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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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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우리는 의심하기 시작했다

신콩쥐팥쥐
다시쓴 작가의 이야기, 콩쥐와 팥쥐 그리고 나
홍길영전
다시쓴 작가의 이야기, 홍길동에게는 누나가 있었다
꼬리가 아홉인 이유
다시쓴 작가의 이야기, 꼬리가 아홉인 이야기
하늘 재판 극, 고통을 벗고 치유의 날개옷을 입다
다시쓴 작가의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 그 숨겨진 이야기

부록 단군신화에 나타난 한국 여성의 분열 - 웅녀와 호녀 이야기

저자 소개 5

페미니스트 문화연구자, 교육개발자. 페미니즘교육연구소 연지원 대표이다. 1997년부터 페미니스트 가수로 활동해왔다. 30대가 되어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며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 무대에서 내려와 페미니즘 교육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전시성폭력 피해여성과 탈성매매 여성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노래수업을 진행했고, 여성대상 섹슈얼리티 워크숍, 청소년과 성인대상 성평등 교육을 개발하고 강의 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성장하는 새로운 세대라는 생각에 문화연구자로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삶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들을 만나고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페미니스트 문화연구자, 교육개발자. 페미니즘교육연구소 연지원 대표이다.
1997년부터 페미니스트 가수로 활동해왔다. 30대가 되어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며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 무대에서 내려와 페미니즘 교육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전시성폭력 피해여성과 탈성매매 여성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노래수업을 진행했고, 여성대상 섹슈얼리티 워크숍, 청소년과 성인대상 성평등 교육을 개발하고 강의 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성장하는 새로운 세대라는 생각에 문화연구자로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삶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들을 만나고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두 장의 정규음반<후: 만나다> <나의 정원으로>을 냈고 한 권의 책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이야기 (공저. 세종도서 선정)』를 썼다.

2018 성평등문화상 수상 (신진여성문화인상)
2019 서울지방경찰청 감사장 수상 (성평등/인권 감수성 교육)
서울시교육청 관계회복 조정위원
서울시경찰청 회복적 경찰활동 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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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박선영

관심작가 알림신청
 
2000년부터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에서 근무하며 여성을 위한 기사와 인터뷰를 기획, 홈페이지 운영, 행사 기획 등을 맡아 날카로운 통찰력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했다. 이후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위민넷’ 콘텐츠 기획팀장으로 근무했고, 대한YWCA연합회와 〈이프〉가 공동기획한 연극 〈히스테리아〉의 대본을 집필했다. 2007년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집필에 대한 열정을 멈출 수 없어 동부지역에 주로 유통되는 한글잡지 〈맘앤아이〉의 객원리포터로 1년 남짓 활동했다. 『대한민국 페미니스트의 고백』의 공저자이며 고품격 페미니즘 팟캐스트 <웃자뒤집자놀자>를 5
2000년부터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에서 근무하며 여성을 위한 기사와 인터뷰를 기획, 홈페이지 운영, 행사 기획 등을 맡아 날카로운 통찰력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했다. 이후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위민넷’ 콘텐츠 기획팀장으로 근무했고, 대한YWCA연합회와 〈이프〉가 공동기획한 연극 〈히스테리아〉의 대본을 집필했다. 2007년 결혼과 동시에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집필에 대한 열정을 멈출 수 없어 동부지역에 주로 유통되는 한글잡지 〈맘앤아이〉의 객원리포터로 1년 남짓 활동했다. 『대한민국 페미니스트의 고백』의 공저자이며 고품격 페미니즘 팟캐스트 <웃자뒤집자놀자>를 5년째 진행하고 있다.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의 스태프였고 여성전용파티와 평화 춤 플래시몹을 기획했으며, 현재 이프북스 편집장으로 책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페미니즘 문화 콘텐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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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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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영어교육전문가이자 영어교재 저자 및 강연자, 에세이스트. 서강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석사까지 전공한 후, 영국 멘체스터대학교의 CELSE(교육대학원)에서 TESOL을 전공,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TESOL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인천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등에서 교양영어를 가르쳤고, 현재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실용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각종 교육청 및 학원 본사에서 교강사 연수를 주로 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전국 공무원 순회 젠더 콘서트 패널 중 한 명으로 활동했다. 영미 문화 강연을 고려사이버대학, 코엑스,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등에서 진행했고, 세계시민교육
영어교육전문가이자 영어교재 저자 및 강연자, 에세이스트. 서강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석사까지 전공한 후, 영국 멘체스터대학교의 CELSE(교육대학원)에서 TESOL을 전공,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TESOL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인천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등에서 교양영어를 가르쳤고, 현재 글로벌사이버대학교에서 실용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각종 교육청 및 학원 본사에서 교강사 연수를 주로 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전국 공무원 순회 젠더 콘서트 패널 중 한 명으로 활동했다. 영미 문화 강연을 고려사이버대학, 코엑스,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등에서 진행했고, 세계시민교육과 영어그림책 강연을 해오고 있다. NGO 러빙핸즈의 이사로도 활동하며 멘토링 및 지원 사업 홍보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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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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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극작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자아초월상담학 전공으로 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8살에는 연극배우로, 33살에는 극작가로 데뷔했다. 현재 '가치성장과 치유센터’ 대표로 드라마치료 · 여성주의상담 · 가족세우기 · 타로 · 요가 등 다양한 도구에 담긴 철학과 기법을 심리치료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신체감각기반 트라우마 치료와 내면가족시스템치료를 통합한 프로그램으로 젠더폭력에 의해 상처 입은 이들의 전일적인 치유와 성장을 돕는 일에 감사와 애정을 느낀다. 옮긴 책으로 『내 안의 가부장』, 『마더피스 타로』, 『내면 가족 시스템 치료 첫걸음,
대학에서 극작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자아초월상담학 전공으로 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8살에는 연극배우로, 33살에는 극작가로 데뷔했다. 현재 '가치성장과 치유센터’ 대표로 드라마치료 · 여성주의상담 · 가족세우기 · 타로 · 요가 등 다양한 도구에 담긴 철학과 기법을 심리치료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신체감각기반 트라우마 치료와 내면가족시스템치료를 통합한 프로그램으로 젠더폭력에 의해 상처 입은 이들의 전일적인 치유와 성장을 돕는 일에 감사와 애정을 느낀다.
옮긴 책으로 『내 안의 가부장』, 『마더피스 타로』, 『내면 가족 시스템 치료 첫걸음, 내가 왜 그랬지?』, 『섭식장애 회복을 위한 IFS 안내서』 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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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통신 기자, 문화일보 생활건강부장·여성전문위원, 2기 방송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이브 앤슬러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을 번역했고, 『힐러리 미스터리』, 『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작전명 서치라이트 - 비랑가나를 찾아서』, 『특별한 소녀 ? 페미니스트 고스트 스토리』, 이스터린 키레의 『그 강이 잠들 때』를 번역하고 출간했다. 『Taalash』의 영어번역도서 『The Search』를 번역했다. 시집 『외로워서』, 『나는 일하는 엄마다』, 『대한민국 페미니스트의 고백』과 『한국에 페미니스트는 있는가』
합동통신 기자, 문화일보 생활건강부장·여성전문위원, 2기 방송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이브 앤슬러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나는 감정이 있는 존재입니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을 번역했고, 『힐러리 미스터리』, 『여자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 『작전명 서치라이트 - 비랑가나를 찾아서』, 『특별한 소녀 ? 페미니스트 고스트 스토리』, 이스터린 키레의 『그 강이 잠들 때』를 번역하고 출간했다. 『Taalash』의 영어번역도서 『The Search』를 번역했다. 시집 『외로워서』, 『나는 일하는 엄마다』, 『대한민국 페미니스트의 고백』과 『한국에 페미니스트는 있는가』, 『엄마 없어서 슬펐니?』 등을 썼다. 현재 이프북스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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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04g | 128*188*17mm
ISBN13
9791190390033

책 속으로

이제 우리는 의심하기 시작했다. 왜 옛이야기에 나오는 남자들은 모두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존재인가? 왜 그들은 한결같이 무능하거나 불구이거나 (강간) 범죄자일까? 왜 계모는 모두 나쁜 여자일까? 왜 딸들은 버림을 받고도 아버 지를 구하거나 살리기 위해 죽음의 시련을 견뎌야만 하는 것일까?
권선징악의 결말로 끝나는 그 모든 옛이야기에서 ‘선’은 과연 누구를 위한 ‘선’이며 ‘악’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선’과 ‘악’은 누구의 관점 혹은 입장에서 기술되는가?
기존의 옛이야기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고 모두 새롭게 다시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보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래서 페미니즘의 눈으로 다시 쓴 우리의 옛이야기에서는 묵살되고 지워진 여성들의 목소리가 부활한다.
--- p.10~11 「프롤로그 ‘이제 우리는 의심하기 시작했다」 중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옆집 할멈에게 나를 맡겨버렸다.
어머니를 측은해하던 옆집 할멈은 불평을 해댔지만 그래도 투박한 손으로 나를 안아주었다. 돌이 지나 걷기 시작한 아이를 늙은 할멈이 돌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할멈이 지치면 동네 이 집 저 집에 나를 맡겼다. 나는 이 집 저 집을 전전하며 눈칫밥을 먹었다. 눈칫밥이라는 것이 그런 건지 겨우 좋다 싫다는 말이나 하는 어린애였는데도 늘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나를 대하는 동네 어른들의 측은해하는 눈빛도 싫었다. “에 유, 저런 불쌍한 거”하며 혀를 끌끌 찼다. 그 말 뒤에 숨겨진 자신의 아이를 보며 안도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내 속은 뒤틀리고 있었다.
놀이에 끼워주지 않는 여자애들이나 나를 놀려먹는 남자애들 가리지 않고 내 성질을 건드리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던져댔다. 용케도 어른들이 볼 때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는지, 애들끼리 있을 때만 행패를 부렸다. 애들을 울리고 난장판을 만들어도 어른들 눈에 띄지 않았고, 나는 점점 능숙하게 두 얼굴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나는 그저 불쌍하고 눈치 보는 애로만 여겨졌다.
--- pp.23~24 「신콩쥐팥쥐」 중에서

어머니가 없었던 콩쥐는 일찍 아내를 잃고 슬퍼하는 불쌍한 홀아비를 동정하는 동네 아낙들의 젖도 얻어먹고, 십몇 세가 되어 스스로 집안일을 돌볼 수 있을 때까지는 살림 못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콩쥐를 돌보던 마을의 지원과 돌봄도 받았을 것이다. 그야말로 마을의 환대를 경험하며 선하게 성장한 아이가 콩쥐였으리라.
그렇게 사랑만 받던 콩쥐가 계모와 의붓자매에게 태어나 처음 미움을 받는다. 재수 없게도 어찌어찌 어렵사리 가게 된 남의 잔치 가는 길에 꽃신을 잃어버리고, 천운처럼 그 신을 찾아 헤맨 페티시의 소유자 김 감사의 두 번째 부인이 되지만 그 행운조차 오래가지 못한다. 팥쥐에게 살해당하고 영혼 혹은 귀신이 된다. 기왕 귀신이될 거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울트라 파워 원귀가 되지 자기를 해친 당사자에게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안/못하고, 귀신이 되어서도 울고만 있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원망하면서.
--- p.68 「다시 쓴 작가의 이야기 ‘콩쥐와 팥쥐 그리고 나'」 중에서

옛날 반도의 어느 작은 산골 마을에 힘이 센 오누이가 살고 있었다. 아들도 딸도 힘이 세어 어렸을 때부터 노는 모양이 남달랐다. 아들 길동은 무엇이든 부수고, 딸 길영은 무엇이든 아주 크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엄마에게는 부수는 아들이나, 남다른 크기와 단단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딸 모두 버거웠다. 그 뒷감당을 혼자 해내자니 이 아이들을 어찌 키워야 할지 두려움만 매일 앞섰다.
--- p.90 「홍길영전」 중에서

「아기 장수」 민담에서 파생된 아기 장수에게 그만큼 힘이 센 동급의 누이가 있다는, 또 다른 민담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오누이 힘겨루기」다. 「오누이 힘겨루기」 민담에서는 힘이 남달리 센 오누이가 등장한다. 오누이는 주로 과부인 엄마와 함께 산 아래 사는데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목숨을 건 힘겨루기 내기를 한다.
충남 공주의 무성산성에 얽힌 전설이 이 「오누이 힘겨루기」의 전형적인 서사를 가지고 있는데 특히 이 산성은 지역민들에게는 ‘홍길동성’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니까 홍길동과 그 누이가 힘겨루기 내기를 했고 그 결과와 흔적으로 무성산성이 남았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건 무성산성 전설의 서사에는 분명히 홍길동의 누나가 그 산성을 쌓았는데 무성산성이 ‘홍길동 누나산성’이 아니라 ‘홍길동성’이라고 불린다는 점이다. --- pp.138 ~ 139 「다시 쓴 작가의 이야기 ‘홍길동에게는 누나가 있었다’」 중에서

“구미호래요! 불여우래요. 꼬리가 아홉이래요.”
사내아이들이 합창하며 고개 아래로 우르르 달리기 시작했다.
여우고개에 사는 구미호에게 돌과 풀을 뜯어 던지고 놀리다가 구미호가 빗자루를 휘두르며 쫓아오자 다들 우다다다 내빼기 시작했다. 뒷집 영호가 재미난 거 구경시켜준다고 해서 따라왔던 미경은 사내아이들 뒷전에서 소심하게 풀을 뜯어 던지는 시늉을 하며 재밌다고 같이 웃고 있었다. 그러다 구미호가 빗자루를 휘두르며 달려 나오고 사내아이들이 잽싸게 달아나며 놀리는 노래를 부를 때, 미경은 그만 돌부리에 걸려 철퍼덕 넘어지고 말았다.
--- p.148 「꼬리가 아홉인 이야기」 중에서

치명적인 여성, 팜므 파탈 Femme fatale 이 처음 등장한 것은 후기 낭만주의 시에서부터였다. 자연 속에서 홀연히 나타나 남자를 꾀어서 넋이 나가게 해서 망치는 그런 여성이 영국에서는 존 키츠 John Keats 의 「자비가 없는 아름다운 아가씨 La Belle Dame Sans Merci 」에 등장한다. 이해할 수 없는 불가지의 존재에 비합리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대상으로 여성과 자연은 이렇게 하나로 융합된 이미지가 된다.
이 자연 속에서 나타난 남자를 홀려 파멸시키는 이미지가 바로 중국과 한국의 구미호의 이미지와 일맥상통한다. 대체 여우가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한 동물이기에, 여우는 이렇게도 여성형으로 의인화되어서 숱한 전설과 민담에 남았는지 새삼 궁금해지는 지점이 아닐 수 없다.
--- p.187 「다시 쓴 작가의 이야기 ‘꼬리가 아홉인 이유’」 중에서

사슴 : 옥황상제님, 쇤네는 그저 억울하옵니다. 저 계집이 아직 어려서 뭘 몰라 그럽니다. (마야를 향해) 원래 땅에서는 다들 그렇게 수컷이 암컷을 어르고 꼬셔서 짝짓기하고, 새끼 낳고, 지지고 볶고… 그려, 뭐가 좀 힘들었나 본데… 그건 니 부모한테 가서 따져야지. 왜 화살을 애먼 사슴한테 돌리고 그려?
마야 : 은혜를 갚으려면 뭐라도 네 것을 내줬어야지, 왜 우리 엄마의 인생을 통째로 갖다 바쳐?
신하 : 옳거니! 은혜를 갚으려면 산삼 묻힌 곳을 알려주든가, 아님 네 뿔이라도 잘라 바칠 것이지.
상제 : (큰 헛기침. 신하에게 나즈막히 속삭인다.) 야, 중립, 중립!
신하 : (얼른 고개를 조아린다.) 황공하옵니다.
마야 : 너 때문에 우리 어머니, 나와 동생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 (격양된다.) 우리 엄마는 하루도 빠짐없이 한숨 쉬고, 눈시울을 붉히셨어. 바로 네놈 때문에! 매일 눈물 짓는 엄마 밑에서 사는 게 어떤 건지 네가 알아? 이 사슴 새끼야!
--- p.202 「하늘 재판 극, 고통을 벗고 치유의 날개옷을 입다」 중에서

「선녀와 나무꾼」에는 세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중 맏딸로 태어난 마야가 바로 새로 쓰는 옛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마야는 필자가 심리치료 현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여성을 대변하는 인물입니다. 마야의 허스토리는 여러 내담자의 합성이지만, 어떤 것은 제 삶의 노트에서 바로 가져왔습니다. 끝이 열린 구조의 재판 극 형식으로 썼으므로 지금부터 여러분은 이 희곡의 말미를 장식할 작가 혹은 이 재판의 배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공정한 평결을 위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 p.237 「다시 쓴 작가의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 그 숨겨진 이야기’」 중에서

웅녀에 대한 신화는 본래 웅녀의 아들이며 동시에 한민족의 시조이기도 한 단군의 이름을 붙여 「단군신화」라고 불려왔다. 그러나 나는 이 신화가 ‘웅녀신화’라고 불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단군이 아니라 웅녀가 이 신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신화의 중심행동은 그녀로부터 일어난다. 나는 곰이 여성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웅녀신화’의 중심 테마라고 믿는다. 지금부터 나는 웅녀의 변신이 일어나는 신화의 두 번째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여성의 몸은 원시인류에게 ‘비밀’을 담고 있는 현장으로서, 답을알 수 없는 의문을 던진다. 생명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새 생명의 전달자이며 동시에 기적과도 같은 변신(임신과 출산)의 주체로서 여성의 몸은 남성에게 문제가 된다. 그래서 그들은 성인으로 입문하는 중요한 시기에 초점을 맞추고 필사적인 남성판 인간창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다양한 창조설에서 흔히 나타나듯이 한국판 최초 인간 창조 이야기도 여성의 출산능력을 왜곡하거나 부정했다는 측면에서 예외가 아니다.

--- pp.264~266 「[부록논문] 단군신화에 나타난 한국 여성의 분열 - 웅녀와 호녀의 이야기」 중에서

추천평

콩쥐팥쥐의 어떤 버전에서 팥쥐는 젓갈로 담가진다고 한다. 과연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전래동화다운 호쾌한 결말인가? 처단해야 할 건 오히려 심술을 부리고 욕심을 낸 여성을 젓갈로 담그는 결말을 만들고 그 결말을 전시하는 시선이 아니던가?

실제로 어린 내가 여자 둘이 나오는 이야기를 보고 싶어 콩쥐팥쥐를 펼 때마다 내면화했던 것은 팥쥐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경고와 더불어 팥쥐가 맞는 결말을 바라보는 콩쥐가 되라는 권고였다.
남을 적극적으로 괴롭히지 않고 약한 사람을 돕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나는 이제야 그 경고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권고에 비굴함이 내포되었음을 안다.

우리 전래동화에 깃든 힘은 여성들을 두려움 머금은 무력한 신체, 가여운 죽음에 다다르는 과정으로 서의 삶으로 끌었다. 이제 다시 쓰인 이 이야기들은 같은 동화를 공유했던 여성들을 활기찬 몸으로 왕성하게 계속되는 삶으로 인도할 것이다. - 이민경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탈코르셋』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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