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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새
五柳洞의 銅錢 뻐꾸기 소리 첫눈 먼 바다 점 하나 열사흘 보름 앵두, 살구꽃 피면 버드나무 길 물기 머금 풍경 1 물기 머금 풍경 2 제비꽃 2 밭머리에 서서 바람 속 論山을 지나며 잔 滿船을 위해 接分 곰팡이 自?像 3 뺏기 건들장마 눈발 털며 郵便函 面壁 1 九節草 月暈 제비꽃 얼레빗 참빗 먹감 風磬 童謠風 나귀 데불고 장대비 曲 5篇 참매미 城이 그림 미닫이에 얼비쳐 영등할매 曲 막버스 Q씨의 아침 한때 그 봄비 강아지풀 들판 小感 손거울 담장 울안 空山 낮달 먼 곳 別離 샘터 軟? 할매 自?像 2 소나기 濁盃器 솔개 그림자 點描 해바라기 斷章 弦 눈 겨울밤 雪夜 뜨락 秋日 故鄕 木瓜茶 저녁 눈 三冬 水中花 장갑 靜物 두멧집 둘레 寒食 鐘소리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
朴龍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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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 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 p.95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 p.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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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 근현대시선’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박용래 시의 깔끔하게 절제된, 혹은 흠 없이 정제된 미학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음악을 위해 살뜰히 소진되고 있는 언어다. 그러고 보면 박용래는 음악을 위해 좀 더 많은 언어를 소비해야 했던 여타 시인들보다는 천성적으로 언어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음감을 이미 체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용래 시에서 음악성은 동일한 율격과 동요풍의 반복적 운율을 통한 리듬감 있는 음악성, 대구 형식과 반복법의 쓰임, 쉼표와 접두사 사용 등에서 나온다. 또한 문장에서 조사를 생략하는 것도 시의 리듬 감각에 방해가 되는 군더더기를 제거한, 음악성의 발로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극히 의도적이거나 혹은 전혀 그렇지 않거나 식의 과감한 행갈이도 음악성에 기여한다. 그의 시는 필요 이상으로 자기를 드러내거나 과장하거나 변명하려 들지 않는다. “노적가리 지붕 어스름 밤 가다가 제 발자국에 놀란 기러기”('들판')처럼 그의 “그림자만 기우뚱 하늘로 날아” 시가 되었고, 박용래라는 한 개인 및 한 개성, “제 발자국에 놀란 기러기”는 “노적가리 시렁에 숨어 버렸다”. 물론 이토록 염결한 시인에게도 “살아 무엇하리/ 살아서 무엇하리// 죽어/ 죽어 또한 무엇하리// (중략)// 진한 허망일랑/ 자욱자욱 묻고// (중략)// 家出하고 싶어라/ 싶어라”('자화상 3')라고 말할 만큼의 짙은 회한이 있었으며, “모스러진 돌절구 바닥에도 고여 넘치는 이 비천함이여”('그 봄비')라고 파열돼 나오는 정서의 응혈을 내비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한지에 넘칠 듯 말 듯 번진 먹물 자국의 여운이 아니랴. 최소한의 금욕적인 언어, “삼엄하리만큼 가늘고 섬세하고 치밀한” 서정미를 추구한 박용래의 시를 보면서 부조(浮彫) 기법으로 새겨진 판화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왠지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다가오는 그의 시의 행간 때문일 것이다.. 간결하고 정갈하게 걸러져 나온 한 줄 시행 사이에는 얼마나 수다한 말들과 진한 파토스가 녹아 내려 있을까. 그 행간에 묻힌 시인의 서러움과 정한(情恨)과 고결한 시혼을 함께 읽어 내지 않고서는 박용래 시의 진면모를 결코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