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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오 형제
축제 알 수 없는 것들 깨어진 꽃병 채문지와 지항구 회오리 속으로 바람섬에 가다 수상한 집 잠입 된장항아리의 정체 푸른 무궁화 끝나지 않은 이야기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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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말이 됩니까?”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로 아주 큰 목소리였다. 모두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다보았다. 지항구였다. 맨 뒷자리에 앉아 있던 지항구가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지항구는 수업 시간 내내 말 한마디 않고 묵묵히 앉아 있기만 하는 아이였다. 마치 나무토막처럼.
---p.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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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의 뺨을 타고 내리던 눈물방울이 책상 위로 똑똑 떨어졌다. 저건 대체 왜 저러는 거야? 속으로 그 말을 하는 순간, 문지가 손바닥을 들어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자마자 교실 밖으로 후다닥 뛰어나갔다.
“문지 쟤, 젠장이랑 사바사바 오이사바 아냐? 요즘 말도 안 되는 부적절한 관계가 꽤 많다던데?”슬슬 비웃으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 기분은 정말 드러웠다. 구역질이 났다. 피시방에서 보았던 저질 일본 만화 내용이 고스란히 떠올라 더욱 그랬다.“웩! 우리나라도 이거 개판 다 되었군!”아이들이 수군거렸다. 수군거림은 곧 소란으로 변했다. ---p.5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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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그놈, 혹시 사기꾼 아냐?”아버지가 주방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주방에 서 있는 엄마를 노려보았다.“당신, 이리 와 봐!”엄마가 불안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내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가 팍 죽은 모습이었다.“그 과외 선생 신원 조회 해 봤어? 서울대 대학원생 맞아?”마치 대역 죄인을 취조하는 듯한 말투였고 태도였다.
---p.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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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독도가 자기들 당이라고 망언을 해 대고 매년 야스쿠니 신사에서 일본 만세를 외치는 일본 극우 단체 신풍회가 있지. 악명 높은 범죄 집단 야쿠자와도 연계가 돼 있는 거대 조직이야. 그 신풍회와 흥일회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게 확실해. 우리 재일 교포 단원의 정보에 의하면 지지난 번에 일본 우익 의원 세 명이 독도를 방문하겠다고 우리나라에 입국을 한 것도 신풍회의 꼼수였대. (……)”
---p.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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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선생……!”나는 끝내 님 자를 마저 부르지 못하고 소나무 가지를 놓치고 말았다.“으악!”단말마의 비명 소리가 섬 전체를 뒤흔들었다. 된장항아리와 지항구가 거꾸로 떨어지는 나를 밑에서 받았다. 그러나 우리 셋은 한데 뒤엉켜 경사가 심한 비탈을 떼굴떼굴 굴러 내려갔다. 한참을 굴러 이층집 정원‘독서하는 소녀상’ 받침대에 꽝! 부딪혀서 가까스로 멈췄다.
---p.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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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픽션상 수상작 『꼴찌들이 떴다!』의 작가 양호문 신작
역사적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찾아온 소년의 성장 10년 전, 일반인이 친일파 안두희를 처단한 사건이 모티브가 된 소설 이 책은 『꼴찌들이 떴다!』 『달려라 배달민족』 『웰컴, 마이 퓨처』등 그동안 꾸준히 청소년소설을 발표해온 작가 양호문의 신작이다. 작가는 10년 전, 일반인 박기서 씨가 백범 김구를 암살한 안두희를 직접 처단한 사건을 접하고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현실 속 사건의 박기서 씨는 성인이지만, 이 소설에서 그러한 사건에 휘말리는 아이들은 열일곱, 열아홉 살의 청소년들이다. 기성세대가 청산해 주지 못한 역사적 잔재, 즉 친일파 청산이라는 문제를 청소년들이 직접 해결하려 한다는 설정은, 아직도 학교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밖을 넘지 않는 기존의 청소년소설과는 크게 다르다. 『정의의 이름으로』의 주인공인 모은표 역시 기존 소설의 주인공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잘사는 집안에, 성적도 상위권이고 관심이라고는 오로지 성적뿐이다. 못생긴 사람들을 혐오하고 친구들은 얼굴이나 성적으로만 판단하는 결벽적이고 속물적인 구석도 지니고 있다. 청소년이지만 성인보다도 현실과 개인적인 삶에 침잠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연하게 전학 온 친구 지항구를 만나 민족정기수호회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몰락한 삶을 살고 있고, 자신의 고모할머니가 친일파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다. 역사적 대의와 맞물린 사건에 휘말리고서야 주인공은 비로소 자신의 삶을 부모나 선생님이 아닌 자기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역사나 사회에 대한 문제는 비단 성인들의 것만이 아니다. 작가는 역사왜곡과 역사정의에 관한 문제를 청소년들도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고, 『정의의 이름으로』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잔재 청산’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재미와 유머를 잃지 않는 것은 작가의 장점이고, 다소 충격적인 방식을 통해 현실에 안주한 채 잠들어 있는 어린 젊음들을 깨우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