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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은 왜 짜증이 났을까
유기견 보호소 운동장 한 귀퉁이에 보이는 작은 갈색 강아지가 바로 브라운입니다. 『나랑 놀아 줄까...』라는 소심한 제목과는 달리 인상을 팍 쓰고 어깨에 힘을 빡 주고 앉아 있지요. 저래서야 누가 다가와서 말이라도 걸지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아무도 같이 놀아 주지 않아서 짜증이 났는지, 브라운이 짜증을 내서 아무도 같이 놀아 주지 않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브라운에게 굴러온 공이 불러일으킨 어마어마한 사건! 반면 보호소의 다른 개들은 모두 같이 어울려 놀고 있습니다. 지치지도 않는지 털을 휘날리며 뱅글뱅글 돌고, 공을 쫓아 달리고, 진흙투성이가 되도록 뛰어놉니다. 놀다 지치면 서로 몸을 기대어 한숨 자기도 하고요. 다른 개들이 노는 걸 보고 있으려니 브라운은 점점 더 짜증이 치밀어오릅니다. 한쪽 눈을 치켜뜨고 발톱을 세운 모습이 정말 화가 나 보입니다! 바로 그때 누군가 실수로 놓친 공이 브라운 앞으로 날아옵니다. 브라운에게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재빠르게 공을 낚아챈 브라운은 내친김에 다른 개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순식간에 빼앗아 버립니다. 원반, 밧줄 장난감, 방석, 심지어 다른 강아지가 기대어 있던 돌덩어리까지도요. 장난감을 모조리 빼앗은 브라운은 잔뜩 쌓은 장난감 더미 에 올라앉아서 작은 앞발과 뒷발로 자기 것도 아닌 물건을 꽉 움켜쥡니다. 물론 두 눈을 부릅뜨고 인상을 팍 쓴 채로요. 이 사건은 과연 어떻게 끝날까요? 브라운과 다른 개들은 그 자리에서 서로 한참을 바라봅니다. 팽팽한 공기가 주위를 감쌉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브라운도 다른 개들도 어렵기만 합니다. 다른 개들이 브라운을 쳐다보며 생각합니다. ‘브라운은 우리가 안 놀아 줘서 삐진 걸까? 아니면 브라운이 짜증을 냈기 때문에 우리가 같이 안 놀았던 걸까?’ ‘저걸 돌려받으려면 브라운하고 놀아 줘야 할까?’ 브라운도 여러 생각이 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다 돌려주면 나를 좋아해 줄까? 그러면 나랑 놀아 줄까?’ ‘다 돌려줬는데도 나하고 안 놀아 주면 어쩌지?’ 어느덧 어스름 저녁이 되어 이제 보호소 안으로 들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강아지들은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가면서도 생각이 많은 표정입니다. 이 책은 “아마도 내일쯤이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되지 않을까요?”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됩니다. 과연 이 사건은 어떻게 끝날까요? 친구 사귀는 일이 어려운 아이들 마음을 알아주는 그림책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 이르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브라운이나 다른 강아지 가운데 용기 있는 강아지가 먼저 “나랑 같이 놀까?” 하고 말을 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내일도 서로의 눈치만 볼지도 모르지요. 이제 독자의 몫입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우리들의 고민과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 책은 유기견 보호소에 있는 개들의 이야기이지만 마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만 같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집단 속에는 늘 소외되거나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으니까요. 이 책의 미덕은 독자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도록 이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토론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소외된 쪽과 다수인 쪽의 입장을 펼쳐 놓고 이야기를 꺼내고 해결 방식을 함께 찾아 나가는 과정이 독자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옮긴이의 말 _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브라운이 있는 곳은 유기견 보호소예요. 여기 머무는 강아지들은 저마다 다른 곳에서 버려져 이곳에 왔어요. 우르술라는 루마니아에서, 주마는 포르투갈에서 버려졌지요. 늦게 온 브라운은 이곳이 낯설고 친구를 사귀는 일이 참 어려워요. “나랑 놀자!”는 말을 꺼내는 일이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옮기는 것처럼 어려워요. 다른 친구들은 벌써 다 친한 것 같아요. 속상한 마음이 눈덩이처럼 커져요. 이 그림책은 브라운처럼 친구 사귀는 일이 힘겨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림책이에요. 멀리서 온 새 친구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고요. 우리 잠깐만 서로의 기분을 생각해 봐요. 모두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