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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교실 사람들의 인생 일화
마음산책 201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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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어서 오세요, 요리 교실입니다
구르메 레브쿠헨
요리 선생님은 먹보
오감만족 파에야
삼십 대의 수다 교실
미식가의 요리 분투기
파에야보다 떡볶이
매일 라면만 먹어요
날마다 파티

공감으로 깊어지는 맛
오래오래 함께
차도녀의 진심
쓰고도 고소해, 루콜라 된장국
책 만드는 요리사
달착지근한 추억
도예가의 카르보나라
하숙집 아주머니의 내공

날마다 새로운 식탁
꿈꾸는 피터팬
현모양처들의 속내
케이크 굽는 원장 선생님
소설가들의 저녁 식사
일본 주부들의 동병상련
아이들의 요리 노트
중년 남자들의 새로운 발견

요리사의 진심
부엌에서 고지식하면 안 되는 이유
유기농 스트레스
비빔밥이 있는 화랑
한의사와 요리사
채식주의자는 될 수 없어
떠난 친구를 그리며
맛에 대한 복잡한 마음
천직과 프로

저자 소개 2

나카가와 히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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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ko Nakagawa,なかがわ ひでこ,中川 秀子

연희동 요리 연구가. 일본 태생의 귀화 한국인으로 한국 이름은 중천수자. 프랑스 요리 셰프인 아버지와 플로리스트인 어머니 아래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식 문화를 배웠다. 구 서독의 일본대사관 전속 요리장으로 파견된 아버지를 따라 여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가족 모두 독일에서 살았다. 이삼십대를 동독과 서독, 스페인에서 보냈고 1994년 한국에 정착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평가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쳤다. 궁중음식연구원에서 3년간 공부한 최초의 일본인 수강생이다. 한국인 남편, 두 아들과 살며 2
연희동 요리 연구가. 일본 태생의 귀화 한국인으로 한국 이름은 중천수자. 프랑스 요리 셰프인 아버지와 플로리스트인 어머니 아래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식 문화를 배웠다. 구 서독의 일본대사관 전속 요리장으로 파견된 아버지를 따라 여섯 살 때부터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가족 모두 독일에서 살았다. 이삼십대를 동독과 서독, 스페인에서 보냈고 1994년 한국에 정착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평가원과 육군사관학교에서 일본어를 가르쳤다. 궁중음식연구원에서 3년간 공부한 최초의 일본인 수강생이다. 한국인 남편, 두 아들과 살며 2008년부터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요리 교실 ‘구르메 레브쿠헨’을 운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셰프의 딸』 『맛보다 이야기』 『나를 조금 바꾼다』 『지중해 요리』 『히데코의 연희동 요리교실』 『모두의 카레』 『아버지의 레시피』 『히데코의 사적인 안주교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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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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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한 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만화가 남편 이우일과 두 사람을 꼭 닮은 딸 은서, 그리고 고양이 카프카, 비비와 하루 24시간 낙지처럼 딱 붙어살면서 그들을 관찰하고 집안일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공력을 들이고 있다. 무엇이든 사는 것을 좋아하는 쇼핑 마니아 남편을 시시때때로 감시하고, 고양이들의 똥을 치우며, 학원에 가지 않아 시간이 많은 딸과 함께 놀 때마다 이렇게 쉬운 일이 행복이구나 싶다. 지금처럼 가족과 틈틈이 여행을 가고, 나이가 들어서도 글 쓰고 그림 그리는 할머니가 되고 싶은 것이 근래 소망이자 장래 희망이다.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한 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만화가 남편 이우일과 두 사람을 꼭 닮은 딸 은서, 그리고 고양이 카프카, 비비와 하루 24시간 낙지처럼 딱 붙어살면서 그들을 관찰하고 집안일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공력을 들이고 있다. 무엇이든 사는 것을 좋아하는 쇼핑 마니아 남편을 시시때때로 감시하고, 고양이들의 똥을 치우며, 학원에 가지 않아 시간이 많은 딸과 함께 놀 때마다 이렇게 쉬운 일이 행복이구나 싶다. 지금처럼 가족과 틈틈이 여행을 가고, 나이가 들어서도 글 쓰고 그림 그리는 할머니가 되고 싶은 것이 근래 소망이자 장래 희망이다.

결혼 후 남편과 떠난 일 년간의 신혼여행의 기억을 담은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2』를 썼고, 그 후 『이모의 결혼식』,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명화집』, 『선현경의 가족 관찰기』, 『황인숙 선현경의 일일일락』, 『엄마의 여행 가방』, 『처음 만나는 한시』, 『하나 둘 셋 찰칵! 김치, 치즈, 카프카』, 『판다와 내 동생』 등의 책을 펴냈다. 이중 『이모의 결혼식』으로 제10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으며, 일부는 초등학교 1학년 읽기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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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00g | 130*210*20mm
ISBN13
9788960901612

책 속으로

요리 교실을 통해 만나온 많은 사람들의 각기 다른 삶의 방식과 음식에 대한 철학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감탄하고 감동하여 그들의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다. 그리고 어쨌든, 쓰기 시작했다. ---p. 7,「책을 내면서」에서

매일매일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다. 그렇다 보니 특별히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는 의식도 없이 끊임없이 요리를 하게 된다. 그리고 구르메 레브쿠헨을 열면서 나는 요리를 업으로 삼은 ‘요리인’이 되었다. 세상의 맛있는 요리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 감정이야말로 세상의 맛을 지탱하는 힘이라 믿으면서. ---p. 28,「구르메 레브쿠헨」에서

이전에는 언니가 남편에게 미각을 강요받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음식은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매개체인데, 한 사람의 미각이 요리를 만든 사람과 함께 먹는 사람들을 긴장시켜서는 안 된다고 언젠가 언니의 남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p. 58,「미식가의 요리 분투기」에서

요리 선생님으로서가 아니라 가족의 부엌을 책임지는 사람이자 엄마로서, 나는 요리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었던 걸까. 인간의 오감 중 직접 먹어봐야만 느낄 수 있는 미각, 어떠면 인간의 감성을 가장 자극하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감각일지도 모른다. ---p. 64,「파에야보다 떡볶이」에서

와인이 적당히 몸속에 퍼지고 요리가 가득하던 큰 접시도 어느 정도 바닥을 보일 때면, 테이블에 둘러앉은 학생들은 어느새 긴장을 풀고 웃는 얼굴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저 얼마 전에 남자 친구랑 헤어졌어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도, 누군가 속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p. 73,「날마다 파티」에서

그녀가 드물게 신이 나서 뉴욕 음식 이야기를 늘어놓자, 저녁 식사 시간이어서였는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음식 이야기를 이렇게 즐겁게 하다니, 조금 놀랐다. 아무래도 사람은 먹는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기쁘고 신나나 보다. 아무것도 먹기 싫어, 점심은 아무렇게나 먹어도 상관없어, 슈퍼 가기도 귀찮고 요리도 귀찮아, 이런 생각이 드는 까닭은 몸 상태가 안 좋거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거나, 마음속에 고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p. 93,「차도녀의 진심」에서

에스더가 들려준 얘기가 내게는 마치 판타지 동화처럼 느껴진다. 도넛도 수수팥떡도 프라이드치킨도 다 아는 음식인데도, 에스더 이야기 속에서 전혀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한다. 아마도 자그마했을 종로의 치킨집. 그곳에서 그녀가 다른 형제자매들과 함께 앉아 갓 튀긴 프라이드치킨을 행복하게 먹는 풍경을 떠올려본다. ---p. 125,「달착지근한 추억」에서

백열등 빛이 새어나오는 공방 앞을 지나는데 통유리 너머로 따스한 풍경이 보였다. 커다란 공방 테이블 위에 안 선생님의 독창적인 채소 샐러드가 놓여 있고, 바삭바삭한 베이컨으로 장식된 카르보나라가 일 인분씩 담긴 안 선생님의 파스타 접시가 대여섯 개 늘어놓여 있었다. (...) 해 질 녘 깔린 옅은 어둠 사이로 흘러나오는 불빛 때문인지, 공방의 풍경이 한층 더 즐겁게 보였다. ---p. 132,「도예가의 카르보나라」에서

그날의 요리가 전부 완성되었지만, 테이블에 놓인 요리를 사진으로 찍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묵묵히 먹는다. 겸허하게, 그러나 호쾌하게 접시를 비운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작가들끼리의 이야기가 조용히 시작된다. ---p. 175,「소설가들의 저녁 식사」에서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집안일 말고도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는 사람이 무리하게 ‘뭐든 정성껏’ 할 필요가 있을까? 콩나물을 더 맛있게 요리하려면 뿌리까지 다듬는 편이 좋지만, 뿌리에는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듬지 않아도 괜찮다.---p. 213,「부엌에서 고지식하면 안 되는 이유」에서

요리 수업 후 반드시 학생들과 함께 시식을 하는 나는, 담백한 스페인 요리나 일본요리 수업이 몇 차례 계속되면 왠지 오차즈케와 우메보시가 아닌 따뜻한 밥에 김치와 된장찌개가 참을 수 없이 먹고 싶어진다. (...) 이십 년 가까이 한국에서 살아온 탓일까? 매운맛의 힘에 당해낼 것은 없다.---p. 267,「맛에 대한 복잡한 마음」에서

타고난 미각이나 요리에 대한 감각, 기술도 요리사의 중요한 조건이긴 하지만 그런 요소들은 배우고 연습하면서 몸에 익힐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 음식을 통해 사람, 땅, 역사, 문화까지 몸 안으로 흡수해 느끼는 사람은 흔치 않다.

---p. 275,「천직과 프로」에서

출판사 리뷰

이야기가 레시피, 이야기를 먹는다
코즈모폴리탄 ‘셰프의 딸’이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


한국 생활 십구 년 차, 요리 교실 구르메 레브쿠헨을 운영하며 각종 매체에 다양한 음식 / 생활 문화를 소개해온 나카가와 히데코. 그가 선현경 작가와 함께 요리 교실 사람들 이야기를 펴냈다. 전작 『셰프의 딸』에서 자신의 이력을 소개한 그는 신작 『맛보다 이야기』에서 자신이 만난 사람들과 나눈 음식 경험을 풀어낸다. 어린 시절, 프랑스 요리 셰프인 아버지를 따라 독일에서 생활하며 이국의 음식에서 그 나라의 문화를 찾아낸 그는 이십 대와 삼십 대를 동독과 서독, 스페인, 한국에서 보내며 요리와 음식이 이어주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매료되었다. 연희동 작은 단독주택에 정착해 요리 교실을 운영하면서, 음식이 단순히 ‘먹을 것’이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문화’임을 깊이 깨달았다. 그의 요리 교실에서는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만들기, 식사하기, 정리하기까지 식사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학생들과 함께한다. 한편, 요리 교실 학생으로 “요리를 배운 뒤부터는 두려움이 없어졌다”라며 요리 교실의 수제자임을 자부하는 선현경은 남편 이우일과 딸 은서의 에피소드까지 간간이 소개하며 이야기에 맛을 더한다. 이삼십 대 여성부터 사십 대 중년 남성, 오십 대 주부까지, 직장인부터 학원 원장, 북 디자이너, 소설가, 빵집 사장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맛있는 식탁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혼자 먹는 밥도 맛있다. 하지만 함께 밥을 먹는 일은 진수성찬이 차려진 파티를 즐기는 것과 같다. 요리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고 문화가 탄생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이 한마디와 함께한다.
“먼저, 건배!”
- 78쪽에서

맛으로 통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같은 음식,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


연희동 골목 구석에 위치한 구르메 레브쿠헨에는 각지에서 요리를 배우겠다며 사람들이 모여 든다. 저자 나카가와 히데코는 궁금한 마음에 묻는다. “요리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것도 아닌데, 서울에서도 이렇게 교통이 불편한 요리 교실까지 왜 오는 거예요?” 그 대답의 공통점은 요리를 특별한 것이 아닌 자신의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온다는 것. 삼십 대 비혼 여성들로 이루어진 수업에서는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깔깔거린다는 우리 속담이 생각날 정도로 활기 넘치는 대화가 저녁 시간 내내 이어진다. 칼질부터 서툴러 쭈뼛대는 사십 대 중년 아저씨들이 참석한 요리 교실은 순식간에 요리 ‘주점’으로 탈바꿈한다. 일본식 이자카야를 구현해야겠다고 기어이 고집하는 이들을 보며 저자는 애써 위안해본다.

집에서도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이렇게 교통이 불편한 곳에 있는 요리 교실에 다닐 정도이니 집에 돌아가서도 주방에서 솜씨를 발휘할 것이라고 믿고 싶다. 반드시 그럴 것이다.
- 201쪽에서

오십 대 주부들이 많은 반에서는 선생님보다 학생들이 더 많은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수업 사이사이 시댁 식구 이야기나 남편, 자식 이야기로 한숨을 내쉬어보는 이들, 봄나물 하나 무칠 때도 나물 종류에 따라 어울리는 양념이 달라진다고 서로 노하우를 주고받는다. 요리 교실에서는 누구든 개성 있는 요리사가 되어 솜씨를 내보인다. 감사 표시로 보낸 레몬 파운드케이크에 반해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학원 원장 선생님, 대를 이어 동네 빵집을 운영하며 더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수업을 듣는 사장님, 뉴욕에서 맛난 음식은 맛볼 만큼 보았다고 자부하는 까칠한 사진작가, 시간을 쪼개 모여 소설 쓰듯 레시피를 정갈하게 정리하며 저녁 식사를 만드는 소설가들, 요리하는 것에서 자신의 직업과의 공통점을 찾는 북 디자이너,……. 언뜻 요리와 무관해 보이지만, ‘먹고’살기 위해 일한다는 공통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들은 나카가와 히데코의 레시피를 자기 식대로 소화하며 자신의 삶으로 만든다. 같은 음식이라도 날마다 다른 식탁이다.

‘더는 먹기 싫어.’ 요리 교실에서 계속 만드는 파에야 같은 메뉴도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질린 적은 없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에 따라, 식탁을 둘러싸고 나누는 대화 내용에 따라 같은 요리라도 맛이 달라진다.
- 31쪽에서

지루한 생활에 일화는 없다
요리로 만드는 생활 감각


프랑스 요리 셰프인 아버지와 플로리스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나카가와 히데코는 어려서부터 식이 곧 문화임을 체득하고 있었다. 그 “감각이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길러지는 것”이다. 그가 요리 교실을 통해 학생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도 “요리에 필요한 감각이 자연스레 몸에” 배는 경험이다.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 감각은 의식적이고 인위적인 행위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는 잡지 등의 매체에서 가사 일에 완벽한 여성들을 소개하며, 자기 일로 바쁜 사람들이 퇴근 후에도 솥에 밥을 안치고 손바느질로 앞치마를 만들고 제철 과일이 나오면 잼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심는 요즘의 분위기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굳이 안 해도 되지만 하면 더 좋은 일들”을 눈 딱 감고 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요리를 생활로 받아들이려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활은 고지식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구르메 레브쿠헨에 오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도 음식 만들기, 먹기, 정리하기 등 일련의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유기농 재료를 마련하는 데 급급해 당장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지 못한다면 이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신선한 재료를 쓴다는 기본적인 원칙만 지키면 된다. 저자가 중요시하는 것은 음식을 정확히 조리하는 과정보다 조리를 하며 느끼는 설렘, 맛있는 음식을 맛볼 때 느끼는 놀라움, 이 설렘과 놀라움을 나눌 수 있는 즐거운 대화다. 구르메 레브쿠헨 학생들의 식탁에는 열무 된장국 대신 루콜라 된장국이, 루콜라 피자 대신 열무 잎 피자가 올라온다.

요리의 생활화를 꿈꾸는 저자의 모습은 어찌 보면 프로답지 못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이제 ‘세미프로 요리사’가 되었다고 인정해주신다. 그는 다른 이들과 식생활을 즐기는 요리인으로서의 모습이 자신의 천직이었으면, 당당히 프로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겸손하게 고백한다.

‘세미프로’라도 요리인은 요리인.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고리를 요리로 엮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본다.
- 9쪽에서

확실히 요리의 세계에서 ‘죽기 살기로’ 노력하고 있지는 않다. (…) 지금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 진정한 요리인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살고 있고, 죽기 전 꼭 이렇게 말해보고 싶다.
“나는 요리가 천직이에요. 아마추어도 세미프로도 아닌 프로니까요.”
그렇다. 인생은 길다.
- 278쪽에서

추천평

어느 날 아내가 알려주었다. “일본 아줌마가 요리를 가르쳐주고 만든 요리와 함께 술까지 마신대!” 나는 군침이 확 돌아 주변 아저씨들을 꼬셔서 히데코 선생님의 요리 교실에 참가했다. 규동에서부터 파에야까지, 히데코 선생님은 부엌을 날아다니며 이 느려터진 아저씨들을 친절하게 인도했다. 요리를 하는 중간중간 몰래 훔쳐도 먹고 냉장고도 뒤지며 장난치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게다가 완성된 요리와 함께 준비해간 술을 진!짜!로! 마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흐뭇할 수가! (나중에 술이 모자라 선생님 남편께서 아끼는 술까지 마셔버린 것은 좀 미안하긴 했지만. 헤헤.) 덕분에 이제 나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더 즐겁다. 내가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고 있노라면 꼭 내 마음을 떼어준 것 같으니까.
현태준 만화가. 뽈랄라싸롱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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