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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기울고 저수지는 말라간다
저수된 인생의 꿈들은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늙고 지친 어깨여, 더 이상 더러워질 수 없는 진흙의 막장에서 나 울부짖음의 주둥아리를 버렸다 제 살을 조금씩 버려가는 달의 편안한 얼굴 갈대는 구부러진 세월만큼 저 바람 앞에서 노회하다 소금쟁이 발을 가진 자들, 처세의 표면장력을 익힌 것들만 절망의 수면 위를 털끝 하나 적시지 않고 걸어가고 난 아직도 붉은 푸줏간의 마을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에 눈이 부셔 이 저수지 둑길을 느리게 배회할 뿐 홀레의 정치와 갈수록 개가 되어가는 개, 썩은 고깃덩어리를 향한 욕망의 흰 이빨, 그들이 사람의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친구여, 나는 끝내 버려진 저수지의 개로 남을 것이다 --- p.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