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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미나토 가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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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ae Minato,みなと かなえ,湊 かなえ

1973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에도가와 란포와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는 ‘공상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의류 회사에서 일했지만 일 년 반 만에 퇴사하고 남태평양의 오지 통가로 떠났다. 그곳에서 청년 해외협력대 대원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귀국 후에는 효고 현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하고는 무언가 형태가 남는 일에 도전하고자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의 문을 두드렸다. 낮에는 주부로, 밤에는 방송대본부터 소설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인 집필 활동에 들어간 결과, 2005년 제2회 BS-i 신인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
1973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에도가와 란포와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는 ‘공상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의류 회사에서 일했지만 일 년 반 만에 퇴사하고 남태평양의 오지 통가로 떠났다. 그곳에서 청년 해외협력대 대원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귀국 후에는 효고 현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하고는 무언가 형태가 남는 일에 도전하고자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의 문을 두드렸다.

낮에는 주부로, 밤에는 방송대본부터 소설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인 집필 활동에 들어간 결과, 2005년 제2회 BS-i 신인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제35회 창작라디오드라마대상을 수상하는 등 방송계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스토리텔러로서 역량을 드러냈다. 같은 해 단편 『성직자』를 발표, 제29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며 정식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첫 장편 『고백』을 출간하면서 일본 문단에 ‘미나토 가나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고백』은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으로,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것은 물론, 제6회 서점대상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며 일본에서만 350만 부가 판매되는 대형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 『야행관람차』, 『왕복서간』, 『경우』, 『꽃 사슬』, 『백설 공주 살인사건』, 『여자들의 등산일기』, 『N을 위하여』, 『조각들』 등, 데뷔 이래 성실한 문학적 행보를 쌓아왔고, 거의 모든 작품이 영상화되어 또 한 번 미나토 가나에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2016년에는 『리버스』 출간을 기념하여 서울에서 한국 독자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같은 해 『유토피아』로 제29회 야마모토슈고로상을 수상했고, 2018년에는 영미권 최고 추리소설상인 에드거상(최우수 페이퍼백 오리지널 부문) 후보에 『속죄』가 선정되는 등 전세계 독자와 평단의 진심 어린 갈채를 받고 있다. 특히, 2016년 『리버스』 출간을 기념하여 한국을 첫 방문했던 미나토 가나에는 2019년 『여자들의 등산일기』의 출간 및 연극 [왕복서간] 개막을 기념하여 또 한번 서울을 찾아 한국 독자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대담한 소재 선택과 충격적인 전개, 독자를 사로잡는 간결하고 매력적인 필력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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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일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번역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다 꿈에 그리던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책 한 권 한 권 정성을 다해 번역하려고 노력한다. 옮긴 책으로는 『한 장의 미래 지도』, 『조인트 사고』, 『일 잘하는 리더는 이것만 한다』, 『광장의 목소리』, 『1등의 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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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70g | 140*200*20mm
ISBN13
9788937834288

책 속으로

“축하드려요. 건강한 여자아이네요”라는 말을 건네도, 그게 어쨌다는 거야, 같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품격 있는 작품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코도 낮고 쪼글쪼글한 무쪽 같은 얼굴에 엄마가 실망하시지는 않을까 눈물이 터져나올 정도였습니다.
“이제 아빠도 불러올게요.”
간호사의 말에, 순간 ‘아빠’는 누굴 말하는 거지, 생각했습니다. 다도코로와 저는 부모님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아이를 가졌다고 해서 서로 ‘아빠, 엄마’라고 불러본 적은 없습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부르라고 할지 둘이서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없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아버지, 어머니’라 부르게 하리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문득, 그건 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따위로 불리고 싶지 않다. 나에게 ‘어머니’란 단어는 사랑하는 엄마 한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니까. 함부로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 p. 27

외할머니가 내게 준 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이었다. 자신 있게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엄마가 준 것은…… 조건 없는 사랑일까. 물론 귀하게 길러주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네가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식의 사람이었을까.
가령 엄마 머릿속에 소중한 그림 한 장이 있다고 치자. 그것은 나를 그린 초상화가 아니라, 정원에 꽃이 흐드러진 아름다운 집에 행복해 보이는 부모와 자녀, 세 명을 그린 그림은 아닐까. 제목도 [모든 사랑을 담아]라든지 [나의 천사] 혹은 [보물]이지, 엄마가 남에게 나를 말할 때 애용하던 자식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행복이 깃든 장소’라는 집 전체를 표현하는 단어. --- p.46

“싫어요, 싫어. 저는 엄마를 구하고 싶다고요. 아이는 다시 낳으면 되잖아.”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을까요?
두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물론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한 사람밖에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를 낳아준 이를 구하는가, 자기가 낳은 이를 구하는가. 이 결단을 내리는 데 제가 얼마나 온몸이 찢겨나가는 고통을 느꼈는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미래가 창창한 이를 남겨야 한다는 둥 엄마라면 아이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둥, 탁상공론 따위는 딱 질색입니다. 그런 사람은 분명히 어느 쪽도 구하지 못한 채 도망칠 것입니다. --- p. 73

그대의 영혼을 건드리지 않으려면, 나는 내 영혼을
어떻게 붙들고 있어야 하나? 어떻게 끌어 올려야
당신을 넘어 다른 것을 향할 수 있나?
아아, 나는 어둠 속의 그 어떤 잃어버린 것들 곁에
내 영혼을 숨겨두고 싶다.
그대의 깊은 마음이 술렁인다 해도 흔들리지 않는
어느 낯설고 고즈넉한 장소에.
그럼에도 우리를 건드리는 모든 것은, 그대와 나를,
하나로 만든다. 마치 두 가닥의 현에서
하나의 소리를 끄집어내는 바이올린의 운궁법처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악기 위에 팽팽히 당겨져 있을까?
그리고 어떤 연주자가 그 손으로 우리를 붙잡고 있을까?
아 달콤한 노래여.

사랑의 노래

--- p.283

줄거리

한 여고생이 다세대 주택에서 뛰어내렸다. 사고인지 자살인지 불명확한 상황에서 여고생의 엄마는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 이렇게 된 것이 믿을 수 없다”라고 전한다. 그 기사를 시작으로 엄마와 딸의 회상과 고백이 교차한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엇갈리는 이야기,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햇살이 따사로이 비추는 고지대에 꽃들이 만발한 정원, 행복한 노랫소리와 릴케의 시가 흐르는 아름다운 집. 하지만 태풍이 불고 집이 불에 타던 날, 모든 비극은 시작되었다. 어머니와 어린 딸, 어느 한쪽을 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딸을 선택했지만 그 후로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모녀 사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시댁에서의 고달픈 생활, 그 속에서도 죽은 어머니의 유언대로 엄마는 딸을 금지옥엽으로 키우려고 하고, 어린 딸 역시 시집살이의 고초에서 엄마를 지키려 하지만 마음은 어긋나기만 하여 덜컹거리는 바퀴가 달린 수레처럼 가족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출판사 리뷰

“불이 나던 그날, 아무래도 딸을 구하지 말 걸 그랬습니다.”
강렬한 문제작 『고백』의 저자 미나토 가나에가 던지는 또 하나의 고통스러운 질문


첫 장편 소설 『고백』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큰 화제를 낳으며 단번에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미나토 가나에. 이후 『속죄』『N을 위해서』『야행관람차』등의 작품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불편한 진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작가이자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러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인 ‘엄마와 딸’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세대 주택에서 뛰어내린 한 여고생의 기사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서로 교차하며 사건의 진실을 더듬어 가는 방식을 띈다. 산사태와 화재로 인해, 아름다운 집과 함께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던 외할머니가 사라져 버리고 난 뒤 많은 것이 달라진다.

자신의 어머니를 지나치게 사랑했지만 딸에게는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딸의 엇갈린 마음을 그린 이번 소설은 수많은 문학, 예술 작품에서 이야기 하는 ‘위대한 모성’, ‘애뜻한 모녀의 정’과는 궤를 달리 한다. 오히려 ‘모성은 본능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파국으로 치닫는 한 가정의 모습을 재구성하고 있다.
미나토 가나에 스스로 “작가를 그만두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말할 정도로 혼신을 다한 장편 소설 『모성』은 인간 내면에 도사리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파헤치는 작가 특유의 집요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의미있는 메시지에 잘 짜여진 드라마와 트릭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은 웰메이드 미스터리다.

“저는 딸을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키웠습니다.”
모성은 본능인가? 고통스러운 질문의 여정


몇 년 전 모성을 소재로 한 화재의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아이만 낳으면 당연히 모성애가 충만해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생각보다 못 생기고 퉁퉁 부은 빨간 핏덩이를 보니 섭섭한 마음이 들고 24시간 말도 안 통하는 아기와 집에만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하니 감옥에 갇힌 것처럼 느껴지며 급기야 아이가 밉고 원망스러웠다는 엄마들의 고백이 이어진다. 3,070명의 엄마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일상 중 가장 큰 행복은 자녀를 돌볼 때이며, 가장 우울하고 피곤한 상황 역시 자녀를 돌볼 때라고 답했다. 하지만 아이를 돌보는 기쁨은 크게 드러내는 반면, 그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엄마들은 모성을 강요받고 있다고 이 프로젝트는 밝히고 있다.

수많은 문학, 예술 작품에서는 모성을 소재로 헌신적인 ‘위대한 모성’과 ‘애틋한 모녀의 정’을 그렸다. 하지만 미나토 가나에가 그리는 모성은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따뜻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다. 그는 모성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에 회의하고 모성이 정말 본능인 것인지에 대해 질문하는 문제적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저는 딸을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키웠습니다.” 고해성사를 시작하는 엄마의 고백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 뒤, 왜 소중하게 키웠는가? 하는 질문이 주어지고 엄마는 혼란을 느끼며 내면을 더듬어 나간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지나치게 의지하며 사는 모습에서 시작해 결혼할 당시의 상황과 딸을 출산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곧 금지옥엽으로 소중하게 키웠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다. 앞에서 언급한 다큐멘터리의 엄마들처럼 주인공 역시 딸에 대해 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출산 후 간호사가 "축하드려요. 건강한 여자아이네요"라는 말을 건네도, “그게 어쨌다는 거야, 같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품격 있는 작품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코도 낮고 쪼글쪼글한 무쪽 같은 얼굴에 엄마가 실망하시지는 않을까 눈물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라고 하고, 모유를 잘 먹지 않는 딸을 두고 “어찌 된 영문인지 모유를 싫어했다며 살짝 입에 물리면 토해내곤 가슴에서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젖병에 우유를 타주면 꿀맛이라는 듯 삼켰다. 그런 까닭에 추운 겨울날인데도 매일 밤 수시로 부엌에 서서 우유를 타야 했다”며 딸에 대한 원망의 기색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남편이 야근 때문에 집에 없는 밤, 무서워 잠을 이루지 못할 때면 “곁에서 평온한 숨소리를 내는 딸을 보자, 부모의 보살핌 속에서 자연스레 안심하는 모습이 얄밉게 느껴진 적도 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딸을 구박하거나 학대한 것은 아니다. 밥도 꼬박꼬박 주고 학교에서 필요한 것도 부족하지 않게 챙겨주며 소지품에 자수도 놓아주었다. 그리고 일러준 대로 하면 칭찬을 하고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의 고백은 곧바로 이어지는 딸의 회상 속에서 번번이 거짓으로 드러난다. 딸에게 엄마가 해주는 것들이란 형식적이며 온전히 의지할 만한 사랑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뒤로 갈수록 자신이 딸을 소중히 사랑으로 길렀다는 엄마의 독백은 점점 스스로를 방어하는 절박한 변명으로 바뀐다.
각 장마다 등장하는 ‘모성에 대하여’에서는 주택에서 뛰어내린 여고생의 기사를 읽고 목에 잔가시가 걸린 듯한 느낌을 받는 학교 선생님의 독백이 등장한다. 그의 말은 작가의 생각을 일견 대변하고 있다.

“모성은 인간이라면 타고나는 성질이 아니라, 학습에 의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이 처음부터 타고나는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모성애가 없다고 지탄받으면 그 엄마는 학습 능력이 아니라 인격을 부정당하는 착각에 빠져서, 자기는 그런 불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틀림없이 모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말로 위장하려고 한다.”

의미 있는 메시지와 읽는 재미,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은 웰메이드 미스터리


『고백』에서부터 시작된 미나토 가나에의 큰 장기는 독백체다. 독백 속에서 드러나는 섬뜩섬뜩한 사건의 진상은 독자에게 최고의 몰입감을 준다. 『모성』에서 역시 한 가지 사건을 두고 엄마와 딸의 엇갈리는 진술과 극의 긴장감이 독백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산사태와 화재로 집이 소실되던 날, 부득이하게 사랑하는 어머니와 어린 딸, 어느 한쪽만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어머니의 뜻에 따라 딸만 살린 후 마음속의 앙금은 커져만 간다. 그리고 그 파장은 집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된 시집 생활을 통해 중첩된 갈등으로 나타난다. 가부장적인 시골집을 배경으로 괴팍한 시아버지와 자기 핏줄 외에는 혹독하기만 한 시어머니 그리고 눈치 없고 뻔뻔한 시누이들이 있는 ‘시월드’는 그야말로 지옥에 가깝다. 집안일은 물론 농사일까지 도맡아야 하지만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것은 야단과 멸시뿐이며 몸살이 나도 누울 수 없고 힘들게 만든 요리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일쑤다. 그 속에서 딸은 엄마를 지키기 위해 시어머니, 시누이와 싸우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좋지 않은 결과가 돌아와 엄마와의 관계는 갈수록 불편해지기만 한다. 엄마는 딸이 외가 쪽 피는 전혀 섞이지 않은 듯 과격하고 경솔하게만 느껴지고, 딸은 그런 엄마 앞에서 한없이 주눅 들어 제대로 행동할 수가 없다. 이렇게 어긋나기만 하는 마음은 단란하던 가정을 파국으로 몰아간다.

국내 실정과도 별로 다르지 않은 현실감 있는 가족 이야기에 공감하다가 꼬일 대로 꼬여버린 모녀의 관계에 가슴이 애잔해진다. 그 고통스러운 마음은 서정시의 대가인 릴케의 시들로 대변되어 있는데, 장의 제목과 함께 마지막 페이지마다 발췌되기도 했다. 그 시들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읽을 거리다.
종장을 향해 증폭되는 갈등과 하나 둘 드러나는 진실이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미스터리 작가답게 트릭과 반전 역시 빠뜨리지 않았다. 의미 있는 메시지와 읽는 재미 어떤 것도 놓치지 않은 웰메이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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