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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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哲: 희숙의 손에 이 상처를 보고도 내가 짐작 못했다니…. (솟구치는 울음을 참을 길 없어 한동안 무진 애를 쓰더니 결국 폭발하다싶이 고함친다.) 아아, 누구나 이내 손목아지를 잘라 다오! 희숙이가 그렇게도 괴뢰군 의용군에 안 나가겠다고 발버둥치는 걸 내가 이 손으로 거짓 서명을 하고 등덜미를 떠다 밀어낸 거야! 이 못난 놈이! 이 즉살할 놈이, 제 손으로 제 생명보다 더 귀중한 사람의 몸을 이렇게 만들다니-. (땅을 히비대며 창자를 짜다가 별안간 미친 듯이 웃는다.) 하하하…. 하느님은 공정하셔. 이 나쁜 놈에게 천벌을 내리시노라고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잡아가시니! 그러나 이왕이면 이놈을 죽여 주실 일이지, 왜 죄 없는 이 아가씨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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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江은 흐른다」는 전쟁 중에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희숙과 철을 포함해, 전쟁을 기회로 돈 벌기에 혈안이 된 소장, 남의 것을 빼앗아서라도 자기 이익을 챙기려는 클레오파트라, 그리고 그녀에게 기생하는 미꾸리, 댄스홀에서 몸을 팔아 생계를 이어 가는 로오즈매리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 준다. 이들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통해 도덕적 가치가 무너져 버린 서울을 그렸다. 댄스홀을 배경으로 춤을 주는 장면이나, 클레오파트라가 철을 유혹하는 장면, 로오즈매리가 마음을 주었던 소장에게 배신당하고 절망하는 장면은 퇴폐적이고 냉소적인 절망감을 부각한다. 유치진이 1956년 미국 등 해외 연극계를 시찰하고 돌아와 쓴 첫 작품이자, 작가의 마지막 작품으로 [사상계](1958. 9)에 발표되었다. 극단 신협의 제51회 상연 대본으로, 국립극장에서 이해랑이 연출을 맡아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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