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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밤 주우러 가자!
산이나 논 언저리에 있는 밤나무에는 알밤이 붉게 익어서 아람이 되어 떨어지고 있습니다. 호철이와 동무들은 알밤을 줍기 위해 칠봉이 아저씨 밤나무가 있는 논둑으로 갔습니다.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하고 송이째 떨어진 밤을 까다가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얼른 주우려고 달려가다 쭉 미끄러져 밤송이 위에 엉덩방아를 찧기도 합니다. 논에 들어가서 밤을 줍다가 쭉 미끄러져서 벼를 쓰러뜨리기도 하지요. 고무신을 신었으니 질척한 논흙에 얼마나 잘 미끄러지겠어요! 어른들은 밤을 주워 먹는 것은 뭐라 하지 않지만, 여름내 애써 키운 벼를 쓰러뜨리면, 나락 다 망가뜨린다면서 혼쭐냅니다. 어느 날, 호철이 일당은 많은 밤을 줍고 싶은 욕망 때문에 이웃 마을에 있는 산으로 밤 서리를 갑니다. 봉식이는 자루까지 들고 갔어요. 수많은 밤나무를 보고 입이 벌어지고, 알밤 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밤밭 주인한테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허겁지겁 도망을 쳤지만, 봉식이가 그만 주인에게 붙들려서 하는 수 없이 모두 돌아가서 주인아저씨한테 몽둥이로 머리를 한 대씩 딱 딱 얻어맞고 혼쭐이 납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아이들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고 다음부터는 훔치지 말고 달라고 하라면서 주운 알밤을 들려 보냅니다. 알밤 한 알이라도 더 주우려고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나락을 밟는다고 어른들께 혼도 나지만 아이들의 알밤 줍기는 이어집니다. 2. 미꾸라지 잡기 벼가 여물기 시작하니 온 들판이 누런 황금물결입니다. 논을 말리기 위해서 물골을 내어 물이 빠지게 하는데 이 물골을 도구라고 합니다. 호철이는 어머니와 함께 도구에서 미꾸라지를 잡습니다. 가을이 되면 미꾸라지는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몸에 영양분을 많이 쌓아두기 때문에 건강보양 음식으로 추어탕은 가장 좋은 음식거리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미꾸라지를 잡아서 여름내 일하느라 힘들었던 아버지와 할머니의 보양식으로 추어탕을 끓여드리기 위해 미꾸라지를 잡기도 하고, 또 장에 내다 팔아서 호철이 신발도 사 주고, 형의 가방도 사 줍니다. 그래서 미꾸라지 잡기는 보양식 재료가 되기도 하고, 또 어머니의 쌈짓돈을 마련할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남의 논에서 한창 미꾸라지를 잡고 있는데 논주인 아저씨가 나타나서 나락 망친다며 미꾸라지를 못 잡게 합니다. 옥신각신하다가 미꾸라지가 든 양동이를 쓰러뜨려서 쏟기도 했답니다. 작은 웅덩이의 물은 똥바가지로 퍼낸 다음, 미꾸라지를 잡기도 합니다. 그렇게 미꾸라지를 잡아서 어머니는 식구들에게 추어탕을 해 먹입니다. 소금을 뿌리자 미꾸라지들은 못 살겠다고 몸부림을 칩니다. 추어탕은 경상도나 전라도에서는 미꾸라지를 삶아 으깬 뒤 체에 내린 다음 여러 가지 나물과 함께 끓입니다만, 경기도 쪽에서는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끓여 먹는답니다. 3. 구수한 찐쌀 옛날에 시골에서는 추수하기도 전에 양식이 다 떨어지곤 했습니다. 그러면 덜 여문 벼를 베다가 낟알만 훑어서 찐 다음에 말려서 방아에 찧고 키로 까불어 껍데기를 날려 보낸 뒤 알맹이만 남겨서 그걸로 밥을 해먹었습니다. 그 구수한 찐쌀을 봉식이가 쩝쩝거리며 혼자서만 먹습니다. 좀 얻어먹겠다고 동무들이 달려들었지만, 호철이는 못 얻어먹었습니다. 심술이 난 호철이는 어머니께 찐쌀을 해 달라고 심통을 부립니다. 논에서 도구를 치는 아버지께 막걸리를 가지고 간 호철이는 들판 풍경에 넋을 잃습니다. 째잭거리며 날아다니는 참새며 기우뚱 서 있는 허수아비를 보다가 바랭이 풀에 걸려 넘어질 뻔도 했습니다. 논두렁에 앉아 막걸리를 드신 아버지는 벼를 베어 찐쌀을 해 먹는다고 했습니다. 얏호! 신바람이 난 호철이는 이제나저제나 찐쌀이 다 되기를 기다립니다. 멍석에 널어놓은 찐쌀에 닭이 달려들어 먹지 않도록 하고, 다 말라 디딜방아 찧는 데까지 따라가서 어머니와 누나 대신 디딜방아를 찧겠다며 덤벼들기도 합니다. 마침내 방아를 다 찧고 어머니가 키질을 하십니다. 호철이는 어머니를 졸라 찐쌀을 한입 가득 뭅니다.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나는 찐쌀을 먹으며 바지 양쪽 주머니가 불룩해지도록 찐쌀을 담아가서 동무들과 나누어 먹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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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사계절 동화’ 시리즈 완간!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와 배움이 하나 된 동화 ‘이호철 사계절 동화’ 시리즈에 나오는 아이들은 때로는 배꼽 잡는 악동 짓을 하는 개구쟁이들이지만, 때 묻지 않는 순수함으로 시멘트 감옥 같은 도시생활과 학습경쟁에 찌들어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싱싱한 생명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호철 사계절 동화’는 삶이 배어 있는 살아 숨 쉬는 성장 동화이고, 사계절 자연의 순환과 우리 전통 놀이를 배우는 생태동화입니다. ‘이호철 사계절 동화’ 시리즈는 입말로 쓰여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사투리로 쓰인 부분은 모두 풀이말을 달아서 그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정겨운 사투리를 살려 읽다 보면 저절로 흥이 나고, 살아있는 우리말을 배울 수 있습니다. 봄 편의 박소정 화가, 여름 편의 장호 화가, 가을 편의 이재관 화가, 겨울 편의 이혜원 화가들이 온 마음을 기울여 그린 정감 어린 그림들이 이야기를 더더욱 배꼽 잡게 하고 흐뭇하게 하는 그림 꽃밭을 이루고 있습니다. 요즘은 도시나 농촌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더불어 사는 대가족은 거의 없습니다. 집안일을 도우면서 식구끼리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어른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지요. 요즘 아이들에게 50여 년 전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때 농촌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또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어떻게 놀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절 사람들의 삶 속에서 요즘 사람들에게서는 배울 수 없는 진정한 삶의 가치도 있을 테고요. 이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호철 사계절 동화’ 시리즈는 도시 물질문명에 떠밀려 자연과 생명의 세계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아이들을 오래된 미래로 이끄는 이야기 꽃밭입니다. 이호철 선생님이 들려주는 철 따라 노는 어린 시절 이야기, ‘이호철 사계절 동화’시리즈는 아이들에게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와 배움이 하나 되어 건강하게 자랐던 어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흐뭇하게 돌아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우리 겨레 속에 내림으로 이어져 오는 서정과 순정의 세계, 전통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오래된 미래로 이끄는 새로운 어린이 문학, 새로운 이야기 꽃밭을 펼쳐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