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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이 늘어 가는 추세에도 차별과 불평등의 기운을 정통으로 맞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피부색의 명도가 마치 등급처럼 매겨지는 현실을 모른 척하고 있지 말라는 신호를 감지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짐짓 못 본 척하고 있는 현실을 끄집어내는 게 이 소설의 아픈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맥락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이 소설을 통해 판단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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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여행 : 자아여행
이태원에서 뉴욕으로 이어지는 한 흑인 혼혈 소년의 휴먼 로드 픽션 1960년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 한 여자가 아이를 낳았다. 흑인 미군 남자와 한국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에게는 ‘병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병석이를 낳은 후 숨을 거둔 엄마와 이미 한국을 떠난 아빠의 얼굴도 모른 채 병석은 구걸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숨어든 가판대에서 인심 좋은 노점상을 만난 병석은 그의 친구가 운영하는 광화문의 한 여관에 몸을 의탁한다. 병석은 여관 지배인 ‘임우재’의 보살핌 속에서 세상에 차츰 눈을 뜨고, 아버지의 핏줄을 찾아 미국에 가겠다는 꿈을 꾼다. 그 무렵, 엄마에게 버려져 거리를 떠도는 ‘미희’가 여관으로 오게 되고, 백인 혼혈 소녀인 미희와 병석은 친남매처럼 서로를 의지한다. 한편 우재와 정략결혼이 예정되어 있던 ‘옥화’가 우재 몰래 두 사람을 쫓아내자 병석과 미자는 이태원으로 향하고, 우연한 만남으로 ‘절뚝이’와 함께 지낸다. 하지만 절뚝이와 적대적 관계에 있던 무리가 병석을 납치하면서 미희와 병석에게는 또 한 번 위기가 닥친다. 절뚝이에게 가까스로 구출된 병석은 미희와 함께 이태원을 벗어나지만 두 사람에게는 끊임없이 위기가 찾아온다. 과연 병석은 미국에 가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두 번째 여행 : 시간여행 세계적인 극작가의 손에서 전쟁 후 한국의 거리가 다시 태어나다 『이태원 아이들』의 또 다른 묘미는 한국전쟁 후 1960, 1970년대가 사실적으로 재현됐다는 점이다. 작품 속에는 서울 거리의 노점상들, 통금 시간 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미국의 극작가인 저자가 서양 문화와는 다른 한국의 문화를 세세하게 담을 수 있었던 이유는 꼼꼼한 자료조사 덕분이었다. 저자인 데이비드 L. 메스는 이 작품을 위해서 약 3년 동안 자료 조사에 매달렸다. 물론 단순히 사실적인 시대 배경을 탐색하기 위한 시간은 아니었다. 그는 한국에서 1년, 일본에서 1년을 보내며 수많은 혼혈아들을 만났고 그 아이들을 직접 돌본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 기록은 작가의 손에서 재탄생되어 당시의 혼혈아들이 느꼈던 고통이 작품 속에 절절히 드러나게 했다. 세 번째 여행 : 치유여행 한국의 ‘이방인’이 된 한국인에게 보내는 위로와 다짐의 메시지 병석이와 미희를 둘러싼 현실이 냉혹하면 냉혹할수록 두 사람의 조력자들은 더없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기꺼이 거둬 준 우재, 이태원의 깊은 그늘로부터 두 사람을 보호하는 절뚝이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가겠다’는 병석과 미희의 꿈을 위해 도움을 준다. 굶주리며 거리를 기웃거리는 미희는 뜻하지 않은 선물처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얻기도 하고, 병석은 책방 주인으로부터 열심히 공부하라는 당부를 듣기도 한다. 21세기의 한국에도 서툰 한국어, 다른 피부색을 이유로 차별과 놀림의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존재한다. “신이 그 아이들을 벌하려고 이 땅에 보낸 것은 아니다”라는 작품 속 우재의 이야기는 퍽퍽한 현실을 변화시킬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