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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6월 | 느닷없이 찾아온 마음의 균열 7월 | 나를 일으켜 세울 의지 8월 | 단단한 뿌리가 세우는 안정 9월 | 초록 생활자의 뉴욕 10월 | 런던의 초록 공간 11월 | 가족이 거두는 사랑의 결실 12월 | 새순과 함께 움트는 마음 1월 | 행복의 싹을 틔우다 2월 | 성장의 꽃을 피우다 3월 | 작은 정원의 위로 4월 | 인생의 열매를 맺다 5월 |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에필로그 감사의 말 |
Alice Vin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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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단 하나, 식물을 키우는 일이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순수한 기쁨을 내게 가져다주었다는 것뿐. 식물에 빠진다는 건 식물이 어떻게,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격에 겨운 질문을 수없이 해댄다는 뜻이었다.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나의 머리 외에는 그 어디에도 표현할 필요가 없는 차분하고 조용한 도전이었다.
--- 프롤로그에서 뿌리를 잘 내린 식물은 주변으로 계속 뻗어나가며, 식물이 심겨 있는 화분의 모양대로 자라고, 심지어 물이 빠지기 위해 뚫어놓은 화분 바닥의 구멍으로도 밀려 나온다. 뿌리가 가진 모든 잠재력을 펼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흙과 더 많은 양분 그리고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 8월 ‘단단한 뿌리가 세우는 안정’에서 나는 또 다른 화초를 들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사각 플라스틱 화분에 담겨 있던 부드럽고 흐늘흐늘한 잎사귀들이 달린 작은 녀석을. 내가 막 집을 나서려는데 아빠가 선물로 주셨다. 아빠는 “할아버지 온실에서 찾았단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네가 피게 만들 수 있으면 어떨까 해서”라고 말했다. --- 11월 ‘가족이 거두는 사랑의 결실’에서 새로운 사랑이 내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음을 느꼈다. 너무나 소중하고, 너무나 미숙하고, 너무나 새로워서 이 사랑이 당혹스러웠다. 어떻게 자라 왔고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지 몰랐다. 그러나 그 사랑은 내 마음속에 있었고, 그 역시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 12월 ‘새순과 함께 움트는 마음’에서 일상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일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기술과 속도로부터 피하는 방법도 함께 만들어졌다. 하지만 나는 가드닝에서 얻는 평온함을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한 적이 없다. 가드닝은 나의 분노와 불안과 걱정을 분산시킨다. --- 1월 ‘행복의 싹을 틔우다’에서 슬픔과 무지와 혼란과 자기 연민으로 몇 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인생의 여러 부분에 있어서 확신을 가져다주는 편안함은, 그냥 놓아주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미래에 사로잡히기보다는 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포용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조시와 함께 있던 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거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적어도 스스로 세워둔 한계를 넘어 성장하는 법을 배우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다. --- 4월 ‘인생의 열매를 맺다’에서 런던의 부담스러운 속도에서 벗어나 식물들과 곤충들이 존재하는 각기 다른 속도들 속에 합류하는 건, 몇 분도 걸리지 않는 일이었다. 한해살이들, 여러해살이들, 더 길고 더 짧은 식물들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기대들. 도시가 발광하는 동안, 묵묵히 자신들의 몫을 해내고 있었다. 여기에 놀라움이 있고, 좌절이 있고, 기적이 있었다. 통제되지 않는 삶, 나는 그걸 옮기는 중이었다. --- 5월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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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가족 그리고 사랑에게서 얻은
또다시 살아갈 힘, 나를 돌보는 기적 팝 칼럼니스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대중문화에 관해 글을 쓰는 일을 좋아했던 앨리스는, 런던에서 저널리스트로 커리어를 쌓으며 직업적 성공을 누린다. 바쁜 도시 생활 가운데 아파트의 작은 발코니에 서툴지만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며 식물에게서 안식을 찾는다. 갑작스러운 삶의 변화로 혼란과 불안을 느끼지만, 시골에서 성장한 어린 시절 덕분에 갖게 된 식물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다시 일어날 힘과 용기를 얻는다. 인간은 어려움 앞에 깊이 뿌리내릴 처소가 필요한 법이다. 문제를 피하고 싶은 게 아니다. 뿌리는 식물을 고정시켜주고 식물이 자라는 동안 양분의 저장고 역할을 담당하여 식물이 발생시킨 에너지를 영양분으로 저장한다. 씨앗이 발아하고, 새싹을 밀어내고, 꽃을 피우는 것은 모두 뿌리가 먼저 자리 잡은 후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우리도 인생의 균열 앞에 어디에 더 깊이 뿌리 내릴 것인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나는 식물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깨달은 것은, 식물은 각자의 고유한 시간표대로 성장해나간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지, 자신에 대한 애정이 식었는지 상관하지 않는다. 모양을 관리해주지 않더라도, 목적을 가지고 이용하려 들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저 자라고, 꽃피우고, 열매를 맺고, 잎이 지고, 다시 자라나기를 계속한다. 빛, 온도, 수분, 토양이 맞물려 식물에게 행동을 개시할 순간을 지시하면, 한 알의 씨앗이 순식간에 싹을 틔우고, 몇 주 만에 두 배로 자라나 꽃을 피우기도 한다. 그들은 무엇 하나 애쓰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가꾸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며 살아온 그녀에게 식물은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의 태도를 가르쳐준 것이다. 가족이 함께 거두는 사랑의 결실 할아버지들의 정원은, 그녀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가장 생생하게 빛나는 장소 중 하나이다. 외할아버지는 탁월한 재배가였다. 엄마는 할아버지가 키운 스위티피를 따라 키웠고, 그녀도 엄마를 따라 같은 꽃을 키우며 ‘아직도 아빠 꽃만큼 예쁘지는 않네’, ‘엄마의 꽃이 더 예쁘다’며 푸념했다. 친할아버지는 온실을 가꾸셨는데, 아빠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그곳에서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한 구근을 그녀에게 전달하며 할아버지를 추억한다. 할아버지의 시간이 쌓인 구근은, 결국 그녀의 아파트 발코니에서 꽃을 피운다. 옮겨왔으나 여전히 살아남은 사랑의 결실이 꽃을 피운 것이다. 사랑이 없는 게 아니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언니와 함께 정원을 돌보며,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며 각자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돌보는 힘을 키워간다. 그녀의 가족은 사랑을 말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누구보다 서로를 신뢰했고 의지했고 사랑했다. 애쓰지 않고 편하게 함께할 수 있는 사람 10월의 어느 날,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그와 함께 있으면 반짝거리는 기분이 드는 동시에 두려움도 느꼈다. 반짝거림이 사라지고 나면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싫증이 날 거라는 확신 때문에, 그와 나누는 일상이 많아지고 편해질수록 불안해졌다. 사랑도 받고 싶고 거리도 두고 싶은 두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답을 알지 못해 더 괴로워했다. 애쓰지 않고 편안해지기로 다짐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로 결심한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에 기겁하며 시든 잎사귀를 떼어내던 과거의 자신에게서 그것도 목적에 꼭 맞는 존재로 공간을 채우는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억지로 끊임없이 통제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식물들이 자라는 대로 놔두고 얼마나 아름답게 변해 가는지 즐기기로 한다.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 말이다. 우리가 반려식물에 주목하는 이유 삭막하고 단절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요즘, 식물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 익숙하지만, 자신을 돌보는 시간 없이 흘러가는 주변의 변화가 공허할 뿐이다. 나는 뒤처지지 않았는지, 이대로 괜찮은지 고민하는 순간, 한결같은 가능성으로 모든 곳에서 적응하려는 식물들의 의지에서 우리가 식물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발견한다. 공간의 여백을 채우는 제라늄, 어디든 뿌리를 깊이 내리는 잡초의 곧은뿌리, 맹렬한 바람을 이겨내는 팬지, 어느 곳에서든지 잘 자라는 중국 돈나무, 죽은 땅도 살리는 부들레야의 이야기를 보고 들음으로써 우리가 식물에게 인생을 배우고, 거기서 얻은 깨달음으로 또다시 살아갈 힘을 되찾는 게 아닐까. 그런 까닭에 회복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식물은 인생의 성장과 행복을 도모하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