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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어둠 너머
1. 겐야, 온 2. 겐야, 사자의 문 3. 겐야, 유령 4. 겐야, 폭력 5. 나기히사, 동자귀신 6. 아카네, 바람의 새 7. 겐야, 초원 8. 겐야, 야수 9. 아카네, 도시 바깥 10. 아카네, 괴인 11. 겐야, 세계 횡단 12. 아카네, 온을 향하여 13. 도바 무네키, 유령의 세월 에필로그 천둥계절이 끝날 때다 |
Kotaro Tsunekawa,つねかわ こうたろう,恒川 光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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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그 땅 온에는 봄여름가을겨울 외에 또 하나의 계절, 신의 계절이 있다. 온에 사는 사람들은 겨울과 봄 사이에 찾아오는 그 짧은 계절을 신계神季, 혹은 뇌계雷季라 불러서 봄이나 겨울과 분명하게 구별했다. 뇌계, 이름 그대로 ‘천둥계절’이다. 겨울이 끝나면 바다 건너에서 뇌운이 몰려온다. 뇌운은 2주 정도 온에 머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천둥을 쏟아낸다. 천둥계절 동안 온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 집 밖에서는 바람이 미친 듯 불어대고 어떤 날은 아침부터 밤까지 천둥이 그치지 않는다.
--- p.9~10 “이곳을 아는 사람이 없는 건가요?” “온을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지도에 표시하지 않았어요. 그럴 수가 없는 거예요.” 우리는 모두 입을 다물었다. 왜지? --- p.21 “아가야, 무엇이 씌었구나.” 내가 잠자코 있자 노부인이 내처 말했다. “무슨 목소리가 들리지 않니? 내 목소리 말고, 너한테만 들리는 목소리 말이야.”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노부인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초리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북함을 느꼈다. 노부인의 얼굴이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놀라는 표정. --- p.28 사내는 탁자 위에서 장부를 집어 들고 팔랑팔랑 뒤적였다. 그 장부에는 무수한 이름이 적혀 있었다. “온 적이 없군요. 돌아가신 분인가요?” 부인은 웃었다. “물론이죠. 저도 제가 이미 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 두 분은 제…… 부모님입니다.” --- p.51 “누구한테 들었어?” 호다카는 잠자코 나를 바위 뒤로 끌고 갔다. 목소리를 낮춘다. “오빠한테. 하지만 너한테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했어. 어차피 너도 바깥 세계를 전혀 기억하지 못할 거라면서.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료운도 모를 거야. 내가 잘 아는 거라면 말해주었겠지만.” 나는 호다카가 말했다는 것을 비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고는 다시 물었다. “나는 왜 여기 있는 거지?” “상인들이 데려왔대.” --- p.79 그때 몰래 훔쳐보는 소년에게 경고를 하는 것처럼 천둥이 울렸다. 하늘에 뜬 구름이 불길하게 방전을 하고 있었다. 나기히사는 집으로 뛰기 시작했다. 밖에 나간 것을 들키면 아버지한테 눈물 나게 혼날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천둥계절은 신이 오시는 계절이고 심판의 계절이니까. 온에는 어린아이가 모르는 비밀이 있으니까. --- p.134~135 신비한 마법에 걸린 집처럼 보였다. 내가 걸어가자 집은 꼭 내가 걸어간 거리만큼 멀어졌다. 신기루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더 걸었다. 집은 또 그만큼 멀어졌다. ‘갈 수 없는 곳일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집은 문득 사라져버렸다. --- p.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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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도 없는 기억 속의 땅 온,
그곳에 두고 온 또 다른 내가 있다.” ‘가장 뛰어난 대중소설’ 야마모토 슈고로상 노미네이트(제20회) ‘놀라운 발상 전환의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찬사를 받으며 제12회 일본호러소설대상, 제78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등을 수상한 쓰네카와 고타로의 숨은 걸작 『천둥의 계절』이 고요한숨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천둥의 계절』은 ‘가장 뛰어난 대중소설’에 시상하는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에 노미네이트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쓰네카와 고타로의 대표작 『야시』와 동일한 설정을 공유하면서도, 두 공간을 오가며 벌이는 디테일을 강화해 『야시』를 뛰어넘는 매력적인 이계를 탄생시켰다. 지도에도 없는 기억 속의 땅 ‘온’에 사는 소년 겐야를 따라 펼쳐지는 매력적인 이계 묘사와 천부적인 상상력으로 미야베 미유키, 아사다 지로 등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야시』를 잇는 세계관의 완성, 천둥계절이 오면, 누군가가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된다.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는 기억 속의 땅 온, 그곳에는 봄여름가을겨울 외에 또 하나의 계절이 있다. 바로 겨울과 봄을 잇는 신의 계절, 천둥계절. 하루 종일 미친 듯이 비바람이 몰아치는 천둥계절이 오면 모두가 문을 걸어 잠그고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바람의 정령 ‘바람와이와이’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달려들기 때문이다. 『야시』의 환상적인 세계관을 이어받아 한층 더 완결성 있는 이계를 그린 『천둥의 계절』은 온에 사는 소년 겐야가 현실 세계로 떠나며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천둥계절’, 신비한 영물 ‘바람와이와이’, 살인집행단체 ‘귀신조’ 등 놀라운 상상력으로 이계를 그린 판타지 소설이지만, 주인공 겐야가 이계에서 현실세계로 한 차원 도약하는 모험을 떠난다는 점에서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소년 겐야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이계를 떠나고, 새엄마의 괴롭힘에 시달리던 소녀 아카네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온’을 찾아 떠난다는 이야기.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두 아이의 모험담은 이계 ‘온’을 둘러싼 환상적인 세계관과 함께 몰입도 높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아사다 지로, 미야베 미유키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그들은 왜, 이 비밀스러운 땅에서 살려고 할까?” 민속과 설화, 무속적 분위기가 지배하는 땅 온과 그곳을 찾은 사람들의 숨겨진 비밀. 2008년 국내에서 출간되었으나 곧 절판된 『천둥의 계절』은 『야시』의 여운을 달래고 싶은 독자들로부터 꾸준하게 출간 요청을 받아왔다. 특히 『천둥의 계절』은 『야시』에 실린 「야시」나 「바람의 도시」의 독특한 세계를 긴 호흡으로 즐기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확장판 격으로 알려져 이 책의 재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독자들이 많았다. 장편에 걸맞게 이 소설은 더욱 확장된 무대를 배경으로 여러 가닥의 복선과 여러 화자를 등장시킨다. 그중에서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하나하나가 묘하게 신비롭다. 온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닫힌 세계도 아니다. 온에서 현실로 나오기도 하고, 현실에서 온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곳 온에 사는 사람들은 왜, 이 비밀스러운 땅에 들어와 살게 된 것일까? 소설의 주인공 겐야와 아카네는 자신들이 살던 세계에서 배척당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으며 새로운 세계로 쫓기듯 달아난다. 그렇게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길에는 식인 괴물과 불사의 살인광 등 호시탐탐 그들을 노리는 존재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끊임없이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인간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마침내는 늙어가는 것이 필연이듯이. 그래서 온은 우리가 떠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어느 그리운 시기를 은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실의 세계와 환상의 공간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용감한 모험을 투명한 필치와 압도적인 묘사력으로 그려낸 『천둥의 계절』은 쓰네카와 고타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작이자 우리 모두를 꿈의 세계로 데려갈 걸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