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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하고 말하는 건축 · 김광현
꿈틀꿈틀 움찔움찔 · 임태희 건축을 입자화함으로써 세계와 인간을 더욱 강하게 묶다 송송송송 로터스 하우스 · 유스하라 우든브리지뮤지엄 · 규슈예문관 별관 2 · 브장송 예술문화센터 · 펑얀 술술술술 워터/체리 빙글빙글 신진 지 예술관 · 규슈예문관 본관 · 낭창낭창 첩첩첩첩 아사쿠사 문화관광센터 · 아오레 나가오카 · 앙트르포 맥도날 거슬거슬 좃쿠라 광장 · 도와다 시민교류 프라자 까칠까칠 그물망/흙 · PC가든 · 중국미술학원 민예박물관 삐죽삐죽 GC프로소뮤지엄 리서치센터 · 스타벅스 다자이후텐만구 오모테산도점 · 서니힐스 재팬 숭숭숭숭 글라스/우드 하우스 북슬북슬 나그네를 위한 쉼터 유스하라 · 센싱 스페이스 · 뎃장 팔랑팔랑 카살그란데 세라믹 클라우드 · 마르세유 현대미술센터 · 엑상 프로방스 음악원 · 800년 뒤의 호조안 · 샹샤 상하이 푹신푹신 티 하우스 · 메무 메도우스 · 코쿤 작품 정보 사진 정보 |
Kuma Kengo,くま けんご,畏 硏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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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은 말을 한다. 견고한 재료와 구조로 지어진 구축물이 무슨 말을 하냐고 물을지 모르겠으나, 사람은 지나가는 구름에 말을 걸 줄 알고 스쳐 가는 꽃 하나도 나에게 말을 건다. 구름과 꽃이 사람과 사물에 말을 거는 것을 시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건축물의 벽과 창과 문과 물질이 매일 그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말을 걸지 않을 리 없다. 동화책이 의성어와 의태어로 사물을 알려 주듯 건축물은 의성어와 의태어로 말하기 시작한다.
7쪽, 김광현, 「반응하고 말하는 건축」에서 건축을 이성적인 논리의 전개로서가 아니라, 공간 속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감각과 감촉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의성어와 의태어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감각들의 사고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비로소 이 책의 제목이 왜 ‘의성어 의태어 건축’인지 알 것 같았다. 9쪽, 임태희, 「꿈틀꿈틀 움찔움찔」에서 언어에는 무언가를 정의하거나 명확히 하는 역할이 있는데, 의성어 의태어는 정의하려 하지 않고 명확화하려는 의지도 없지요. 이 점이 의성어 의태어의 가능성이라고 봅니다. 기성 언어를 사용하여 건축을 설계하려는 순간 언어가 도리어 건축을 구속하게 되어 이소자키적 함정에 빠져버립니다. 요컨대 언어에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거죠. 11쪽, 「건축을 입자화함으로써 세계와 인간을 더욱 강하게 묶는다」에서 오브젝트주의는 ‘주위와 절단된 오브젝트를 어떻게 조작할까’라는 관점이므로, 조작하는 주체는 오브젝트 위에 있어 위에서 보는 시선입니다. 그런 조작주의로는 연결하려는 순간을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건축을 만드는 다른 방식과 발상이 나와야 합니다. 그럴 때 자신의 눈높이를 건축과 같은 지면까지 내리면 송송송송이나 삐죽삐죽 같은 의태어가 자연히 입에서 나오는 겁니다. 14쪽, 「건축을 입자화함으로써 세계와 인간을 더욱 강하게 묶는다」에서 틈이 있다는 것은 기체나 액체가 흐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전에 나는 틈의 크기, 입자의 크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요즘은 흐름의 방향과 속도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술술술술은 입자와 흐름의 관계성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입자 배열이 난잡하지 않고 균일하다면 그 틈으로 기체나 액체(혹은 빛)가 매끄럽게 흘러갑니다. 그것이 술술술술한 상태입니다. 54쪽, 「술술술술」에서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될 때는 차랑차랑 잔물결이 일어납니다. 그러다 소용돌이가 생겨나면 차랑차랑이 빙글빙글로 변합니다. 소용돌이는 생물에게 위협인 동시에 다양한 거처를 만들어주는 고마운 현상입니다. 소용돌이를 타고 있으면 계속 움직일 수 있고, 낯선 곳으로 흘러가는 일 없이 한 장소에 머무를 수 있는 이점도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상태를 윤회라고 합니다. 빙글빙글이란 윤회이기도 하고 환경이란 점에서 보면 리사이클이기도 합니다. 71쪽, 「빙글빙글」에서 까칠까칠의 내압이 높아지면 삐죽삐죽해지게 됩니다. GC프로소뮤지엄 리서치센터, 스타벅스 다자이후텐만구 오모테산도점, 서니힐스 재팬 등의 파사드는 삐죽삐죽합니다. 나무라는 물질이 비등하여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되면 나무의 단면이 벽 바깥쪽으로 삐죽삐죽 뛰쳐나가는 것입니다.‘나무 건축’은 세상에 흔합니다. 그러나 나무가 질감의 하나로 추락하여, ‘나무’라는 벽지처럼 되어버려서 나무라는 생물이 발하는 내압을 느낄 수 있는 건축은 사라져버렸습니다. 나무는 생물입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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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겐고만의 언어로 들려주고 보여주는 건축
의성어 의태어 건축 32선 구마 겐고는 안도 다다오와 이토 도요를 잇는 일본의 전후 4세대 건축가이다. 그는 작고 약하고 낮고 느린 건축을 말하는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안그라픽스는 2010년 『자연스러운 건축』을 시작으로 구마 겐고의 도서를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새 책『의성어 의태어 건축』에서는 그만의 건축 언어로 작업한 작품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의성어나 의태어는 기존의 형태 언어처럼 명백하게 정의되지 않은 모호한 언어다. 구마 겐고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명료한 언어로 이루어진 기성의 건축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이성적이고 획일적인 언어에 갇힌 건축을 넘어서 우리 삶에 건축을 돌려주려고 했다. 책에는 북슬북슬, 첩첩첩첩, 숭숭숭숭, 팔랑팔랑 등 열한 개의 의성어와 의태어를 주제로 총 서른두 개의 건축 프로젝트가 수록되어 있다. 일본뿐 아니라 프랑스, 대만, 중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에 있는 건축물이 있으며 뮤지엄, 공방, 문화시설, 주택, 카페, 설치 작품, 시청, 학교, 점포, 호텔, 다실 등 다양한 용도의 건축 프로젝트를 담았다. 5퍼센트에 거는 숭숭숭숭, 북슬북슬, 까칠까칠한 건축들 일반적인 설계 사무소는 소장이 자신의 비전을 명백하게 정의된 언어로 스태프에게 전달하는데 구마 겐고는 이런 일방통행 방식의 건축을 하지 않는다. 그는 스태프들에게 모호한 메시지를 던진 뒤 나오는 미묘하게 다른 응답을 통해 건축을 만든다. 북슬북슬, 거슬거슬, 푹신푹신 등의 모호한 언어를 던지는 것이다. 이때 나오는 이야기의 95퍼센트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그중 5퍼센트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만든다. 구마 겐고는 물질이란 “전혀 과학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으며, 건축적 경험을 만들어내거나 끌어낸다는 점에서 지극히 주관적이고 영적인 날것”이라고 말한다. 『의성어 의태어 건축』은 경험과 관계성을 중시하는 그의 생각이 어떻게 건축물로 구현되는지 보여준다. 랜케이블과 아크릴 폐자재를 녹여 만들어 형태를 없애고 물질과 색채만 남긴 북슬북슬한 음식점 뎃장(てっちゃん), 건축이 숲에 어우러지도록 격자형 그물망 세 개를 만들어 그 위에 흙을 붙여 까칠까칠함을 보여준 그물망/흙(Mesh/Earth), 목조 각재를 짜 맞춰서 만든 삐죽삐죽한 서니힐즈 재팬(Sunny Hills Japan) 등의 건축물이 가득 수록되어 있다. 입자를 살아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 구마 겐고는 입자로 세계를 인식한다. 정원이나 건축은 입자로 만들어져 있다는 데서 완전히 동등하다. 그가 입자로 환경을 이야기하는 방법이 의성어와 의태어다. 이 책에는 흔히 봐왔던 철, 콘크리트, 유리 재료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물체와 공간과 인간을 입자로 인식하고, 그 입자를 살아나게 하기 위해 크기와 속도, 틈과 질감을 깊이 고민한 재료가 등장한다. “투명한 소재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공간에 투명성을 줄 수 있을까?” “크고 무거운 돌이나 콘크리트에 팔랑팔랑함을 주려면 어떻게 할까?” 건축가의 질문은 특수 종이, 타일, 기와, 대오리, 대나무, 천, 에나멜 글라스, 띠, 나무 막대기, 그물망, 랜케이블 등의 소재의 사용과 정형을 벗어난 자유로운 모양의 건축물로 이어진다. 건축가가 위에서 조작하는 대상으로 건축을 보는 게 아니라 건축과 인간을 같은 위치에서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건축가에서 사용자까지 아래로 내려오는 건축이 아닌, 건축가와 사용자가 동등하게 건축 안에서 노닌다. 이 책은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