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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라의 말
박성우의 말 봄 눈 + 황인숙 「봄눈 오는 밤」 보이지 않아 + 박소란 「상추」 미루나무 + 작자 미상 「한숨아 세 한숨아」 나의 봄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가장 밝은 산책 + 최현우 「코코, 하고 불렀습니다」 꽃 침 + 함민복 「봄 꽃」 용기 있게, 가볍게 + 오봉옥 「등불」 수고했어요 + 김종삼 「묵화」 빗방울 하나 사람 하나 + 김광섭 「저녁에」 햇볕이 뜨거운 날 + 작자 미상 「창(窓) 내고자」 작은 다리 정류장 + 유희경 「그리고 당신의 자리」 어느 날, 내가 찾은 방법 + 허수경 「글로벌 블루스 2009」 가을장마 + 김기택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사소한 일 + 황동규 「즐거운 편지」 종이 위에 남는 건 +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나의 그림자 +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여러 겹의 마음 + 나희덕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노랗게 빛나는 새벽 + 안도현 「모닥불」 눈 속에 벗을 찾아갔다 + 이규보 「눈 속에 벗을 찾아가 만나지 못하고」 좋아한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선택의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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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소중한 마음을 놓치지 않도록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에게 건네는 시심 포착의 순간들 『마음 시툰: 용기 있게, 가볍게』는 사계절을 테마로 일상 속 소중한 사소함을 포착해 시툰으로 표현해 냈다. 가벼이 스쳐 지날 수 있는 일상 속 단면들을 프레임에 담았다. 대화창 속 사라지지 않는 숫자 1에 연연하고, 산책을 보채는 반려견의 눈빛을 무시하지 못해 피곤한 몸을 추스르고, 버스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매일 보는 그가 있을까 기대하는 장면 들에서 화가 김성라의 차분하나 신선하고, 부담 없이 옹골찬 내공을 느낄 수 있다. 『마음 시툰: 용기 있게, 가볍게』 역시 시인 박성우가 참여하여 대중의 마음을 보듬는 시를 뽑았다. 학창시절 들어 보았던 시에는 익숙한 시를 새롭게 읽을 수 있음을, ‘배우는 시’와 ‘즐기는 시’가 다를 수 있음을 알려 주려는 시인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 『고사리 가방』, 『귤 사람』을 통해 제주의 자연과 생활을 그려 내 호평을 받은 김성라가 시를 새롭게 바라본 감상을 만화로 표현했다. 평소 시를 좋아했다던 마음을 수줍게 내비치며 스스로 고른 시를 작품에 보태고,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순간을 조명하여 거기에 시심을 불어넣은 화가의 해석과 안목이 돋보인다. 작지만 소중한 마음을 놓치지 않도록,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에게 건네는 시심 포착의 순간들 『마음 시툰: 용기 있게, 가볍게』에는 사계절을 테마로 일상에서 사소히 겪는 희로애락을 잡아내 시심을 불어넣은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버스가 오는 시간에 맞춰 뛰다가 눈에 들어온 꽃눈이 달빛을 받아 새하얗게 빛나는 것을 보고는 한숨 돌리는 순간을 황인숙의「봄눈 오는 밤」과 함께 엮고(봄 눈, 10쪽), 한여름 귀가하는 사람들의 흐트러진 매무새에서 그들의 열심히 살아낸 하루를 엿보고는 김종삼의 「묵화」를 은근히 더하는 식이다.(수고했어요, 136쪽) 가족들과 다툰 후 무작정 집 밖에 나와 아파트 벽에 드리운 행인들의 그림자를 눈여겨보며 다시금 가족과 집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하고,(나의 그림자, 276쪽) 눈길을 걸어 도착한 친구의 집 앞에 친구를 닮은 눈사람을 빚는(눈 속에 벗을 찾아갔다, 322쪽) 등 사소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이 20편의 시와 어우러져 독자들의 마음에 여유의 틈을 만들며 비집고 들어간다. 『마음 시툰 너무 애쓰지 말고』와 달리 『마음 시툰 용기 있게, 가볍게』에는 특별한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다.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름 모를 인물들은 각자 나름의 사연과 고민을 갖고 있으나 이를 격렬하게 드러내지 않고 차분히 내면에서 가다듬는 편을 택한다. 웹툰은 이러한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을 통해 시가 행간에 숨겨 놓은 빈 구석을 슬쩍슬쩍 보여 주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시와 웹툰이 만드는 또 다른 세계가 바로 이 간극에서 펼쳐진다. 괜찮은 하루를 만드는 주문 “용기 있게, 가볍게” 『마음 시툰: 용기 있게, 가볍게』는 길에 죽 늘어서서 걸어가는 개미들을 보고는 ‘용기 내서, 가볍게 달려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제목을 따왔다. 시에도 괜찮은 위로가 숨어 있다고, 행간에 숨어 있는 많은 이야기 중에 당신에게 소근대는 목소리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그러니 시를 가벼이 즐겨보라고 권하는 듯도 하다. 고단한 하루를 마친 독자들이 다시금 힘을 내 내일을 맞이할 수 있으면 했던 시인과 화가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제목이 아닐까 한다. [지은이의 말] 김성라 가방이 무거운 날엔 시집을 골라 가방 안에 넣고 집을 나선다. 버스에 앉아 창밖을 보다 밖의 풍경이 심드렁해지면 시집을 꺼낸다. ‘차례’ 페이지를 펼쳐 요새의 관심사와 닿아 있는 제목의 시를 찾아 그 시부터 읽는다. 동물원에 가고 싶으니까 「동물원」을, 여름이 막 끝났으니까 「여름의 애도」를 먼저 읽는 식이다. 정말 닿아 있다면 좋고 아주 달라도 그것도 좋아한다. 하얀 종이 위의 검은 글자뿐인데 시집은, 여기에서 저기로 이 마음에서 저 마음으로 나를 데리고 간다. 어떤 냄새가 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차갑기도 하다. 바깥의 풍경이 더 좋다면 펼치지 않아도 괜찮아, 나를 이해하지 않아도, 오해해도 괜찮아, 너는 그런 사람이어도 괜찮아. 시가 괜찮다고 말한다. 다 괜찮다고 말해 주는 시집을 보다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괜찮아지곤 한다. 여기에서 저기로 이 마음에서 저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다. 가늘고 하얗게 모여 서 있는 시집들 사이에 가방 안의 시집을 꺼내어 꽂는다. 바깥은 어둑하고, 촘촘해진 책등의 흰빛은 더 밝아졌다. 오늘도 괜찮은 하루가 지나갔다. 박성우 내가 한 걸음 다가서면 내게로 두 걸음 다가오는 게 문학이 아닐까 합니다. 문학은 아름답고 힘이 셉니다. 그간 보지 못한 것을 바라보게 하고 생각지도 못한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특히나 시를 마음에 들이면 외롭고 쓸쓸하던 마음이 유쾌해지고 그저 그렇게 여겨지던 하루하루가 상큼하고 즐거워집니다. 좋아하는 이를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설렙니다. 시로 마음의 얼룩을 닦아 내고 나면 흐릿하게만 보이던 내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면서 내일의 내 모습도 반짝반짝 환하게 빛나기 시작할 거예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신기하고 신비로운 경험도 하게 될 텐데요, 시와 함께 근사하고 멋진 미래를 꿈꾸고 상상하는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어쩐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떻게 하면 시를 신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까요, 김성라 작가와 저는 시와 만화의 만남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마음 가까이에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해서 우리는 마음에 들이고 싶은 시편들을 차근차근 읽어 나가면서 함께 읽고 싶은 시를 골랐습니다. 여기에 김성라 작가가 맑고 섬세한 감성을 살린 작품을 만들며 여러분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시 한 수, 만화 한 편이 켜켜이 쌓인 끝에 드디어 독자 여러분과 가슴 벅차게 만나는데요. 모쪼록 시를 마음 곁에 두고 언제까지나 행복하고 힘찬 하루하루를 이어 가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