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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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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is Scott Key Fitzgera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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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개인의 성격이 성공적인 몸짓의 끊이지 않는 연속이라면, 개츠비에겐 실로 대단히 매력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그에겐 삶의 가능성에 대한 매우 민감한 감수성이 있었다. 그것은 마치 그가 만 마일 밖에서도 지진을 감지하는, 고도로 정교한 기계와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의 민감한 감수성은, 종종 ‘창조적인 기질’이라고 미화되는 연약하고도 신경질적인 예민함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것은 희망을 향해 전진하는 비범한 재능이었고, 다른 누구에게서도 본 적이 없고 또 앞으로도 결코 볼 수 없을 낭만적인 의지였다. 개츠비는 자신의 삶을 잘 살아냈다. 인간의 숨 가쁜 희망이나 행복에 대해 내가 일시적으로나마 흥미를 잃은 이유는 개츠비 탓이 아니었다. 그것은 개츠비를 먹이로 삼아버린 그 무엇, 그가 품은 꿈들의 주변을 떠돌며 역겨운 먼지를 뿌려댄 그 무엇의 탓이었다. --- p.11
분명, 그날 오후 데이지가 그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데이지 탓이 아니라, 너무도 거대하고 정열적인 그의 환상 때문이었다. 그 환상은 그녀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세상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는 그 환상에 자신을 온통 내던졌다. 형언하기 어려운 엄청난 열정으로 환상에 또 다른 환상을 보태며, 가능한 한 모든 빛나는 깃털로 그것을 장식했다. 어떤 불꽃도 어떤 새로움도, 한 사내가 자신의 유령 같은 영혼 속에 쌓아올린 그 탑에 감히 도전할 수는 없는 법이다. --- p.136 내 생각이 맞는다면, 아마도 그는 자신이 간직해온 과거의 따뜻한 세계는 이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고 느꼈을 것이다. 단 하나의 꿈을 붙들고 너무나 오랜 세월을 보냈다고, 그 때문에 너무나 큰 대가를 치러왔다고 느꼈을 것이다. 섬뜩한 나뭇잎들 사이로 낯설기만 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온몸이 전율했을 것이다. 장미 한 송이가 얼마나 괴기스러울 수 있는지, 드문드문 자란 풀 위로 내리쬐는 햇볕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하나의 새로운 세상이, 진실 없이 물질적이기만 한 세상이, 허기진 유령들이 공기를 들이켜듯 꿈을 들이켜 삼키는 세상이 그의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어지러운 나무들 틈을 헤집고 그에게 미끄러지듯 다가온 그 잿빛의 기괴한 형상처럼…… --- p.226 개츠비는 초록 불빛을 믿었다. 그 짜릿한 미래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한 해 두 해 지날수록 우리들 뒤로 퇴각한다. 그해 여름, 초록 불빛은 우리 곁을 지나쳐 갔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면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고, 더 멀리 두 팔을 뻗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맑은 아침……. 그렇게 우리는 헤쳐 나아간다. 물살을 거슬러 노를 저으며,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들어가며. --- p.2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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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시대’ 혹은 ‘광란의 시대’로 불리는 1920년대의 미국 동부,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공허함과 삶의 덧없음을 피할 길 없는 인간 군상들…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과 몰락을 그려낸, 현대 미국문학의 빛나는 금자탑 21세기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주목받는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대표작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아내 젤다와 함께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사치와 향락과 더불어 정신적인 허무가 만연한 1920년대 사교계에서 화려한 생활을 즐기며 유명세를 치렀다. 그의 단편집 《재즈 시대의 이야기들》에 수록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2009년에 영화로 선보인 바 있고, 2012년 개봉한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는 아내 젤다와 함께 등장인물로 나오기도 했다. 후자는 줄곧 동경해오던 1920년대의 파리로 타임 슬립하는 소설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피츠제럴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거트루드 스타인 등 파리 거주 외국인 작가들 무리 중 한 명으로 개성을 드러내며 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 작가들 무리는 일명 ‘잃어버린 세대’라고 하는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조국 미국에 환멸을 느끼고 쾌락과 허무를 일삼으면서도 정신적인 가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던 젊은 지식인층을 일컫는다. 이렇듯 끊임없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인 피츠제럴드의 작품 가운데서도 1920년대의 미국 동부를 배경으로 정열적인 꿈을 지닌 남자의 허무한 몰락을 그린 《위대한 개츠비》는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 《위대한 개츠비》는 바즈 루어만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2013년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서 공개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일찍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는 한 선배가 주인공에게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는 사람이라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겠군”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와,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무라카미는 《위대한 개츠비》를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소설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글쓰기의 교본’과도 같다고 밝혔으며, 직접 번역하여 2006년에 발표하기까지 했다. 유려한 언어로 빚어낸 재즈 시대의 빛과 그림자, 영문판 원서도 함께 수록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상류층 집안 출신의 데이지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가난한 청년 개츠비가 이미 톰과 결혼해버린 그녀에게 다시금 다가가기 위해 부를 축적하고 대저택을 사서 마침내 재회에 성공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오해로 인해 허무하게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데이지와 친척지간이자 작품 속에서 서른 살을 맞이한 미국 중서부 출신 청년 닉 캐러웨이의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닉 캐러웨이는 뉴욕의 증권회사에서 일하고자 중서부의 고향을 떠나 동부로 찾아온 인물로, 그와 이웃한 대저택에서 사는 개츠비를 알게 되고, 그의 인간됨에 차츰 감화되면서 사후 처리까지 도맡아 하게 된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새로운 기술 도입과 경영 전략으로 대량 생산과 소비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며 막대한 물질적 풍요를 누린 시기다. 당시 미국 정부는 금주법을 시행했지만 오히려 밀주사업과 주류의 불법 유통을 야기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작품에서도 금주법 시행이 무색하리만치 각종 알코올음료를 즐기며 흥청망청 즐기는 파티 장면이 수차례 등장하고,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개츠비가 밀주 사업에 관여했다며 파티에 모인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장면도 나온다. 개츠비는 각종 조직범죄에 관여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대한 부를 축적하지만, 데이지에 대한 사랑을 변함없이 간직하며 정신적으로는 순수한 모습을 지닌 이중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데이지가 사치와 허영이 심하고 무책임한 여자임을 알면서도 한때 사랑했던 과거를 되돌리고자 허망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가난하고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아내 젤다에게서 일방적으로 파혼당하고, 결국 결혼해서도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던 피츠제럴드의 자전적인 성격도 띠고 있는 이 소설은 미국 특유의 무한 낙관주의가 낳은 ‘아메리칸 드림’의 비극을 보여준다. 피츠제럴드는 세습 귀족 부유층이 사는 이스트웨그와 신흥 부유층이 사는 웨스트에그, 미국 중서부와 동부를 줄곧 대비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한편, 뉴욕으로 가는 도로에서 볼 수 있는 닥터 T. J. 에클버그의 두 눈이 도드라진 광고탑, 데이지의 저택 선창가의 초록 불빛 등 상징성을 함축한 소재와 복선을 자주 등장시키면서 풍부한 의미를 이끌어내며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시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명문으로 가득한 이 《위대한 개츠비》를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영문판 원서도 함께 수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