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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민어의 노래 민어의 노래 11 고등어 구이 13 복섬 14 어란 15 벼락 새비 젓 16 명태 대그빡 전 18 꼬막 20 무덤낙지 22 가오리찜 24 민어 건정 간국 25 참돔회 26 준치회무침 27 홍어애탕 28 복어 정소 29 주꾸미 초무침 30 갑오징어 회 31 붕어찜 레시피 32 낙지볶음 34 골뱅이 무침 레시피 35 문어 36 건정 38 2부 늙은 호박 감자조림 늙은 호박 감자조림 41 돼지 주물럭 42 늙은 호박 43 고추냉이 44 김 46 아욱국 47 늙은 호박죽 48 육전 49 깨소금 50 복숭아 깍두기 52 더덕무침 53 호빵에게 54 통닭구이 55 선지국을 끓이며 56 무화과 58 홍시 59 비빔국수 60 깜밥 61 더덕꽃 62 깨 터는 날 63 소보로빵 64 마늘쫑 66 3부 우리가 닮아간다는 것 우리가 닮아간다는 것 69 가을비 71 숙명 72 난희에게 73 봄밤 74 연애에 대해 75 노가다 76 해넘이 78 맹세 80 꽃 82 겨울이 지고 꽃이 만발하다 84 맹목 1 87 맹목 2 88 춘수락(椿首落) 89 박차고 언능 오소 90 췌장아 미안하다 92 채석강에서 94 다이어트 96 상처에 바르는 연고 98 봉리 수리잡에서 100 침묵 102 비굴해지지 않기 104 낚시꾼 106 기억의 밥상 108 여전히 110 발문 시의 배를 채우는 요리사 시인의 노래?강제윤(시인) 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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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의 노래
고사리 장마가 지나고 난 바닷길 깊게 패인 여울물 소리에 새우떼의 선잠을 깨우는 밴댕이와 알 품은 병어들의 놀이터가 돼버린 전장포 앞바다에서는 서남쪽 흑산해에서 진달래꽃 피기를 기다렸다가 뻘물 드리우는 사리물 때를 기다려 뿌우욱 뿌우욱 부레로 내는 속울음으로 내 고달픈, 고향에 다다른 칠월의 갯내음을 아가미로 훑는다 --- p.11 고등어 구이 여보게 내 연인의 굽은 등을 젓가락으로 보듬었더니 바다는 냉골이었으나 물 밑은 얼마나 뜨거웠던지 그만, 화상을 입고 말았다네 --- p.13 꼬막 참꼬막의 주름은 18개 내외 새꼬막의 주름은 28개 내외 피꼬막의 주름은 38개 내외 주름이 많은 것일수록 깊은 겨울에 들어서야 맛이 거시기하다 --- p.20 홍어애탕 더위는 참을만하다마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든 저녁에는 부적절하게 보내고 싶은 사람이 있어 홍어 코빼기는 초장에 찍고 애는 참기름 장에 찍어먹고 내 애는 담근 술병에서 꺼내 반나절 말려 두었다가 그대의 속이 온전치 않은 날에 새끼배추와 몽근하게 끓여내야겠네 --- p.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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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늙어 가는데
너는 익어 가는고나 대한민국에서 섬 여행을 가장 많이 다닌 강제윤 시인으로부터 시집 원고 한번 읽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누구의 시냐고 물으니 한때는 주먹세계에 있었으나 한국 최초의 격투기 선수를 거친 다음 요리사가 된 김옥종이란 남자의 시라고 했다. 호기심 반으로 큰 기대 없이 시를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웬걸 그의 시는 시에 대한 기본기가 닦여 있었고 신선했다. 좋은 시라면 으레 그래야 할 상상력의 공간이 훌륭했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남도 사투리와 각종 해산물에 대한 현장의 지식과 남도식 요리 레시피가 잘 어울려 읽는 맛을 더했다. “나는 늙어 가는데 너는 익어 가는고나(「통닭구이」)”에서 보는 것처럼 촌철살인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김옥종의 시에는 삶의 근원에 대한 회한(悔恨)이 내면화되어 있었다. 그 회한이 그의 시에 품격을 준다. 썩 훌륭한 시인의 등장에 갈채를 보낸다. - 하응백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