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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저도시와 삼저건축
- 진보가 막을 내리는 시대 - 20세기 도시의 삶과 죽음 - 몰로 변해 가는 세계 - 고압적인 건축을 넘어 - 존재만으로 즐거운 도시 - 르 코르뷔지에의 심층심리 - 도시의 패스트 풍토화 - 스마일 감각 - 쉰들러하우스의 매력적인 삼저 -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는 도시 - 삼저의 미학 -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조차도 2. 이동과 건축 - 중고품만으로 완성된 낡은 맨션의 리노베이션 - 구마 겐고의 추억 - 풍부한 음영 - 여행하지 않는 건축학도 - 부정적인 의미로 변질되는 이동 - 소박함이 주는 즐거움 - 삼고이면서 삼저인 미야와키 마유미 - 교외 주택단지의 한계 - 낮의 도시에서 밤의 도시로 - 사유주의적 교외로부터의 탈출 - 새로운 고용을 낳는 건축 - 심플족의 주거 방식 3. 빌리는 건축과 빌리는 도시 - 공동임대주택의 필요성 - 낡은 것 되살리기 - 도쿄의 버내큘러란 - 사생활에 틀어박히지 않는 생활 방식 - 더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근대 - 생을 마감하기 위한 주택과 약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주택 - 구마 겐고의 임대주택 계획 - 기억상실형 도시 부수기 - 교외화가 젊은이에게 끼치는 영향 - 벗어던질 수 있는 건축 - 시간을 공유하는 주거 방식 |
Kuma Kengo,くま けんご,畏 硏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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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도쿄 사람들은 도시는 바로 그런 곳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재개발된 도시가 점차 교외의 뉴타운처럼 깨끗해진다는 것은 도시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모순이고, 그러면 도시는 재미없는 장소로 바뀝니다. 그럴 때는 마치다(町田)나 가시와시(柏市) 같은 교외의 역 부근이 훨씬 더 재미있는 장소로 여겨지기도 하지요. 앞으로 도심은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더는 도심으로 진출하지 않는 세대가 교외를 만들게 될지도 모릅니다.”---p.61
“비유를 하자면, 과거의 젊은이들은 손오공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 끝에 있는 벽까지 힘껏 달려갔다고 생각했지만 그 벽은 석가모니의 손바닥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그 석가모니의 손바닥이 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세상 끝까지 마음껏 달려 보자고 생각해야겠지만 오히려 불안해서 여행을 할 수 없게 된 것이지요.”---p.128 “최근의 건축설계라는 것은 결국 ‘장소의 리노베이션’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건축에는 신축과 리노베이션이 있고, 최근에는 신축보다 리노베이션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쪽 모두 결국은 장소를 리노베이션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이라는 행위의 본질에 가깝습니다.”---p.225 “야채가게 위에서 농학부 수업을 한다거나 혼자 남은 야채가게 할아버지와 학생이 함께 생활한다거나. 그렇게 하면 야채와 노인이 익숙해지면서 농업에 대해 공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학은 건물 따위가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도시에 있어야 바람직합니다. 공터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p.231 “우리도 국민이 젊고 경제도 성장했던 시대에는 도시나 건축, 주택을 소유하거나 전매하거나 투자한다는 발상으로 살아왔지만, 성장이 끝난 시대에는 낡은 것을 고쳐 가면서 사용하고 노인과 청년이 협력하면서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리에서도 역시 돈 없는 청년들은 패스트푸드적인 생활에 젖기 쉽지요.” ---p.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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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높고 빠른 삼고(三高)에서 작고 낮고 느린 삼저(三低)로
디플레이션, 정권 교체, 흔들리는 합리주의……. 모든 것이 불안한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건축가 구마 겐고와 사회학자 미우라 아쓰시가 제안하는 삼저. 삼저의 눈으로 미래의 건축과 도시, 주택, 사회가 갖추어야 할 모습을 바라본다. 세계적 건축가 구마 겐고와 인기 사회학자 미우라 아쓰시의 만남 『자연스러운 건축』 『약한 건축』 등으로 삼저를 실천해 온 건축가 구마 겐고와 일본에서만 80만부가 팔린 『하류사회』의 저자인 사회학자 미우라 아쓰시. 이들의 만남은 미우라 아쓰시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미우라 아쓰시는 최근 일본에서 인기 있는 남성이 키가 크고, 연봉이 높고, 고학력자인 사람이 아니라 수입이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삼저적인’ 사람이라는 조사 결과에서 ‘삼저’라는 콘셉트를 떠올렸다. 막연했던 생각은 오늘날의 도시와 건축을 ‘삼저’와 관련지어 바라보는 작업으로 구체화되었고 미우라 아쓰시는 그 동업자로 구마 겐고를 떠올렸다. 일찍이 지역에 기반한 건축물과 『자연스러운 건축』 『약한 건축』에서 삼저를 실천해 온 그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들의 작업은 과거를 되짚어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근대의 도시와 건축은 많은 부분에서 삼고적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삼저의 움직임은 있었다. 삼저에 대한 호기심은 단게 겐조, 마키 쿠미히코, 안도 다다오 등을 거쳐 고트프리트 젬퍼,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리고 나아가 오늘날의 삼저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한다. 리노베이션과 재사용, 중고품 이용 오늘날 삼저를 실천하는 방법 이들은 건물을 새로 짓는 ‘신축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예고한다. 그리고 그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방법으로 ‘리노베이션’과 ‘재사용’을 권한다. 미우라 아쓰시는 발품을 팔아 발견한 고택의 내부를 필요한 부분만 리노베이션해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리노베이션 과정에서도 새것을 사용하기보다는 대부분 ‘질 좋은’ 중고품을 동원했다. 리노베이션의 좋은 점으로 미우라 아쓰시는 저렴한 집세와 고택의 고풍스러움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또한 집세를 받기 위해 날림으로 새로 지은 건물보다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예전에 지어진 건물이 훨씬 튼튼하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는 이러한 고택이 많은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사용’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이들은 대학들이 교외로 이전하는 현상을 주목한다. 이는 교육의 비즈니스화 때문이며 대학 교육은 도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은 사람들이 뒤섞여 활기가 넘치는 환경에서 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외로 이전한 한 대학의 건축과 교수는 환경이 바뀌자 학생들이 그림 실력이 줄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이들의 제안은 통쾌하다. 대학에 건물 따위는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문 닫은 야채가게에서도 교육은 이루어질 수 있다. “야채가게 위에서 농학부 수업을 한다거나 혼자 남은 야채가게 할아버지와 학생이 함께 생활한다거나. 그렇게 하면 야채와 노인이 익숙해지면서 농업을 공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뉴타운 계획 전면 재검토, 지역마다 활발한 D.I.Y. 모임 한국에서도 시작된 삼고에 대한 반성 삼고에 대한 반성은 한국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그동안의 뉴타운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집은 많아지지만 정작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집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거권을 인권 차원에서 다루며 무분별하게 진행된 도시 재개발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지역에서는 사용자 스스로 자기가 사용할 물건을 만드는 D.I.Y. 모임이 유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역 목공방으로 사람들은 직접 톱을 들고 나무를 썰어 탁자와 의자를 만든다. 직접 디자인까지 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 하나의 삼저 북디자이너 정병규의 디자인 원서의 표지는 구마 겐고의 손 글씨로 장식되어 있다. 미우라 아쓰시는 출간 과정에서 편집자에게 책의 표지에서도 삼저의 느낌이 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구마 겐고의 글씨는 그가 바라던 느낌 그대로였다. 한국어판에서는 구마 겐고가 쓴 글씨의 느낌을 한글로 살렸다. 원서의 디자인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셈이다. 그 작업은 북디자이너 정병규가 맡았다. 정병규는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삼저의 느낌, 즉 검박함, 꾸밈없음 등을 표현했다. 또한 그는 본문 글꼴 하나하나부터 그 위치까지 세심하게 살폈다. 그 결과 날렵하고 경쾌한 느낌의 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삼저’가 완성되었다. 내용과 더불어 책의 꼴에서도 독자들은 ‘삼저주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