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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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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正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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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언덕
게오르게 그 언덕, 우리가 거닐던 그곳 놓여 있다 그늘 속에 반면 그것 저쪽은 여전히 빛 와중 달이 그것의 부드러운 푸른 멍석 위에 아직은 단지 작은 흰 구름으로 떠간다. 거리가 더 멀리 가리키며 더 핼쑥해진다 ― 나그네한테 요구한다 어떤 속삭임이 정지를 ― 그건 산에서 흘러온 보이지 않는 물인가 그건 한 마리 새인가, 자신의 자장가 옹알거리는? 어둠 나비 둘이 너무 이르게 추적당한다 짚에서 짚으로 장난으로…… 두렁이 마련한다 덤불과 꽃에서 저녁의 향기를 약음기(弱音器) 끼운 슬픔 위해. --- p.40 연인들 릴케 보라 어떻게 그들이 마주 보고 어른 되는가: 그들의 혈관에서 모든 것 정신이 된다. 그들의 모습 떤다 굴대들처럼, 그것들 뜨겁게 또 뇌쇄하며 돌고. 목마르지, 그리고 마실 만하다, 잠 깨고 보라: 그들이 볼만하다. 그들이 상대방 속으로 가라앉게 하라, 서로 견뎌낼 수 있도록. --- p.107 여행 노래 호프만슈탈 물이 무너진다, 우리 삼키려고, 구른다 바위들, 우리를 때려 부수려, 온다 벌써 강력한 날개 타고 새들이 이리, 우리 실어가려고. 그러나 그 아래 놓여 있다 육지가, 열매, 끝없이 비치는 곳 나이 없는 호수인 그것들이. 대리석 정면과 분수 가장자리가 오른다 꽃향기 토지에서, 그리고 부드러운 바람 분다. --- p.197 냄새 오르간 모르겐슈테른 팜슈트룀이 만든다 냄새 오르간 한 대를 그리고 연주한다 그것으로 코르프의 재채기 산톱풀 소나타를. 이것이 시작한다 알프스 약초-셋잇단음표로 그리고 만족시킨다 아카시아-아리아 한 곡으로. 그러나 스케르초에서, 갑자기 그리고 의외로, 월하향과 유칼립투스 사이, 따른다 세 마디 유명한 산톱풀-악절이, 소나타 이름을 있게 한 그것이. 팜슈트룀이 거의 떨어질 지경이다 이 B-C# 절분음 대목이면 매번 의자에서, 반면 코르프는 집처럼 편하다, 안전한 책상에 앉아, 잇달아 작품을 종이에 내던진다…… --- p.241 숲길 바인헤버 숱한 길 나 있다 숲에, 순한 사랑이 찾는다 지치고 눈멀어. 아아, 어찌나 세상이 혹한인지! 언제나 분다 똑같은 나쁜 바람이. 언제나 울린다 똑같은 노래가 들판에서, 똑같은 어두운, 무거운 운(韻)이고: 숱한 길 나 있다 세상에 ― 이르지 않나 그런데 하나도 집에? --- p.302 덧없다는 모든 것이* 괴테 덧없다는 모든 것이 하나의 비유일 뿐; 미비(未備), 여기서는 그것이 벌어진 바이다; 형용불가, 여기서 그것이 행해졌다; 영원-여성이 이끈다 우리를 위로. * 『파우스트』 마지막 합창. --- p.395 애도 실러 아름다움도 죽어야 하다니! 그것이 인간과 신들을 극복하는, 그것이 움직이지 못한다 무쇠 가슴, 명부의 제우스의 그것을. 단 한 번 부드럽게 했다 사랑이 그 어둠 지배자를, 그리고 바로 문턱에서, 엄혹히, 도로 불렀다 그가 제 선물을. 달래주지 않는다 아프로디테가 그 아름다운 아이의 상처, 그 사랑스런 몸에 끔찍하게 수퇘지가 새긴 그것을. 구해주지 않는다 그 신 같은 영웅을 불멸의 어머니가, 그가, 스케이 대문에서 쓰러지며, 자신의 운명을 실현할 때. 그러나 그녀가 오른다 바다에서 네레우스의 딸들 모두 데리고, 그리고 애도를 시작한다 영광에 빛나는 아들 위해. 보라! 거기 울고 있다 신들이, 울고 있다 여신들 모두,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을, 완벽이 죽어버리는 것을. 애가를 사랑받는 이의 입으로 부르는 것도 장엄하지, 왜냐면 평범은 애도 없이 저승 땅에 떨어진다. --- p.431 대장장이 울란트 들린다 내 애인, 망치를 그가 휘두른다, 그것 솨솨거린다, 그것 울린다, 그것 스며든다 멀리 종소리처럼 거리와 광장에 온통. 검은 벽난로 곁에, 거기 앉아 있다 내 연인, 하지만 내가 그리 건너가면, 풀무가 난리를 치네, 불꽃이 벌컥 화를 내고 타오르네 그의 둘레. --- p.459 어디 하이네 어디일까 장차 방황에 지친 자의 마지막 안식처가? 남쪽 종려나무들 아래? 라인강 가 보리수들 아래? 장차 내가 어딘가 사막에 묻히게 될까 낯선 손에 의해? 아니면 쉬려나 바닷가 해변 모래 속에서? 무슨 상관! 나를 둘러쌀 테지 하느님의 하늘이, 어디서든, 그리고 근조등(謹弔燈)으로 떠 있겠지 밤중에 별들이 내 위에. --- p.5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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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릴케, 트라클, 횔덜린, 게오르게, 호프만슈탈, 모르겐슈테른, 니체……
48명의 시인, 320편의 생생한 시 『독일시집』에는 기존의 선집에서 흔히 빠지는 주요 장시들을 거의 모두 수록했고 주요 시인들마다 소(小)시집 이상의 지면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시편들의 구성은 시인 김정환 특유의 논리와 감각을 통해 재구축되었다. 이를테면 ‘두이노’는 흩어놓았고 ‘오르페우스’는 모아놓았다. “너무 일찍 횡사한 재능은 죽음이 끔찍해서 유작들을 흩어놓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괴테, 릴케, 트라클, 횔덜린, 게오르게, 호프만슈탈, 모르겐슈테른, 니체, 슈타들러, 베르펠, 바인헤버, 하임, 데멜, 노발리스, 보르헤르트, 하이네, 실러, 슈토름, 플라텐, 포겔바이데, 클라우디우스, 뫼리케, 그리피우스, 실레시우스, 클롭슈토크, 헤벨, 브렌타노, 울란트, 아이헨도르프, 슈트람, 드로스테-휠스호프, 오피츠, 횔티, 그로트, 켈러, 마이어, 레나우, 뢰르케, 리스트, 플레밍, 베케를린, 뮐러, 렌츠, 티트게, 뤼케르트, 주칼마글리오, 홀츠. 『독일시집』에 들어가 있는 시인들의 명단이다. 독일어권 시를 대표하는 다채롭고 생생한 얼굴들이다. 독자들은 이 한 권의 책으로 내로라하는 독일 시인들의 가장 현대적인 고전을 음미하며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선집에서 흔히 빠지는 주요 장시들을 거의 모두 수록했고 주요 시인들마다 소(小)시집 이상의 지면을 마련하였다. ‘두이노’는 흩어놓았고 ‘오르페우스’는 모아놓았다. 너무 일찍 횡사한 재능은 죽음이 끔찍해서 유작들을 흩어놓기가 힘들다. 하여, 『독일시집』. 내가 정한 제목이지만 마음에 든다. ‘독일 시선집’이 아닌 것이. 이만한 분량인 것이. 이런 분량의 독일 시선집은 해외에 얼마든지 있지만 이러한 구성의 ‘독일시집’은 내가 알기로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