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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 진심은 말이야..." 삐죽빼죽 가시소년의 고백
박형욱 (도서2팀)
2012.05.02.
난 최고로 크고 날카로운 가시를 가질거야!
가시소년은 말한다. 나는 가시투성이지. 나를 건드리면 모두 가시에 찔려. 난 누구보다 큰 가시를 가질거야! 누구에게나 있지 않은가. '누구든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을테다.'하는 때가. 얼마 전 "요즘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이 뭐야?"라는 친구의 질문에 툭 튀어나온 대답은 대부분이 부정적인 짤막한 의성어. 킥킥거렸던 친구는 한동안 잘 살아있냐는 안부 연락을 했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부쩍 날카로워지는 순간이 오면 지금이야 금방 제자리를 찾아가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렇게 가시를 한껏 세우고 다녔던 시기는 심적으로 가장 약했던 때라는 결론이다. 불안함과 두려움을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웠던 때, 그만큼 남은 말할 것도 없고 나 하나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가시소년 시기'. 『가시소년』은 그런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 필연적으로 매일 적어도 한 순간씩은 그런 상황을 마주해야 하는 사람이 보면 좋을 그림책이다. 유별난 조언은 없다. 그냥 편하게 보고 위로 받는 걸로 족하다. (물론 본래의 대상인 아이들에게는 좋은 습관동화, 심리코칭 동화가 될 책이다.) 이만큼 큰 가시를 가졌는데, 이상하다. 보란 듯이 가시를 키운 소년,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는데 행복하지 않아. '혼자 있는 건 눈물이 나는 일이야.' 가시는 매일매일 자란다. 선생님이 혼낼 때도, 친구들이 놀릴 때도, 엄마 아빠가 싸울 때도 가시는 더 커지고 날카로워진다. 하지만 가장 단단한 가시를 목표로 했던 가시소년은 뾰족한 가시 때문에 아무도 곁에 오지 않게 되자 그제야 뭔가 잘못됐음을 느낀다. 하나가 크게 엇나가기 전에는 절대 먼저 굽힐 수 없는 우리. 그래서일까? '가시소년 시기'에는 사건 사고가 많다. 오해도 많고 끝내 풀지 못한 오해도 많다. 결국 이렇게 단련해온 가시는 말썽만 부리는데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남을 경계하는 것으로 나를 지켜야겠지만, 경계를 풀 줄도 알아야 한다. 가시를 품고 있더라도 적당히 감출 줄 알아야 한다. 책에서 작가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시를 그림자로 그려낸다. 모습도 크기도 다른 가시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가시를 보이지 않게 잘 넣어둔 채 타인과 어울려 살아간다. 가시소년의 고백 가시가 없다면 나도 웃을 수 있을까? 가시를 키울 줄만 알았지, 감추는 법은 몰랐던 가시소년. 모두 떠나고 혼자 남은 소년은 용기를 내 가시를 뽑기로 결심한다. 무시무시한 치과에 가 입 안에 돋은 못된 가시들을 모두 없앤 가시소년, 무엇 때문에 이렇게 단단히 용기를 낸 걸까? 못생기게 튀어나온 가시들을 뽑아낸 소년은 활짝 웃으며 말한다. "나는 너를 좋아해." 가시 돋은 입으로 했다면 "왜 자꾸 눈 앞에 보이는 거야? 방해하지 말고 저리 비켜!"가 튀어나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말했듯 '가시소년 시기'에 뱉어내는 말들은 오해를 만드니까. 그렇게 소년은 가시를 그림자 속에 꼭꼭 숨겨 넣는 데 성공했다. 쑥스럽고 두려운 마음을 꽁꽁 싸매 포장했던 가시를 털어내고 솔직하게 마음을 전한다. 가만 생각해본다. 내 그림자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가시가 삐죽 나와 진심이 그림자 속에 숨어버린 건 아닌지. 두 주먹 꼭 쥐고, 눈 한번 질끈 감고 해보자. 가시 뒤에 숨은 마음을 꺼내고 맘껏 웃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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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가시가 생겼을까?
“나는 가시투성이야.” 가시가 뾰족뾰족 나 있는 소년이 친구들을 쳐다봅니다. 금방이라도 화를 낼 것 같은 불만스런 표정을 짓고 있네요. 아니나 다를까 친구들에게 다가가 큰 소리를 치면서 가시를 뱉어냅니다. 가시돋친 말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 거예요. 가시로 찔러서 친구들을 울리기도 합니다. 왜 소년은 가시투성이가 되었을까요? 가시는 언제 생기는 걸까요? 가시소년은 친구들이 나만 빼놓고 즐겁게 노는 것 같아서 소외감을 느꼈어요. 외로운 마음이 가시가 되어서 뾰족하게 나왔어요. 내 마음은 몰라주고 혼내는 선생님이 미워서 가시가 크게 자라났지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낸 가시에요. 나보다 더 큰 소리로 싸우는 엄마, 아빠를 보고 날카로운 가시가 생겼어요. 엄마, 아빠가 나 때문에 싸우는 것 같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만들어낸 가시에요. 가시는 매일 자라났어요. 그리고 가시소년은 더 크고 날카로운 가시를 가지면 아무도 자신을 외롭고,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 세상 모든 가시소년들의 성장기 “누구에게나 가시는 있어.” 가시소년처럼 가시가 겉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가시가 있습니다. 외롭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마음속 가시가 날카롭게 곤두서서 때로는 바깥으로 튀어나오기도 하지요. 책속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어른들의 그림자를 보니 가시가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가시가 있지만 겉으로는 잘 감추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가시소년은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따뜻한 진심을 전합니다. 하지만 가시 돋친 그림자를 통해서 가시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니라 가시소년 역시 가시를 감출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아이들은 마음속에 가시가 생기는 날들을 생각하면서 가시소년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때리거나 나쁜 말을 하면 가시가 바깥으로 튀어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멀어진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가시소년의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된 엄마, 아빠에게도 공감과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글과 유머러스한 그림 글은 적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있습니다. 짤막한 문장은 그림의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리듬감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어 동시처럼 읽힙니다. 마음속에 있는 뾰족하고 까칠하고 날카로운 감정들을 가시로 표현한 점이 재미있습니다. 나쁜 말과 상처주는 말은 입에서 마구 튀어나오는 가시에 비유하고, 때리는 것은 가시로 찌르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폭력적인 말과 행동은 마음속에 자라난 가시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아이 스스로 원인을 깨닫고,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그림은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왜 가시가 생겨났는지, 가시는 언제 더 커지고, 많아지고, 날카로워지는지도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가시가 뾰족하게 난 소년의 그림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표정과 하는 행동도 익살스럽지요. 가시소년의 캐릭터처럼 그림 작가의 유머와 위트가 번뜩이는 장면이 많습니다. 가시를 겉으로 드러낼 수도 있고, 속으로 감출 수도 있다는 점을 그림자를 이용해서 살린 점이 대표적입니다. 어떻게 하면 가시를 없앨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단순하고 물리적인 도구를 늘어 놓아 독자와 이야기의 간극을 좁혔습니다. 『가시소년』은 그림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독자 스스로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여백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