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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살 달걀말이
이세식 떡국 볶은 콩 얼렁뚱땅 까르보나라 아구탕 벚꽃놀이 도시락 김 도시락 우동 토마토 스튜 콩조림 오이 쓰케모노 포토퍼 오레키에테 파스타 크로크마담 오코노미야키 국수 미소즈케 라따뚜이 커피 경단 코코넛밀크 카레 샴페인 로스트치킨 |
Tsumugu Hashimoto,はしもと つむぐ,橋本 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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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밥을 해야 한다. 압력밥솥에 쌀을 두 홉. 물을 두 컵. 센 불에 올린다. 밥이 되는 동안 작은 프라이팬에 다진 고기를 볶아서 맛술, 간장, 생강으로 양념을 했다. 다 된 것은 다른 접시에 덜어둔 뒤, 프라이팬을 씻고 다시 불에 올린다. 기름을 부었다. 채소도 필요하겠지 싶어서 호박과 감자를 랩에 싸서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사실은 찌는 게 더 맛있지만, 가스레인지는 전부 사용 중이다. 계란을 풀어서 붓자, 잘 달궈진 프라이팬은 치익 소리를 냈다. 계란은 바로 익는다. 절대로 태우면 안 된다. 예쁜 노란색으로 완성해야 한다. 꺼내고 한 장 더. 몇 번 되풀이하는 사이 얇은 계란지단이 도마에 포개졌다. 식칼로 잘게 썬다. 계란지단 완성이다.--- 「벚꽃놀이 도시락」
“예를 들면 달걀과 유유만으로는 맛이 부족하니까 버터를 넣는 거지. 이걸 넣으면 크림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맛이 돼.” “굉장하네, 누구한테 배운 거야, 그거?” 치즈루는 대답할 수 없었다. 머리에 떠오른 순간,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동생은 눈치를 챈 것 같다. “미안. 잘못했어.” 물이 끓고 있다. 스파게티가 익고 있다. 마음이 흔들린다. 언젠가의 광경이 떠오른다. “독신자용 요리야.”--- 「얼렁뚱땅 까르보나라」 얼굴은 닮았지만 성격은 엄마와 닮지 않았다. 덜렁거리는 딸과는 정반대로 엄마는 아주 꼼꼼한 사람이었다. 꼼꼼함이 지나쳐서 신경질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예를 들면 당근도 감자도 밖에서 사오는 것은 반드시 솔로 박박 씻었다. 쌀을 씻는 횟수도 정해져 있었다. 볼에 쌀을 담아 먼저 다섯 번. 손바닥을 이용해서 몸으로 눌러가면서 씻었다. 이어서 볼 가득 물을 받는다. 가볍게 씻은 뒤 물만 버린다. 그걸 두 번. 그다음에 전기밥솥에 옮겨서 스위치를 켜는 식이다. 입고 있는 옷은 날에 따라 달라도 쌀을 씻는 엄마의 뒷모습만은 항상 같았다.--- 「토마토 스튜」 다음 날, 콩은 물을 듬뿍 머금고 있었다. 바구니에 건져놓은 뒤 큼직한 냄비에 넣었다. 콩을 졸이는 요령은 간단하다. 필요한 것은 물과 시간뿐. 자글자글 졸이다 보면 저절로 완성된다. 요령은 두 가지. 물을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을 것. 센불로 하지 않을 것. 두 가지를 모두 잘못하면 모양이 망가진다. 부드러운 불로 이따금 찬물을 조금씩 부어주면서 뭉근히 졸이면 맛있는 콩조림이 완성된다. --- 「콩조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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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슬고슬, 보글보글, 노릇노릇, 사르륵.
흰 종이 위에 펼쳐지는 음식들의 향연 “작가는 꽃이 피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계절이 오고 가는 모습들을 그 시기에 어울리는 음식과 엮어서 들려주고 있다. 필경 가족들의 음식을 준비할 때와 같은 마음으로 작업했으리라. 평범한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 그래서 아름답고 그래서 맛있는 『오늘의 요리』는 무늬가 각기 다른 헝겊을 모아 만든 예쁜 패치워크 가방 같은 소설이다.” - 역자 권남희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모든 음식이 맛있는 요리가 된다. 보통의 날의 식사 풍경을 섬세하고 정성껏 그려낸 따뜻한 음식 소설. 『오늘의 요리』는 맛있는 음식을 매개로 23명의 사연과 그들의 추억을 들려준다. 그 추억 속엔 음식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하는 손길,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눈 시간들,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 저자 하시모토 쓰무구의 가장 큰 매력은 소소한 감정의 움직임, 특히 행복한 순간을 섬세하게 표현한다는 점이다. 그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잔잔한 일상을 통해 어느새 독자들에게 삶의 온기와 위로를 전한다. 『오늘의 요리』는 거기에 눈앞에 펼쳐지는 생생한 요리 풍경과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이 다채롭게 등장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주부(主夫) 소설가가 정성껏 그려낸 23가지 음식 이야기. 이 책은 자체가 작가 자신의 생활을 반영한 소설이다. 가난한 작가인 남편이 바쁜 아내를 위해 도시락을 싸서 벚꽃놀이를 가는 이야기 『벚꽃놀이 도시락』은 거의 자신의 얘기라고 한다. 아내는 직장을 다니고, 자신은 집에서 글을 쓰며 살림을 하는 주부(主夫) 소설가라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만 글을 쓴다는 작가의 진정성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섣달그믐에서 시작하여 크리스마스로 끝나는 이 단편집은 계절감이 있는 음식과 없는 것이 섞여 있지만 거의 일 년 사계절 이십사절기의 모습을 담고 있다. 계절감이 넘치는 새해맞이 달걀말이, 설날의 떡국, 가을의 보름달을 구경하며 먹는 경단, 크리스마스의 로스트치킨 등의 요리들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사람들은 웃고 슬퍼하고 또 사랑하고 이별을 하며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고 헤어짐을 준비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언제나 음식이 있다. 화려하고 비싼 음식이 아니어도 모든 음식이 맛있는 요리가 되는, 다양한 사람들의 식사 풍경을 담은 요리 소설 『오늘의 요리』. 치열한 세상에 지친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