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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페미니즘하다
이은용
씽크스마트 202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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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요즘 나는 페미니즘하다

1 버릴 혐오
-강남역 살인과 마녀사냥


우연 아닌 겨냥
혐오는 쓰레기
평등이 열쇠

2 떠받칠 거울
-메갈리아 워마드


거울 든 메갈리아
워마드, 끝나지 않은 움직임

3 함께할 미투
-아이돌 페미니즘과 펜스룰


돈과 포르노가 빚은 참사
힘내라, 수지
설현과 손나은과 아이린이 뭘 어쨌기에
비겁한 펜스룰
오덕식, 갈 길 먼 남자 중심 한국 사회 지표

4 꾸짖을 남자
-김학의와 안태근과 안희정, 수많은 자


투사 서지현
투사 김지은

5 벗어날 코르셋
-불꽃 페미 액션


굴레를 벗고
대통령 앞 손흥민처럼

6 앞세울 페미니즘
-힘차게 일어났다


오죽하면 거리에 섰으랴
벽보 찢는 나쁜 손
군대, 자랑삼아 세력 부릴 일 아냐
평등 깃발 세우며

참고문헌
배우고 익히며

저자 소개 1

1995년 4월부터 오로지 기자로 살았다. 2015년 11월부터 자본과 권력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 <뉴스타파>에서 객원 기자로 땀 흘린다. 오래전부터 보고 들은 대로 쓸 수 있는 곳을 바랐기에 <뉴스타파>에서 기사(newstapa.org/authors/eylee)를 쓰게 된 성싶다. 꾸준히 올곧고 이로운 글 쓰며 살아가기로 마음 다졌다. 고르고 판판한-평등-세상에서 시민이 즐겁기를 바라다 보니 자연스레 페미니즘에 눈길과 마음이 닿았다. 2018년 5월 <아들아 콘돔 쓰렴-아빠의 성과 페미니즘>을 세상에 내놓은 까닭이다. 2019년 <침묵의 카르텔-시민의 눈을 가리는
1995년 4월부터 오로지 기자로 살았다. 2015년 11월부터 자본과 권력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 <뉴스타파>에서 객원 기자로 땀 흘린다. 오래전부터 보고 들은 대로 쓸 수 있는 곳을 바랐기에 <뉴스타파>에서 기사(newstapa.org/authors/eylee)를 쓰게 된 성싶다. 꾸준히 올곧고 이로운 글 쓰며 살아가기로 마음 다졌다.
고르고 판판한-평등-세상에서 시민이 즐겁기를 바라다 보니 자연스레 페미니즘에 눈길과 마음이 닿았다. 2018년 5월 <아들아 콘돔 쓰렴-아빠의 성과 페미니즘>을 세상에 내놓은 까닭이다.
2019년 <침묵의 카르텔-시민의 눈을 가리는 검은 손>과 <종편타파>를 선보였다. 앞서 <옐로 사이언스>, <미디어 카르텔-민주주의가 사라진다>, 전자책 <빨강 독후>와 <안철수, 흔들어 주세요>, 편저 , 공저 <최신 ICT 시사상식>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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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56g | 130*210*20mm
ISBN13
9788965292289

책 속으로

네, 여성 혐오는 좀 묵었습니다. 기독교 경전 때문에 여성을 ‘남자 갈비뼈 하나’쯤으로 여긴 자가 많았죠. ‘남자 갈비뼈 하나’쯤에 빗대다 보니 여성을 ‘모자란 사람’으로 깔봤고. 얼굴 아름다운 여성을 두고는 ‘생각 없는 백치미’로 덮으려 한 자가 많았죠. 재주 많고 이치에 밝은 여성에겐 ‘못생긴 덕’이라 깎아내렸고. 그리해 둬야 자기, 즉 남자의 힘이 꾸준할 줄 알았던 겁니다. 비겁하게도. 여성 혐오를 바탕으로 삼아 가부장제 사회를 짜고 다졌어요.

한데 남자를 앞세워 둔 채 여성을 혐오한 건 생각보다 그리 오래된 쓰레기가 아닙니다. 사람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한 뒤 가족을 이루고 산과 들에서 짐승 잡아 남길 것 없이 그때그때 겨우 먹고산 지난 750만 년 가운데 수천 년에 지나지 않죠. 남자 중심으로 정치하기 시작한 게 기원전 십일이 세기-그리스 시대 열릴 무렵-이고, 지금 이십일 세기니까. 음. 길어야 삼십이삼 세기. 3200년이나 3300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좀 더 먼(?) 옛날을 헤아려 농사짓고 글자 만들어 문명을 이루기 시작한 기원전 오륙 천 년께를 짚더라도 8100년쯤을 넘지 못합니다. 750만 년은 8100년쯤보다 925.9배나 길죠. 926배. 되레 어머니가 한가운데인 채 핏줄을 이어 간 때가 훨씬 길어요. 그게 대체 얼마나 긴지 제대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죠.
--- p.31

2000년 사월 23일 김 아무개 씨가, 숨어 살던 집에 찾아온 남편 강 아무개 가슴을 칼로 찔렀습니다. 끊임없는 폭력과 성(性)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살려고’ 칼을 쓴 거였죠. 강 아무개는 1992년부터 7년 넘게 김 씨를 마구잡이로 때리고 칼을 들어 으르고 협박한 일이 잦았답니다. 제 욕심 채우는 성행위를 억지로 시켰고요. 사달 나 강 아무개가 죽은 날에도 김 씨는 짓밟히고 시달리다 못해 되레 칼을 들었다죠. 정당방위로 보였는데 한국 법률은 남자 중심 체계였습니다. ‘남편 보기에 뭔가 잘못한 아내를 남편이 좀 때릴 수도 있다’거나 ‘그저 남의 집 일’로 여기는 행태가 고스란했죠. 법을 다루는 사람도 마찬가지였고요. 김 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말았습니다. 또 다른 김 아무개 씨는 18년 동안 심한 폭력과 성 괴롭힘에 시달리다 못해 남편 목을 졸라 죽였죠. 무려 18년 동안이나. 세상엔 더 많은 김 아무개 씨가 있어 남편에게 짓밟히며 성 괴롭힘을 견디느라 몸과 마음이 다 말라 갑니다.
--- p.48

2019년 십일월 24일. 또 한 사람 세상을 떠났습니다. 안타까이. 노래하는 사람 구하라. 41일 전 그에 앞서 떠난 설리에게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차마. 말하지 못할 아픔에 몸져누웠던 모양입니다. 내내. 수많은 잔인한 혀끝-인터넷 손가락 놀음-이 비수였죠. 아이돌을 그저 ‘꽃’으로 두고 보려는 욕심과 기대가 무너지자 손끝에 칼을 올리고는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잖아요. 삶 끝에 선 구하라가 세상을 향해 되돌아서지 못한 건 남자 중심 한국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갈 길 참으로 멉니다.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0단독 판사 오덕식은 남자 중심 얼개로 빚어 온 한국 법조 본색을 고스란히 드러냈죠. 오랫동안 ‘남자다운’ 척하던 검찰조차 2차 피해를 걱정해 내놓지 않은 최종범의 구하라 불법 동영상을 굳이 봐야겠다며. 최종범이 동의-명백한 동의든 아니든 상관-없이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구하라를 물건처럼 여겼음에도 “무죄”라며.
--- p.102

인터넷, 예를 들면 유튜브 같은 곳에서도 세상과 남자가 바라는 ‘예쁜 여성 모습’을 스스로 떨치는 몸짓과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남자들 시선에 예뻐 보이려는 화장 따위에 기대지 않겠다는 결심. “예쁜 것만이 정답인 사회가 아니라 모든 얼굴이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사회를 원한다”는 외침. 카메라 앞에 선 채 자신은 “예쁘지 않고,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며 “다른 사람 눈길 때문에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고, 미디어 속 이미지와 나를 비교하지 마세요”라는 통찰. “무슨 행사가 있을 때에는 화장을 해야 한다는 게 거의 암묵적인 동의를 통해 하나의 규칙이 됐다”며 “학교는 엄청난 코르셋 집단이 됐다”는 지적.

이런 깨우침과 목소리 덕에 힘 얻는 사람 많을 겁니다. 탈(脫). ‘그것을 벗어남’이라는 뜻을 더하려고 몇몇 낱말 앞에 붙여 쓰는 말. 많은 여성이 ‘탈코르셋’하기 시작했어요. 남자 눈 끝에 올려졌던 ‘34, 24, 34 틀’에 자기 몸 맞추려 애쓰지 않겠다는 마음가짐. 얼굴 곱게 꾸미기-화장-따위에서 스스로 벗어나려는 몸짓.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걸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다짐까지. 짝짝. 마땅히 손뼉 쳐 북돋을 일입니다. 더욱 힘내시길.
--- p.143

페미니즘은 오랜 가부장제 때문에 비틀어지거나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는 생각이자 움직임입니다. 누구나에게 고르고 판판한 민주주의를 노래했음에도 여성만은 끝까지 집 안에 가두려 한 짓을 돌이켜 보는 거. 사람 몸 생긴 게 성(性)에 따라 다르되 그게 곧 권력 있고 없음을 가르는 기준일 순 없다고 깨닫는 거. 그리 기운 세상을 올바르게 고치는 거. 이제 알겠습니까. 여성과 남자는 권력 높낮이 없이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 여성 몸에 남자 마음을 가졌거나 남자 몸에 여성 마음을 가졌든, 한 몸에 두 성(性) 마음을 모두 가졌든, 한 몸에 여러 마음이 얽혔든 아무 상관없이 누구나 똑같은 사람이라는 거. 고르고 판판히 존중할 사람이라는 거. 이제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페미니즘 앞세우는 거. 깃발 세우는 거. 즐거운 세상 함께 만드는 거.

--- p.188

출판사 리뷰

혐오는 버리고, 미투는 함께하고, 페미니즘은 앞세우는 것

이은용 기자의 페미니즘 톺아보기는 4년여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6년 오월 17일에 벌어졌던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부터 시작한다. 화장실에 들어온 여섯 명의 남자는 그냥 보내고, 오로지 여성만을 노려 살인을 저지른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가 노란 쪽지로 물들기 시작하며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물결이 이전보다 더 높게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조짐은 있었다. 2015년 오월, 한국에는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이란 이름의 전염병이 돌고 있었다. 그런데 메르스를 처음 진단받은 사람이 여성이란 루머가 인터넷 내에 빠르게 확산되며 터무니없는 여성 혐오가 행해졌다. 뒤늦게 첫 확진자가 여성이 아닌 예순여덟 살 남성이란 게 밝혀지자 이에 ‘거울 든 여성들’이 나타나 남성들의 혐오를 그대로 되돌려주기 시작했다. 페미니스트 문화평론가 손희정이 지칭한 ‘페미니즘 리부트’의 시작이었다. 2015년에 촉발된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적 흐름은 2019년 말에 이르기까지 급물살을 타고 흘렀다. 여성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남성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행했던 혐오를 되비추는 데 멈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어 소리를 지르고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 혐오가 만연하다. 미투 고발은 끊이질 않고, 범죄자들을 향한 솜방망이 처벌도 그대로다. 여기 희망은 없을까. 그렇지 않다고 이은용 기자는 『나, 페미니즘하다』에서 말하고 있다. 분명 한국 사회는 여성들이 변화시키고 있다고. 그리고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어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이 함께 나서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앞세운다면 더 큰 변화도 충분히 이루어낼 수 있을 거라고.

그의 말마따나 “페미니즘은 오랜 가부장제 때문에 비틀어지거나 잘못된 걸 바로잡으려는 생각이자 움직임”이다. “누구나에게 고르고 판판한 민주주의를 노래했음에도 여성만은 끝까지 집 안에 가두려 한 짓을 돌이켜 보는 거. 사람 몸 생긴 게 성(性)에 따라 다르되 그게 곧 권력 있고 없음을 가르는 기준일 순 없다고 깨닫는 거. 그리 기운 세상을 올바르게 고치는 거”. 이은용 기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그러니 “누구에게나 고르고 판판한-평등-세상을 꾸리기 위해 너나없이 함께할 일이 무엇인지를 가슴에 품을 때가 됐”다고, “여성이 왜 괴롭고 아파하는지, 왜 “나도 당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지부터” 살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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