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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여인 (필립 말로 시리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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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 Chand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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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발목까지 얼어붙었다.
나는 일어서서 불을 끄고 거실로 다시 뛰어 돌아가서 램프 스위치에도 손을 뻗었다. 물론 어쨌거나 너무 늦은 일이었다. 발걸음 소리는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다시 들려오고 있었다. 목덜미의 털이 곤두섰다. 나는 왼손에 손전등을 쥔 채 어둠 속에서 발걸음 소리를 기다렸다. 죽을만큼 긴 이 분의 시간이 기어가듯 지나갔다. 그동안 나는 채 숨도 마저 쉴 수 없었다. 패튼은 아닐 것이다. 조심스럽고 조용한 발걸음은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며 조금 움직였다가 오랫동안 멈추고, 다시 움직였다가 오랫동안 멈추고 하는 듯했다. 나는 문 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서 소리내지 않고 손잡이를 돌렸다. 나는 문을 활짝 젖히고 손전등을 쑥 내밀었다. --- p.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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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탐정의 전형, 필립 말로
흔히 ‘사립탐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사냥 모자를 쓰고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문 셜록 홈스. 다른 하나는 중절모를 깊이 눌러 쓰고 트렌치코트의 깃을 높이 세운 채 한 손에 권총을 든 남자. 이것이 바로 미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느와르의 이미지이자 하드보일드 탐정의 이미지이며 바로 필립 말로의 이미지이다. 추리문학의 대표적인 두 하위 장르가 본격 추리소설과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라고 한다면, 하드보일드 장르를 대표하는 탐정상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 필립 말로인 것이다.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의 첫 작품인 『빅 슬립』에서 말로에 대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즉 필립 말로는 캘리포니아 산타로사 출신으로 33세 미혼이며 지방 검사 와일드 밑에서 수사관 생활을 하다가 말을 안 들어서 해고당했다는 것. 183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85킬로그램 이상 되는 당당한 체격의 소유자라는 것. 호바트 암스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으며, 일당 25불과 제반 경비를 받는 조건으로 탐정 일을 한다는 것. 귀에 거슬리는 비아냥거리는 농담을 즐겨하는 그의 모습도 작품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겪기도 하지만, 그의 매력만은 저항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이후 거의 모든 미국 사립 탐정들은 ‘유사-말로’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이를 두고 Chandleresq'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또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는 대부분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필치, 대단히 매력적인 주인공, 화려하면서도 서정적인 주인공 등이 영화의 조건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말로의 매력이 강한 만큼 주연 배우도 로버트 미첨, 제임스 가너, 제임스 칸 등 당대의 스타들인데, 특히 유명한 것은 에서 말로를 연기했던 험프리 보가트이다. 의 각본을 노벨상 수상작가인 윌리엄 포크너가 썼고 영화 자체도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작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