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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5
1부 숨은 별 12 거미여인의 키스 13 씻을 수 없는 기억 14 그집 15 너와 나의 함수관계 17 지상에서 영원으로 18 눈 20 데칼코마니 21 눈금 22 담장 옆 자귀나무 24 타오르는 탑 25 벽 속의 벌 26 두 그루 사이 28 첫눈집 29 원다방 골목 30 틈 32 2부 해금소리 36 흙집 38 쓸쓸한 섬진강변 39 벽 40 그네 41 제임스 딘을 추억하며 42 이미지의 생生 44 주름의 집 45 물속의 집 46 파편 47 눈물 48 메아리 50 마음 51 위험한 사랑 52 감수리 포플러나무길 53 3부 균열 56 비밀 57 둥지의 힘 58 조용한 하루 59 지렁이 60 어미 61 저 푸른 소나무 62 유충 63 배부른 고양이는 쥐를 먹지 않는다 64 담배꽁초 65 새 66 액자 속 풍경 67 무의식 속에서 나무를 보는 것 68 새들은 그곳에 가서 죽는다 69 잃어버린 선 70 4부 눈 72 喪家 73 사과나무 곁의 무덤 74 덮어 두다 75 자귀꽃 76 그림자 77 육체의 그늘 78 가면의 육체 79 구름 81 그 여자의 옷 82 새의 정체 83 아름다운 규칙 84 비행 85 우주 깊은 곳의 고독 86 밥 87 해설균열을 봉합하는 영혼과 육체의 기억 혹은 아름다운 법칙김석준 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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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의 봉합은 규칙의 정립이다. 마치 틈에 의해 모든 인식의 조건들이 구비되는 것처럼, 윤수하는 “몸의 흔적”들에 기입된 분열의 단상을 차근차근 “울림”으로 고양시켜 차이를 해소시키고 있다. 물론 규칙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을 띠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역으로 마음은 규칙이 그려지는 절대공간임에 틀림없다. 규칙에 대한 물음은 강렬하고, 그에 대한 마음의 답변은 자명하다. 규칙은 마음이다. 규칙은 분열로만 내달리는 인간학적 현실에 마음의 심급으로 조율하는 공명판이자, 이 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진리의 실재이다.
아름다운 법리 앞에, 당신의 마음이 그리는 미지의 규칙으로 인해 이 세계는 진정한 이해에 도달하게 된다. 어쩌면 윤수하가 영혼과 기억에 침전된 틈을 응시했던 이유는 바로 시간과 공간에 매개된 균열을 마음의 공명판으로 봉합하여 인간학을 사랑의 주체로 고양시키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서 점점 더 이미지와 실재 사이에서 분열의 상만을 길어 올리는 21세기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아름다운 법칙과 공명하는 사랑의 여율 만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하겠다. 때로는 숨은 별에 새겨진 인륜적 리듬을 투명하게 밝히면서, 때로는 영혼과 세계에 흩뿌려진 상흔의 지대를 시말 속에 응고시키면서, 윤수하는 『틈』 전체를 아름다운 법칙으로 공명시켜 이 세계가 사랑의 실재임을 증명하고 있다. --- 김석준 문학평론가 파가니니 죽기 전 사제가 찾아와 당신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냐고 묻는다. 죽어가는 마당에 귀찮아진 파가니니는 그냥 YES,하고 만다. 귀찮아서 그냥 만사가 귀찮아져서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함을 떼지 못하고. 벼랑 꼭대기에 매달려 바람에 휘감기며 죽을동 살동 하고 있는데 부득부득 친절한 척 와서 묻는다. 그 사람이랑 잤지? 잤지? 잠이야 날마다 자는 거지, 그 무슨 대수라고.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치밀한 욕구 야비한 이빨을 드러내는 사냥개들이 6차원 7차원 10-33센티미터 시공간의 틈까지 계산해서 치밀하게 파고든다. 존재의 땅덩이에 균열을 만들어 그 틈으로 뿌리 내린다. 실금이 들러붙기 시작하면 쩍쩍 갈라지고 붕괴의 징조를 보인다. 틈, 틈을 조심하라. - [틈]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