕거리며 주색을 즐기고, 높은 관원들은 위에서 데면데면하게 재물만 늘리고 있습니다. 물고기의 배가 썩고 있는 지경인데도 바로잡으려 하지 않습니다. 조정에 있는 신하는 용이 연못에 도사리듯 도와줄 당파를 끌어모으고, 지방에 있는 신하는 이리가 들판을 마음대로 누비듯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데, 가죽이 없어지면 털이 붙을 곳이 없다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은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길게 한숨 쉬며 낮이면 몇 번이나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고 울먹이며, 밤마다 오랫동안 지붕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자전은 과부이며 전하는 고아입니다(乙卯辭職疏)」중에서

요즘 정암(整菴, 나흠순(羅欽順)), 퇴계, 화담(花潭, 서경덕) 세 선생의 말씀을 보니, 정암이 가장 높고 퇴계가 다음이며 화담은 그다음입니다. 그중에 정암과 화담은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고, 퇴계는 본뜬 것이 많습니다. ……
지금의 학자들은 입만 열면 이는 형체가 없고 기는 형체가 있으며, 이와 기는 결코 하나가 아니라고 하는데, 이는 자기가 하는 말이 아니라 남의 말을 전하는 것입니다. 어찌 화담의 입을 대적하고 화담의 마음을 복종시키겠습니까. 퇴계가 논파한 말은 그 병통을 깊이 지적했으니, 후세 학자들의 잘못된 견해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퇴계는 본뜬 것이 많으므로 그의 말이 구애되고 신중하며, 화담은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으므로 그의 말은 즐겁고 호방합니다. 신중하므로 잘못이 적고, 호방하므로 잘못이 많습니다. 차라리 퇴계를 본뜰지언정 화담처럼 스스로 터득하기를 본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학문의 수준(答成浩原)」중에서

출판사 리뷰

삼국 시대 원효에서 20세기 정인보까지
1300년간 각 시대 문장가들이 펼쳐 낸
찬란한 우리 옛글 600편

우리 시대의 한문학자 6인이
엄정한 선별, 유려한 번역으로 세운
한국 산문의 모범


글은 우리 삶 자체이자 우리가 속한 사회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00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한문으로 쓰이던 글말이 한글로 모두 바뀌어 지금의 세대는 바로 이전 세대의 글조차 제대로 읽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토록 언어의 변화가 극심했던 나라도 없을진대 이로써 현재는 과거와 단절되었고 선인들의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도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선인들의 글 안에 담긴 인문 정신은 오늘날 어지러운 세태 속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하여 우리 고전을 상아탑에서 과감하게 해방시켜 대중에게 선보인 대표적인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안대회, 이종묵, 정민 교수 등 중견 학자들을 비롯해 이현일, 이홍식, 장유승 등 신진 학자들이 참여하여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동문선’을 만들었다. 삼국 시대 원효부터 20세기 초반 정인보에 이르기까지 작가 229인의 산문 613편으로, 원고지 1만 8000매에 달하는 양이다. 여섯 명의 옮긴이가 세 팀으로 나뉘어 기획에서 출간까지 2010년부터 8년에 걸쳐 모두 아홉 권으로 묶어 냈다. 독자들과 보다 빠르게 만나기 위해 2013년부터 전자책 싱글 형태로 연재했던 『매일 읽는 우리 옛글』 시리즈가 바탕이 되었다.

삼국 시대에서 20세기까지 전 시대를 망라하는 『한국 산문선』은 조선 초기 서거정의 『동문선』 이후로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산문 선집이다. 『동문선』이 조선의 성대한 문운(文運)을 보이기 위한 국가사업이었다면, 『한국 산문선』은 바로 지금 이곳의 독자를 위한 기획이다. 선집 편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선(選)이니, 옮긴이들은 방대한 우리 고전 중에서도 사유의 깊이와 너비가 드러나 지성사에서 논의되고 현대인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글을 선정했다. 각종 문체를 망라하되 형식성이 강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글은 배제했으며 내용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하게 읽히도록 우리말로 옮기고, 작품의 이해를 돕는 간결한 해설을 붙였다. 본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석을 권말에 두었으며 교감한 원문을 함께 실었다. 그리고 권두의 해제로 각 시대 문장의 흐름을 조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기획에 참여한 한문학자들의 역량과 더불어 그동안 축적된 국문학·한문학계의 연구 성과에 힘입은 대작이다.

2000년대에 이르러 동양의 고전, 그중에서도 우리 고전에 눈을 돌려 잊혔던 작품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는 작업이 활발해졌다. 그간에는 대부분 유명한 저서나 작가 위주로 혹은 주제별·문체별로 소개되었다면, 『한국 산문선』은 시대순으로 엮은 최초의 통사적 선집이라는 데 주요한 의의가 있다. 그리하여 독자는 『한국 산문선』에 실린 600편의 명문을 손이 가는 대로 하루 한 편씩 향유할 수도 있고, 시간을 두고 차차 읽어 나가면서 1300년의 산문사를 조감할 수도 있다. 이는 문학 연구에서 역사적, 문학사적 가치를 전제하기보다 텍스트 자체를 보면서 당대 실상에 접근해 가는 역자진의 연구 방법론과 공명한다. 우리나라의 역대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돌아보는 원자료가 되었던 고전을 보면 지난 역사가 생생하게 복원될 뿐 아니라, 뜻밖에 마음으로 와닿는 문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한문으로 쓰인 문장은 오늘날 독자에게는 암호문처럼 어렵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인문 정신의 가치는 현대라도 보석처럼 빛난다. 그 같은 보석을 길 막힌 가시덤불 속에 그냥 묻어 둘 수만은 없다. 이에 막힌 길을 새로 내고 역할을 나눠, ‘글의 나라’ 인문 왕국이 성취해 낸 우리 옛글의 찬연한 무늬를 세상에 알리려 한다. 삼국 시대로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장구한 시간을 씨줄로 걸고, 각 시대를 빛냈던 문장가의 아름다운 글을 날줄로 엮었다. 각 시대의 명문장을 선택하여 쉬운 우리말로 옮기고 풀이 글을 덧붙였다. 이렇게 만나는 옛글은 더 이상 낡은 글이 아니다. 오히려 까맣게 잊고 있던 자신과 느닷없이 대면하는 느낌이 들 만큼 새롭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일기, 편지글, 기행문에서 전기, 묘지명, 논설, 상소문까지
다양한 주제와 형식을 넘나드는 문장의 모든 것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장구한 시간을 견뎌 낸 명문
한국어로 읽고 쓰는 모든 사람을 위한 ‘우리 문학 선집’


우리나라의 최초의 문인으로 꼽히는 대작가가 바로 신라의 고운 최치원이다. 『한국 산문선』 1권의 첫머리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한문 문장을 남긴 원효, 설총, 녹진을 지나 최치원의 「황소를 토벌하는 격문(檄黃巢書)」이 실려 있다. 황소의 난을 토벌하러 나선 최치원의 이 글을 받고 황소가 놀라 말 위에서 떨어졌다는 일화가 유명하며, 이로써 최치원의 문명이 중국 전역에 떨쳤다고 전하는 글이다. 이러한 ‘글의 힘’은 『한국 산문선』의 면면에서 빛을 발한다.

오늘날까지 화두에 오르내리는 ‘인문’이라는 말의 유래는 조선을 설계한 정도전의 「문장은 도를 싣는 그릇(京山李子安陶隱文集序)」(2권 수록)에서 볼 수 있다. 이 글은 인문(人文)을 규정하는 예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해와 달과 별은 천문(天文)이요, 산천과 초목은 지문(地文)이요, 시(詩)와 서(書)와 예(禮)와 악(樂)은 인문(人文)이다.” 시서예악, 즉 인간이 이룩한 문화를 인문으로 규정하는 정도전의 글은 중국의 영향 아래에서 조선의 독자적인 문학을 자리매김하려는 시도 속에 있다.

글로 인재를 뽑고, 글하는 선비가 나라를 이끈 문화의 터전이었던 우리나라는 조선에 이르러 가장 많은 문장을 남겼다. 고려 대까지 이어져 온 불교의 영향이 점차 유교의 이념으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문(文)과 도(道)의 관계를 논하는 한편, 중국의 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의식이 이어졌다. 『한국 산문선』은 글을 선별하면서 널리 알려진 문장가만이 아니라 특유한 색채를 보이는 작가를 수록하여 논설, 상소문, 전기는 물론이고 일기, 편지글, 기행문, 기문, 묘지명까지 문장의 모든 갈래를 보여 준다.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오줌통’ 이야기까지 마다 않고 기록한 강희맹의 우화, 조선의 대학자 이황과 조식이 세상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일에 관해 넌지시 조언을 주고받은 편지, 이이가 선배 학자들의 학문을 거침없이 논평한 글에서부터 마음이 아름다운 노비, 문장에 정통했던 장모님, 개성 있고 자존심 높았던 화가 등 비주류 인물의 전기, 산수 좋은 곳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그에 부친 기문, 담배·고구마·코끼리 같은 새로운 문물에 관한 보고서까지…… 수많은 글들은 서로 엮여 긴 편폭의 한국 문화사를 이룬다.

이처럼 고전은 한 시대의 표정을 담고 있는가 하면 놀랄 만큼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오래된 서가를 벗어나 아름다운 우리말로 되살아난 우리 고전은 인간과 삶을 바라보는 안목, 문제를 해결하는 통찰력을 열어 준다. 『한국 산문선』은 한창 독서 경험을 쌓아 가는 학생에게는 최초의 길잡이가 되고, 문장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만대의 교본이 되며, 어지러운 소음 속에 지친 사람에게는 마음을 씻을 거리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는 사람에게는 믿음직한 자산이 되어 줄 것이다. 근대 이후로 범람한 외국 문화와 신기술로 갈피를 잡기 어려운 오늘날 옛글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공유하는 모국어의 깊이에 접속하고 폭넓은 문화를 밑바탕으로 삼아 든든히 살아갈 채비를 하는 일이다. 상우천고(尙友千古), 곧 천고를 벗으로 삼는다는 말처럼 글에서 멀어진 이에게도 상우천고의 위안과 통찰을 함께 누려 보기를 권한다.

『한국 산문선』의 구성

1 우렛소리 ─ 이규보 외 | 이종묵·장유승 편역
ISBN 1권 978-89-374-1567-8 (04810) 460쪽 | 22,000원
1권은 신라에서 고려까지 우리나라 문학사가 전개되기 시작한 시기의 산문 80편을 수록했다. 최초로 본격적인 한문 문장을 남긴 원효와 우리 문장의 비조 설총·최치원의 글이 첫머리에 온다. 고려의 문장은 김부식·이규보로부터 화려한 문운이 전개되며, 세계 제국 원(元)의 통제기에는 최해·이제현·이색이 동인(東人)에 대한 자각을 보여 준다. 더불어 일연으로 이어지는 높은 수준의 불교 문자와 새로 유입된 성리학이 이룬 성황을 볼 수 있다.

2 오래된 개울 ─ 권근 외 | 이종묵·장유승 편역
ISBN 978-89-374-1568-5 (04810) 436쪽 | 22,000원

2권은 조선 개국에서 중종 연간까지, 조정에 나아가 세상을 경륜하는 문장과 재야로 물러나 내면의 수양에 힘쓰는 문장을 두루 실었다. 국가와 시대가 요구하는 문학을 개진한 정도전·권근·서거정 등 관각 문인이 문단을 주도하다가, 문학과 경학을 하나로 본 사림파 문학이 김종직을 필두로 차츰 부각된다. 글로써 세상과 나를 다스리는 선비의 나라 조선의 정신을 만날 수 있다.

3 위험한 백성 ─ 조식 외 | 이종묵·장유승 편역
ISBN 978-89-374-1569-2 (04810) 440쪽 | 22,000원
3권은 16세기의 벽두에 나란히 태어난 이황·조식에서 시작하여 명종에서 선조 연간의 산문을 수록했다. 주자학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시사를 비판하고 국난에 대처하는 이이·유성룡 등 지식인의 문장을 볼 수 있다. 한 시대의 사표가 될 만한 인물을 표창하는 전기, 학문 토론의 장이자 후학과 자제의 교육 수단이었던 편지글을 비롯해 기문, 설 등의 다양한 문체를 아우르는 68편을 실었다.

4 맺은 자가 풀어라 ─ 유몽인 외 | 정민·이홍식 편역
ISBN 978-89-374-1570-8 (04810) 448쪽 | 22,000원
4권은 산문 창작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기인 선조에서 광해군을 거쳐 인조 연간에 활동한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선조 대의 유몽인으로부터 한문 사대가로 일컬어진 이정귀·신흠·이식·장유의 문장을 수록했으며, 여기에 허균과 그의 벗인 권필·조찬한의 산문을 포함했다. 이수광과 김상헌·최명길을 더해 모두 11명의 작품 68편은 내용과 형식이 조화와 균형을 잃지 않은 전아한 산문을 보여 준다.

5 보지 못한 폭포 ─ 김창협 외 | 정민·이홍식 편역
ISBN 978-89-374-1571-5 (04810) 424쪽 | 22,000원
5권은 양대 전란 이후 효종조에서 숙종조에 이르는 시기의 명문장을 모았다. 김창협 계열의 노론 문사들과 허목 계열의 남인 문사들, 남구만·박세당 계열의 소론 문사들과 홍세태·신유한 계열의 중인과 서얼 문사들이 동시대에 활동하면서 서로 다른 시선이 엇갈린다. 14명의 작품 61편을 통해 정치적 부침과 사회의 혼란상, 가치관의 난맥상 속에서 다양한 작가층이 펼치는 풍성한 이론적 모색과 넓은 스펙트럼을 엿본다.

6 말 없음에 대하여 ─ 이천보 외 | 정민·이홍식 편역
ISBN 978-89-374-1572-2 (04810) 392쪽 | 22,000원
6권은 영조 연간, 시대의 표정을 담은 글들을 모았다. 노론 집권기 4대가로 꼽힌 남유용·이천보·오원·황경원은 근엄하고 우아한 문장으로 한 시대를 선도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 같은 온건함을 답답하게 여겨 뛰쳐나가려 한 조구명 같은 작가가 배출되었다. 또한 정내교는 문단의 일각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위항 문인을 대변하며, 그 밖의 일군의 학자들은 해박한 식견과 폭넓은 독서를 바탕으로 새로운 학술적 글쓰기를 선보인다.

7 코끼리 보고서 ─ 박지원 외 | 안대회·이현일 편역
ISBN 978-89-374-1573-9 (04810) 496쪽 | 22,000원
7권은 영조 후반에서 정조 치세 중반까지 약 40여 년간의 작품을 실었다. 사회와 문화 전반에서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가 넓게 퍼져 산문의 역사상 큰 전환이 일어난 시기이다. 이 시기 산문의 성과를 대표하는 문장가인 박지원을 비롯하여 이광려에서부터 정약전까지 35명의 문장가가 쓴 75편의 작품을 통해 18세기 중후반 산문의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보여 준다.

8 책과 자연 ─ 서유구 외 | 안대회·이현일 편역
ISBN 978-89-374-1574-6 (04810) 456쪽 | 22,000원
8권은 정조 시기에 교육을 받아 창작을 시작하고 순조 시기에 왕성하게 쓴 문장가 23명의 산문 70편을 엮었다. 권상신·이옥·남공철·심노숭·김조순·김려 등은 상업이 발달하고 문화가 번성한 한양의 도회적 감수성을 소품문 창작에 반영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성해응·정약용·서유구 등이 학자이자 문장가로서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다양한 신분과 처지의 역량 있는 작가들이 도전적인 주제, 참신한 문체, 신선한 시각을 담은 새로운 글쓰기를 선보인다.

9 신선들의 도서관 ─ 홍길주 외 | 안대회·이현일 편역
ISBN 978-89-374-1575-3 (04810) 508쪽 | 22,000원
9권은 순조 대부터 시작하여 조선 말기를 거쳐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문장가 32명의 산문 66편을 실었다. 홍석주·김매순·홍길주 등이 전 시대의 역동적 분위기를 이어 나가 개성적인 글쓰기를 선보였고, 조선 말기에는 김윤식·김택영·이건창 등의 탁월한 문장가가 등장해 화려한 빛을 발했다. 이후 시대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전통적 문장은 그 위세를 잃어 갔으나, 위기와 혼란 속에 이건방·정인보 등이 남긴 빼어난 글들은 고전 산문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한국 산문선 1~9권 세트 ISBN 978-89-374-1576-0 (04810) | 16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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