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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손 …… 9
업어 드릴게요 …… 32 장원 급제 해야 할 까닭 …… 54 봄비 …… 61 부마가 될 수도 있었을 …… 88 뜨고 지고, 피고 지고 또 …… 99 섞는다는 것 …… 131 전무 아니면 무한 …… 138 방산의 회초리 …… 155 아이를 지키는 특별한 방법 …… 171 선등?登춤을 추게 하라 …… 191 초여름에 눈이 내리면 …… 198 말을 해다오 …… 224 왕후王后 …… 248 덕적골의 시루 탑 …… 261 사신총령四神總令 …… 291 혼인 정략 …… 319 옹주 화완 …… 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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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이 된 왕세손은 가례를 올리며 세손빈궁을 맞이한다. 부왕과의 불화가 깊어진 소전의 만행과 기행이 세손의 눈물어린 읍소에 의해 그친다. 그렇지만 소전이 여러 해 동안 거듭해 온 행태들이 반대파들에게 갖은 빌미를 제공한 뒤이다. 이온과 혼인한 윤홍집은 세손익위사로 발령받아 세손 호위가 된다. 반야의 아들이면서 이한신의 막내아들로 자란 한본 이극영이 장원 급제하여 세손시강원의 교관이 되었다. 반야를 사랑했으나 죽이려 했고 그 때문에 죽었던 김근휘와 온양댁의 아들 김국빈은 성균관에서 과거시험을 준비 중이다. 국빈은 어린 날부터 알고 지냈던 이극영의 조카, 이무영의 딸 영로를 사모하게 되면서 그에게 장가들기 위해 과거시험 공부에 매진한다. 만단사 거북부령 황환과 혼인하여 이태쯤 지낸 반야는 황환 사후 도성 가까운 수락산 도솔사에서 지낸다. 이온 때문에 왼 손가락 네 개를 잃은 수앙도 도솔사에서 3년을 지내고 난 참이다. 수앙은 실상 계례를 받고 집을 나가 빗속에서 발견된 그날부터 뭇기가 실렸다. 이온에 의해 납치되어 손가락 몇 개를 잘리고 명재경각 지경을 다시 겪으면서 뭇기는 더욱 확실해지고 강력해졌다. 반야는 친생 아우이자 딸인 심경의 뭇기를 확연히 느끼면서도 모른 체한다. 아우이며 딸인 심경을 무녀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다. 반야가 모른 척하며 내버려두는 사이에 심경은 도솔사에서 벙어리로 지내면서 그림만 그린다. 반야는 결국 심경에게 내림굿을 해주고 무녀로 살게 하기로 결정한다. 윗녘 여러 고을에 초여름 눈이 쏟아지면서 농사를 망치는 이변이 생긴다. 빈궁 홍씨는 세손을 대동하여 가마골의 소소무녀 반야를 찾아와 자신과 소전의 앞날을 묻는다. 그 집에서 세손은 반야의 막내딸인 성아를 만나 동무가 된다. 3년 전 열다섯 살 나이에 예순여섯 살의 임금과 혼인하여 곤전에 들어선 왕후 김여주는 자신에게는 미래가 없음을 느낀다. 열여덟 살이 된 지금까지 숫처녀인 까닭이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자식을 낳기로 한 왕후는 그 상대를 혼인 전에 만난 일이 있는 세손시강원의 이극영으로 정한다. 왕후 김여주는 김제교의 처제다. 처가가 왕후의 친정이 되면서 김제교는 금위대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소전에 대한 음해 공작을 시작한다. 사신계 칠성부 주요 인물이자 칠요 반야를 보필하는 방산과 혜원은 반야의 딸인 심경을 칠요 후계로 세우기로 계획하고 실행시킨다. 반야는 어쩔 수 없이 심경이 작두를 타는 선등춤을 추어내면 칠요 후계로 결정하겠노라 한다. 심경을 작두 탑에 올라 선등춤을 추면서 무녀로서의 내림굿과 칠요 후계로서의 자격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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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가 꿈꾸는 세상은 더불어 함께 아름다이 사는 세상!
대하소설 『반야』는 조선중기 영·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역사 소설의 면모보다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인간살이의 궁극적인 면을 보여 주는 소설이다. 신분의 차이가 엄혹했던 시절, 가장 천한 계층이었던 무녀 ‘반야’를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특정 시대의 이야기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사건들이 등장하지만 이것 또한 철저하게 작가적 상상력으로 재창조된 또 다른 세계이다. 소설 속 반야는 사람들의 멸시와 천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천한 무녀이지만, 타고난 재주로 자신의 신분적 한계를 뛰어넘는다. 그리고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보듬고, 엄격한 현실 사회 속에서 모든 사람의 목숨 값이 같은 새로운 이상 세계를 이루어 나가고자 치열하게 싸워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대하소설 『반야』 속에는 주인공 ‘반야’ 외에 또 다른 주인공들이 존재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세상을 살아가고, 자신의 삶에 대한 권리를 지닌다(凡人은 有同等自由而以己志로 享生底權利)’라는 평등사상을 강령으로 이상 세계를 이루어 나가고자 하는 ‘사신계’와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만단사萬旦嗣’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람들과, 현실 세상의 권력자들 등이다. 그 세 축의 세력 사이에 치명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오랜 세월 동떨어져 있던 사신계와 만단사 사이에 신출한 무녀 반야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조선 후기 영·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부친인 영조와 끊임없이 갈등하며 광인처럼 살아가는 사도세자와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불화를 지켜보며 극도의 불안감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세손 이산을 중심으로 한 축이 형성된다. 반야는 조선 21대 왕 영조가 즉위하던 해에 무녀 유을해에게서 태어났다. 영조의 큰아들 효장 세자의 병증이 심해 무녀들이 푸닥거리를 하러 입궐하기로 된 아침, 다섯 살 반야는 무녀인 어머니와 할머니 앞에서 세자가 죽으리라고 예시한다. “제석님도 못 보고 쫓겨날 건데 대궐 가면 뭐하우?” 유을해는 어린 딸의 난데없는 입방정에 낯빛이 핼쑥해질 정도로 놀랐다. 아이가 하품을 하고 나서 다시 종알댔다. “제석님이 대궐 말고 딴 데 가신댔어. 세자님은 칠성님이 데려가신대.” 반야의 능력은 우연한 것이 아니었다. 반야는 사신계 중심에 있는 ‘칠성부’ 무녀들이 빚어낸 특별한 존재였다. 일곱 살 때부터 점사를 보다 스무 살이 된 반야는 사신계로 들어가 그 세상의 한 중심인 ‘칠요’가 되어 왕실과 인연을 맺게 된다. 사신계四神界는 현실 세상에 살면서도 현실 밖에 존재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조직이며 먼 옛날부터 존재해 온 세상 속의 다른 세계다. 하늘 아래 모든 목숨의 값이 같은 세계요, 그와 같은 세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움직이는 세상이다. 사신계는 사람들의 고통이 모여 짠 그물이고 꿈으로 잣은 비단이다. 장구한 세월 따라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존재 양상이 변해 온 사신계는 신화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만큼 긴 연원을 지녔다. 사신계가 그처럼 오랜 세월 지속될 수 있었던 까닭은 사람살이의 핍진함에 있었다.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숱한 사람들의 곤고함이 사신계의 자양분이다. 유사 이래 무당이 존재했고 존재해야 할 이유와 같다. 만단사萬旦嗣는 세상의 모든 아침을 잇는 사람들이다. 만단사의 연원은 사신계와 같다. 두 조직은 원래 하나였던 사령계四靈界로부터 비롯되었다. 사령계는 조선 건국 당시에 조직원의 팔 할을 잃고 와해 위기에 처했지만 살아남은 자들이 따로 뭉치면서 사신계와 만단사로 갈라졌다. 사신계는 현실의 이면 깊숙이 숨어들었고, 계원들을 보호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려 노력해 왔다. 반면에 만단사는 근본이념과는 달리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세상의 중심이 되려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가 은밀하게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며 궁극으로는 왕이 되려고 현실 정치에 수시로 관여하면서 현재의 사령 이록에 이르렀다. 엄격한 신분 사회에서 억압당하며, 핍진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꿈같이 먼 이야기이지만 이것을 현실 속에 실현해 나가고자 꿈꾸는 조직이 사신계이다. 작가는 사신계와 끊임없이 반목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만단사와, 반야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모든 사건과, 사람과 사람 간의 인연과, 그들의 삶에 대한 한과 설움, 꿈과 희망, 웃음과 울음을 보여 준다. 결국 소설 자체가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눈물과 웃음이 한 장단을 타고 쏟아지는 해원解寃과 비원悲願의 굿판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