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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3분 전 9 │ 쇼퍼홀릭 49 │ 그녀에게 이중생활을 권함 81 │ 설단 현상 135 │ 상상 철물 175 │ 글쓴이의 말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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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9층에서 떨어졌는데도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 정말 기적이라고만 생각하십니까? 당신을 살리기 위해 누군가가 사력을 다해 애썼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까?”
남자의 말에 세호는 깜짝 놀랐다. ‘도대체 이 사람 뭐야? 어떻게 그걸 아는 거야?’ “당신을 살린 누군가처럼 당신 역시 자살하려는 사람을 살리러 달려 나가야 합니다.” / 「추락 3분 전」--- p.25 “아빠, 휴대폰 어디 있어?” 나는 화가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어떤 정신으로 살기에 휴대폰까지 잃어버린 채 쇼핑을 하고 돌아다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빠를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니까 순간 짜증이 났다. 뺏긴 문화 상품권에 그려진 이빨 내놓은 호랑이 그림이 떠올랐다. 아빠한테도 내 이빨 맛을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쇼퍼홀릭」--- p.71 어차피 모든 사람은 마음속에 또 하나의 방을 만들어 놓고 혼자만의 비밀을 넣어 두는 법이다. ‘그런 게 바로 이중적인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이 세상에 이중적이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교진은 비로소 깨달았다. 지구의 겉껍질, 맨틀, 외핵, 내핵을 무시하면 안 되는 거였다. 인간에게도 지구와 똑같은 구조가 적용된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겉으로 드러난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그 속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더 아프고, 더 슬프고, 더 외로운 무엇이 감춰져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 「그녀에게 이중생활을 권함」--- p.131 “세진아, 아줌마 말이 맞지? 고기가 없어도 고기가 있는 것처럼 맛 낼 수 있다고 했잖아.” “응. 진짜 그러네.” “생선이 없어도 생선 있는 것처럼 맛 낼 수 있고.” “응. 진짜 희한하다.” (…) “설마 고기도 안 들어 있고 생선도 없는데, 고기 맛이 나고 생선 맛이 나겠니? (…) 고기 맛, 생선 맛보다 더 맛있는 맛도 세상에는 많다는 거지. 그리고 그 맛을 네 혀가 지금 알아챘잖아.” / 「설단 현상」--- p.171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진짜 날아다니기라도 하는 거예요? 하긴 학교에서도 왕따가 되어 버렸으니 뭐 어떻게 되든 별 상관도 없지만요.” 지빈은 체념한 듯 발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거짓말 마라.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 않을거다, 너 같은 애는.” “저 같은 애요? 제가 어떤 앤데요?” “어디에도 마음 붙일 데가 없어서, 마음이 뜨는 통에 몸도 뜨는 애. 너 같은 애가 바로 그런 애다. 너처럼 온 마음을 다해 사람을 대하고도 끝내 사람들한테 외면받으면 몸이 그렇게 떠오른다더라. 나도 들은 얘기야. 너 같은 사람들한테서. 아주 옛날에 말이다.” / 「상상 철물」 --- p.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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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3분 전」_ “죽어야겠다.” 열여덟 세호, 결심하다
사고로 죽은 아빠의 비밀을 알게 된 후 크나큰 배신감에 살아야 할 이유를 놓치고 만 세호는 9층 베란다 밖으로 몸을 던진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그런 세호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최세호 씨, 임무 전달받으십시오.” 수화기 너머 의문의 남자는, 누군가 세호를 살린 것처럼 세호 역시 ‘자살 방지 조력자’가 되어 투신하는 이의 몸을 등으로 받아 내야 한다는 믿기 어려운 말을 남기고… 통화 직후 추락 3분 전인 자살 예정자의 신상이 문자로 전달된다. 죽음을 결심한 자의 삶의 무게를 견뎌 내고 세호는 ‘자살 방지 조력자’로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 「쇼퍼홀릭」_ 쇼핑 중독에 빠진 아빠라니! 평생 자기 손으로 양말 한 켤레 사 본 적 없는 아빠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셔츠에 구두, 내친김에 염색까지…! 어딘가 수상한 아빠와 이제는 훌쩍 자란 아들이 시소 위에 마주 앉았다. 쿵더쿵쿵더쿵 시소타기에 맞춰 아빠와 ‘나’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어릴 적 ‘나’가 그러했듯 허공에 발을 띄운 채 아기처럼 즐거워하는 아빠. ‘나’가 들어 올린 것은 쇼핑 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아빠의 무거운 현실이었다. 시소 위, 뒤바뀐 아빠와의 위치에서 냉혹한 현실에 짓눌린 아빠에게 위로를 건네는 아들의 모습이 따뜻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그녀에게 이중생활을 권함」_ 형에게는 과분한 그녀에게 이중생활을 권함 편의점의 새로운 알바생이자 명문대 휴학생이며 형 서진의 여친인 지윤을 삼부자가 모두 점찍었다. 편의점 사장인 아빠는 장래의 큰며느릿감으로, 형 역시 장래의 아냇감으로, 교진은 형수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여친으로! 돈 쓸 줄 밖에 모르는 싸가지 형 몰래 자신과도 사귀어 보라며 ‘이중생활’을 권하는 교진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날리는 지윤의 까칠함에 교진은 또 한 번 반한다. 지칠 줄 모르는 교진의 구애에 결국 지윤은 뜨거운 키스로 화답(!)하고, 이제 교진과 서진 사이에서 지윤의 본격 ‘이중생활’이 시작되는 듯했으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그녀의 또 다른 이중생활이 드러나며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설단 현상」_ 내 얘기를 진심으로 들어 줄 단 한 사람 명문대 진학만이 세상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길이라 믿는 엄마의 지시에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미적분 문제집과 씨름하며 살아온 여고생 세진에게 아줌마는 유일한 친구이자 마음의 안식처와도 같은 존재이다. 바쁜 엄마, 아빠를 대신해 오랜 시간 세진이네 집 살림을 돌보아주던 아줌마와 아줌마가 해 주는 맛있는 음식 앞에서 세진은 하루 종일이라도 웃고 떠들 수 있었다. 그런 세진이 못마땅한 엄마는 하루아침에 아줌마를 쫓아내고, 삶의 버팀목을 잃은 세진에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데…. 「상상 철물」_ 몸이 떠오르는 소녀를 위한 처방전 학급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된 후로 지빈에게는 비밀이 하나 생겼다. 60킬로그램이나 되는 자신의 몸이 잠깐씩 공중에 떠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것. 친구들과의 관계 때문에 걱정인 와중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태마저 들켜 버릴까 봐 지빈은 전전긍긍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정육점 주인 할아버지는 지빈의 비밀을 단박에 알아채고는 몸이 뜨는 지빈을 위한 처방전으로 고기 대신 묵직한 쇳덩어리를 건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빈에게 필요한 쇳덩어리의 무게는 늘어 가고, 지빈은 자신의 운명이 걸린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려야 할 기로에 서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