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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선생님과 나
중. 부모님과 나 하. 선생님과 유서 작품 해설 : 격랑의 메이지 시대를 살다 간 고독한 근대 지식인의 초상 나쓰메 소세키 연보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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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이 나를 무섭게 짓누르며 말하지.
‘너는 아무것도 할 자격이 없어!’ 그 한마디에 나는 주저앉고 말아. 일어설 수가 없어.” 주인공 ‘나’는 어느 여름 가마쿠라 해변의 인파 속에서 홀로 수영하는 ‘선생님’을 발견합니다. 일류대학 나와서 얼른 성공하라는 사회적 압박 때문에 힘겨울 때 유유히 고독을 즐기는 선생님의 모습에 반한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무작정 선생님을 따라다녔고 점점 그의 학식과 사상에 매료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선생님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혜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방문을 귀찮아하는가 싶어 조심스러워하자, ‘나는 외로운 사람’이니 즐겁다면서도 ‘너는 결국 나를 떠날 것’이라고 선을 긋습니다. 사랑으로 마음이 움직인다고 했다가, ‘그러나 사랑은 죄악’이라고 차갑게 단정 짓습니다. 선생님의 태도는 아마도 매달 홀로 방문하는 조시가야의 친구 묘지와 연관된 것 같은데 함구하니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나는 대학을 졸업합니다. 건강이 안 좋은 아버지를 뵈러 고향집에 내려갔는데, 아니나다를까, ‘번듯한 대학을 졸업했으니 터무니없이 좋은 직장에 당장 취직해야 한다’는 식의 부모님 태도에 갈등이 생깁니다. 그런데 메이지 천황 사망 소식에 상심한 아버지가 급격히 쇠약해지더니, 임종 직전까지 이릅니다. 아버지의 머리맡에 앉아 안절부절하던 그때 내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되는데, 선생님의 유서였습니다. ‘이 편지가 자네 손에 들어갈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거야’라는 글귀에 놀란 나는 아버지를 떠나 허둥지둥 도쿄행 열차에 올라타 유서를 읽어내려갑니다. 거기에는 선생님이 친구 K의 자살 때문에 어떻게 현실, 사회, 타인, 심지어 자신으로부터 단절되고 고독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고백이 쓰여 있었는데……. 메이지 시대가 끝난 일본은 갈수록 군국주의의 야욕에 사로잡히는데, 대표적인 메이지 지식인 소세키로서는 역동적인 근대화의 순기능이 끝나고 갈수록 역기능만 창궐하는 당대 현실에 대한 절망감을 ‘선생님의 자살’로 묘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