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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펄떡이는 날것의 Q&A 1장 섹스하기 좋은 몸은 없다 2장 취향과 변태, 알고보니 나도? 3장 침대 위 돌발상황 대처법 2부 이해를 위한 오해 풀기 1장 나를 알고 상대를 알자 2장 남자의 강박 & 야동 부작용 3장 여자의 강박 & 불안과 걱정 4장 남자의 몸, 여자의 몸 5장 잘못 배운 것, 야동 3부 Sex, 실전의 시간 1장 맛있는 섹스를 위한 킥, 전희 20분 2장 삽입하는 법 3장 S.L.O.W 4장 성기 안과 밖을 자극하는 법, SST 기법 5장 디저트가 아닌 관계 접착제, 후희 6장 셀프 섹스 연습, 자위 4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섹스 대화법 1장 동의와 대화 2장 거절의 기술 3장 유난히 지친 날을 위해 5부 한없이 안전한 섹스 1장 피임 2장 청결 : 파트너에 대한 예의이자 자신을 지키는 방법 3장 디지털 시대의 섹스 에필로그 부록 섹스에도 MBTI가 있다, S-MBT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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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대로 요리한다고 항상 완벽한 결과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불 조절에 실패하고, 예상치
못한 이물질이 들어가며, 공들여 준비한 음식이지만 누군가는 먹기 싫다고 거부하기도 합니다. 섹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간은 교과서 설명 뒤에 숨겨진, 당신이 차마 누구에게도 묻지 못했던 날것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입니다. 내 몸의 생김새부터 관계의 돌발상황까지, 정답이 아닌 해법을 제시합니다. 크기와 모양에 대한 열등감, 성적 취향에 대한 혼란, 그리고 질방귀나 HPV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까지. 이 모든 것은 당신이 이상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과정일 뿐입니다. 전문가의 시선으로 필터 없이 전하는 팩트 체크를 통해 근거 없는 불안에서 벗어나세요. --- p.16 발기는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의지나 각오의 영역이 아닙니다. 오히려 편안함과 몰입 속에서 자율신경계가 자연스럽게 켜지는 신경 반응입니다. 뇌가 ‘지금 즐겁다’고 느껴야 전기가 들어오는데, 여기에 긴장이나 압박이 개입하면 회로는 즉시 차단됩니다. 남성의 성적 반응은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심리 상태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정밀한 신경계 회로와 같습니다. 남자가 침대 위에서 능력을 발휘하려면 테크닉 이전에 자신감이라는 전력이 먼저 공급되어야 합니다. 야동은 많은 남자의 뇌에 잘못된 연료를 주입합니다. 비현실적인 크기, 과장된 퍼포먼스, 닿자마자 반응하는 상대 여성들입니다. 야동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남자는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남(야동 배우)과 비교하게 됩니다. 진정한 자신감은 시간을 다룰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오지만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끊임없이 수행 모드를 증명하려고 애쓰는 남성들의 발기는 마치 퓨즈가 나간 것처럼 쉽게 끊어져 버립니다. 남는 것은 결국 발기부전, 조루, 그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성관계 기피뿐입니다. 무지함 때문에 내 몸의 회로를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는 셈입니다. --- p.49 여자의 뇌는 섹스 중에도 끊임없이 안전을 체크합니다. 가령 콘돔을 준비하지 못했을 때 ‘임신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밖에서 작은 소리가 들리면 문득 ‘문은 잠갔나?’ 하는 의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혹은 ‘내 뱃살 어떻게 하지?’, ‘이 사람이 나를 가볍게 보진 않을까?’와 같은 근심 걱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뇌는 편도체를 자극해 즉각적으로 보안모드를 가동하고 성기로 보내는 혈류를 차단하여 흥분을 어렵게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삽입이나 예측되지 않은 자극은 기분 좋은 자극이 아니라 통증이나 놀람으로 인식됩니다. 결국 섹스에 대한 인식이 고통의 기억(트라우마)이나 혹은 긴장되는 감각으로만 남게 됩니다. 흥분이나 느낌이 오지 않을 때 ‘내가 어디 문제가 있나?’ 혹은 ‘내가 이 사람을 안 사랑하나?’라고 자책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결함이 아니라, 당신의 뇌가 보내는 정직한 신호이니 지금 이 환경이나 대화 속에서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찾으면 됩니다. --- p.54 여성의 성기는 각각 떨어진 부위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감각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삽입 전 충분한 시간 (20분 정도)을 들여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자극해서 음핵-질-자궁 쪽으로 혈액을 충분히 몰아주어야만 자궁의 깊은 층까지 감각이 깨어나고 삽입이 준비되어 오르가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르가즘은 혈류가 충분히 공급되어 흥분이 깊어질수록, 감각이 음핵에서 질 안쪽과 자궁 주위까지 확장되어 진동이 심화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충분한 애희가 제공되면 감각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파동처럼 계속 이어지는 경험(멀티 오르가즘)까지 가능합니다. 여성의 오르가즘은 여성 생식기 전체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음핵 오르가즘, 질 오르가즘, 자궁 오르가즘의 단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를 멀티 오르가즘이라고 말하며 그 첫 단계는 음핵에서 시작합니다. 단계가 깊어질수록 깊은 오르가즘을 경험합니다. --- p.69 많은 사람들이 사정 직후 섹스가 끝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짜 친밀감의 시작은 사정 후 5분에 완성됩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파트너는 존중받았다는 충만함을 느끼기도 하고, 소비되었다는 허무함에 빠지기도 합니다. 후희는 남은 흥분을 정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관계를 단단히 붙이는 접착제의 시간입니다. 사정 직후 남성이 등을 돌리고 잠들거나 곧바로 씻으러 가는 행동은 상대에게 정서적 단절감을 줍니다. 이는 무의식중에 섹스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절정 이후에도 여전히 예민해진 피부와 감각을 따뜻한 포옹으로 감싸안으세요. 몸의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의 신뢰도는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 p.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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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접하면서도 가장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성(性)
성은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성에 대해서만큼은 왜곡된 정보와 침묵 속에서 성장한다. 누군가는 야동으로 배우고, 누군가는 인터넷 댓글로 배우고, 누군가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채 관계를 시작한다. 그 결과 사랑은 있어도, 방법은 없었다. 『느리고 아름답다』는 바로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은 자극적인 성 매뉴얼도 아니고, 도덕을 강요하는 성교육 책도 아니다. 성을 둘러싼 오해를 하나씩 걷어내며, 몸과 마음, 욕망과 책임, 즐거움과 안전을 함께 이야기한다. 특히 “삽입 전 20분”이라는 전희의 중요성, 야동이 만든 성적 강박, 동의와 거절의 기술, 관계를 오래 이어주는 후희, 피임과 청결, 디지털 시대의 성까지,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지만 쉽게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들을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잘하는 법’보다 ‘함께하는 법’을 먼저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요란하지 않게. 요상하지 않게. 더 깊고 즐겁게. 좋은 섹스는 기술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서로의 몸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충분히 대화하고, 천천히 맞춰가는 과정이다. 바로 그 느림이 더 깊은 즐거움과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이 책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청년에게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고, 오랫동안 함께한 연인과 부부에게는 잊고 있던 연결을 다시 회복하게 해줄 것이다. 『느리고 아름답다』는 우리가 미처 배우지 못했던 사랑의 언어를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들려주는 안내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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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한 살들의 피어나는 기쁨을 위하여
어느 시인이 말했다. “연인의 살은 측은하다.”라고. 인문학자이며 철학자인 김영민 선생님은 [사랑 - 그 환상의 물매 2004]에서 ‘측은한 에로티시즘’을 권한다. “낮은 시선, 혹은 낮은 손가락 아래에서 보이고 만져지는 연인의 살은 측은하다. 어떻게 보아야 할지, 어떻게 만져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살은 (절대) 타인의 손길 아래에서 너무나 쉽게 허물어지고 왜곡당한다. 도대체 내 연정을 증명할 수 있는 살-만지기라는 것이 있겠는가? 도대체 연정과 살 사이의 매개를 표준화시킬 ‘화폐’와 비슷한 것이 있기라도 하겠는가? 그 어떤 부드러움, 그 어떤 섬세함으로써 연정이 만지기, 보기, 그리워하기로 환원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겠는가? 그 살을 만지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대체 무슨 ‘마음’을 먹어야만 내 연정의 온건함이 증명될 수 있겠는가? 혹 그것은 ‘측은한 에로티시즘’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 시대의 파멸을 도도한 에로티시즘 속에서 슬몃 확인한다.)” [사랑 48-49p] 10여 년 전 나는 이 책을 읽다가 ‘연인의 살은 측은하다’라는 대목에서 그냥 멈추어 울고 말았다. 많이, 꺼이꺼이 울었었다. 일단 몸부림치며 실컷 운 다음에, 다시 반복해서 글을 읽었다. 답이 보였다. 바로 그 답이란 ‘측은한 에로티시즘’이었다. ‘측은한’의 의미는 존재론적인 의미였다. 나의 존재, 너의 존재가 총체적인 존재이기에 ‘살’로서 다 채워질 방도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연인, 부부, 섹스 파트너, 성매매 당사자, 범죄자까지도 도저히 채워질 수가 없다. 이미 사람은 털이 없는 몸과 마음, 정신(영혼)을 득템해버린 3중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과 연인, 타인에 대해 존재론적으로 ‘측은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상적이고 불확실한 ‘사랑의 마음’이 아니라 차라리 실제적이고 명백한 ‘측은한 마음’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기술적인 오르가즘을 넘건 말건, 존재 자체에 연민이 기초되어야 그나마 잠시라도 ‘하나’임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10년 넘게 (사)푸른아우성에서 함께 활동했던 3명의 후배들이 책을 만들었다. 이 3명의 공동 저자들은 수많은 상담과 현장 성교육을 해온 베테랑들이다. 김영민 선생님은 젊은 지인들과 대화를 하는 중에 단서를 얻어 ‘도도한 에로티시즘’에서 시대의 파멸을 ‘슬몃’ 보았다고 하였다. 이 후배 저자들이 성상담과 교육현장에서 좌절하며 몸부림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도도한 에로티시즘’에서 시대의 파멸을 ‘슬몃’이 아니라, ‘확실히’ 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특히 디지털 문화 속에서 ‘보여주는 것’을 기준으로 삼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보여주는 삶’으로 젖어든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성취도, 그냥 온몸으로 몰입하여 성취하는 게 아니라, 그 노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몰입하고, 그 비교치를 기준으로 인정과 평가에 매달리게 된다. 그래서 최근의 2030의 연구를 보면 여성의 우울증이 3배 이상 급증하고, 남성의 무력감이 기본 정서로 깔려있다고 한다. 더 ‘측은해져 가는 존재감’이다. 그런 와중에 살들의 만남과 다룸도 더 헝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존재감과 문화 속에서 어떤 길을 찾아야 할까? 심호흡을 하며 그래도 찾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살’이 있기에 살아있는 사람인데, 그래서 ‘살’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상담과 교육은 솔루션의 세계이다. 40만 건이 넘는 상담의 세계에서 꾸역꾸역 디테일한 솔루션을 마련해 온 후배들이, 정성들여 그 솔루션을 정리한 책을 만들었다. ‘화폐’와 같은, 살들의 만남을 위한 표준화된 매뉴얼이 어디 있겠는가? 바로 그 자리에서 만나는 파트너끼리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매뉴얼이지 않겠는가? 이 책은 그 파트너들끼리 스스로, 그때마다 맞춤 매뉴얼을 만들어보라고 격려하면서, 참고 사항을 알려주는 조언의 책이다. 야동 문화가 무엇을 빼앗아 가는지, 속살들의 만남을 어떻게 방해하고 있는지, 그 조언을 보며 따져보라고 한다. 파트너 각자에게 걸려있는 ‘살 만남’의 장애물은 무엇인지 살펴보라고, 상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체크 리스트를 통해 확인해보라고, 자신의 느낌과 요구를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할지, 배워보라고 한다. <느리고 아름답다>는 서로의 몸의 차이를 호기심 넘치게 탐구하며, 순진하게 맞춰 보면서 점점 즐거움의 깊이를 더해가라고 방법을 알려준다. 이 모든 것을 요란하지 않게, 또 요상하지 않게, 밝은 기운에서 펼쳐가는 책이다. 아무쪼록 여러모로 존재감이 낮아지고 우울해지는 시대에, 서로를 그냥 측은하게 보면서, 고운 살들을 부드럽게 쓸어주고 토닥여주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결국 ‘측은한 살’들이 기쁨으로 꽃 피었으면 여한이 없겠다. - 구성애 (아우성센터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