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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위상
김현
문학과지성사 199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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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스펙트럼

목차

1. 왜 문학은 되풀이 문제되는가
2.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3. 문학은 무엇에 대하여 고통하는가
4. 무엇이 지금 문제되고 있는가
5. 문학 텍스트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6. 한국 문학은 어떻게 전개되어왔는가
7. 문학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8. 우리는 왜 여기서 문학을 하는가

저자 소개 1

김광남, 金炫, 金光南

본명은 김광남으로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90년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62년에 평론 「나르시스의 시론(詩論)」을 『자유문학』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이후 여러 문예지와 잡지에 평론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현대문학과 사상, 특히 실존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정신분석 방법에 비평의 기초를 두었다. 한국문학사에도 관심을 기울여 『한국 개화기의 문학』(1969) 등의 저서를 남겼다. 저서에 『존재와 언어』(1964), 『상상력과 인간』(19
본명은 김광남으로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90년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62년에 평론 「나르시스의 시론(詩論)」을 『자유문학』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이후 여러 문예지와 잡지에 평론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현대문학과 사상, 특히 실존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정신분석 방법에 비평의 기초를 두었다.

한국문학사에도 관심을 기울여 『한국 개화기의 문학』(1969) 등의 저서를 남겼다. 저서에 『존재와 언어』(1964), 『상상력과 인간』(1973), 『한국문학의 위상』(1977), 『문학사회학』(1982), 『분석과 해석』(1988) 등이 있으며, 김병익(金炳翼) 등과의 공저 『현대한국문학의 이론』(1972), 김윤식(金允植)과의 공저 『한국문학사』(1973) 등이 있다. 1989년에 제1회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한국 문학에서 그의 가장 큰 공로는 우리 문학을 그만큼 읽은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분량의 꼼꼼한 책읽기에서 비롯된다. 그는 언제 읽었는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소설,시,평론 등을 읽고 중요한 것은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서 글을 발표한다. 그가 제일 싫어한 것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읽지 않고 풍문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는 좋은 신인을 발굴하고 인정하는 작업을 가장 많이 한 비평가일 것이다. 그것은 그의 끝없는 독서와 탁월한 감식안에 의하여 가능하다. 그가 그처럼 열심히 읽은 것은, 4.19로부터 시작된 격동의 역사 속에서 문학인을 무엇을 할 수 있고 문학은 무엇일 수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문학 이념을 내세우는 데 있어서 구체적인 작품에 근거하지 않은 이론을 몹시 싫어한다. 그러한 이론은 그 자체로서도 공허할 뿐만 아니라 문학을 문학 아닌 다른 이념에 종속시킴으로써 문학의 힘과 역할을 왜곡,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정신 속에 팽배해 있는 허무주의와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 속에 숨어 있는 샤머니즘을 타파하는 데서 문학의 역할을 찾고 있다. 시와 소설을 정확하게 읽고 정밀하게 분석하고 전체적인 전망 속에 해석한 그의 평론집들은 바로 그러한 그의 문학관을 뒷받침해준다.

프랑스 문학자로서 그는 해방 후 제 3세대라고 할 수 있지만 첫번째 한글 세대인 그가 남긴 업적은 외국 문학의 연구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초현실주의,실존주의,구조주의,후기구조주의 등 20세기의 주요한 문학사상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진정한 의미를 제시하기 위해 독창적인 비평사를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바슐라르, 공드만, 지라르, 푸코, 그리고 쥬네브학파에 관한 주요한 저술을 남겼다. 그의 연구와 저술은 사계에서 국제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외국 문학을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비평가로서 연구함으로써 그의 저술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이 그의 정신의 풍요로운 성장 과정을 확인하게끔 만든다.

그가 꿈꾸어온 세계는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 있는 억압 없는 사회였지만 그가 살아온 세계는 폭력이 지배하는 야만적인 사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한번도 긴장된 의식의 줄을 풀지 못하고 고통스런 성찰로 가득한 삶을 살아왔다. 그가 문학을 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삶과 세계를 보다 잘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의 글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그의 고통스런 성찰을 통해 우리가 세계와 삶의 모습을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와 마찬가지로 폭력없고 자유로운 사회에 관한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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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6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55쪽 | 128*188*20mm
ISBN13
9788932008561

책 속으로

시골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은 뱃속까지 뜨거워지도록 가차없이 내리퍼붓는 여름날의 뗑볕과 저녁 어스름이 내릴 무렵 평상을 내놓거나 멍석을 펴놓고 모기를 쫓기 위해서 쑥불을 피우면서 잘 보이지도 않는 된장 종지며 반찬 그릇을 어림잡아 찾아다니며 저녁을 먹은후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얘기의 재미를 거의 모를 것이다. 내가 아는 아버지에게서 들은 옛날 얘기의 대부분은 성경 얘기였다.

선악과를 따먹고 동산에서 쫓겨나는 얘기에서부터 구약성서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역사를 나는 처음에 얘기로서 받아들였다. 고등학교를 다닐때 까지도 그것들은 세계의 원초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얘기로 생각되었다. 성경을 하나의 역사적인 저술물로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나 그럴 필요성이 있다는것을 이해하고 난 뒤에도 그것을 글로 씌어진 것 이상의 의미를 내 속에서 갖고 있었다.

--- p.73

문학은 억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억압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어떻게 해서? 문학은 저항한다는 구호에 의해서, 명백한 고발에 의해서 억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을 억압하는 기존 질서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우상 숭배적, 물신적 사고를 파괴함으로써 억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우상 숭배는 억압의 정체를 보지 않아도 되게끔 인간을 가짜로 위로시킨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는 도중에 유태인들이 금송아지를 만든 것은 그들이 거기에 갈 수 없으리라는 불안감을 이겨내기 위해서이다. 불안할 때, 우리는 그것을 보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새로운 우상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힘있는 문학은 그 우상을 파괴하여 그것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다시 말하거니와 우상을 파괴해야 한다는 높은 소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억압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아도르노의 표현을 빌리면 파괴 그 자체가 됨으로써, 문학은 우상을 파괴한다.

--- p.39, --- '문학은 무엇에 대하여 고통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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