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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악보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개정판
최정우
자음과모음 202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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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총서

책소개

목차

서곡. 사유의 악보―기형과 잡종의 글쓰기를 위한 하나의 서문
1악장. 폭력의 이데올로기 비판을 위하여―윤리인가 불가능성인가: 폭력의 아포리아와 유토피아
2악장. 페티시즘과 불가능성의 윤리―유물론적 윤리학의 한 서론을 위하여
3악장. 미학으로 (재)생산되지 않는 미학―알튀세르 예술론의 어떤 (불)가능성
4악장. 문학적 분류법을 위한 야구 이야기―이사만루와 무타무주, 근대와 리셋의 욕망
변주 1. 세계문학의 이름으로: 낯선 ‘세계’와 낯익은 ‘문학’
5악장. 테제들의 역사를 위한 현악사중주―바르토크의 조바꿈과 사티의 도돌이표 사이에서
변주 2. 장치란 무엇인가: 푸코, 들뢰즈, 아감벤을 함께 읽기
6악장. 나르시시스트를 위한 자기진단법―자서전 읽기의 몇 가지 증례들
변주 3. 진단과 비판: 들뢰즈의 니체 해석
7악장. 불가능한 대화를 위한 자동번역기―이식된 근대와 오역된 풍경 사이로의 한 이행
변주 4. 사상사의 한 풍경: 마루야마 마사오와 고야스 노부쿠니 사이
8악장. 초월의 유물론, 변성의 무신론―박상륭을 다시 읽기 위하여: 「뙤약볕」 연작의 한 독해
변주 5. 인간과 성스러움: 모스와 카유아를 읽으며
9악장. 랑시에르의 번역을 둘러싸고―「민주주의에 대한 증오」 서론의 정밀 독해
변주 6. 지적 해방이란 무엇인가: 자코토의 고유명
10악장. 새로운 제1철학: 불확실한 광장에서 나눈 불편한 우정―‘작가선언’을 둘러싼 한 좌담의 흔적들: 박시하, 심보선, 은승완, 진은영과의 대화
변주 7. 문학적 철학의 두 가지 유형: 푸코의 문학론과 마슈레의 문학론
11악장. 소설을 권유하는 시, 시를 전유하는 소설―김언의 시와 박상의 소설에 대한 비평적 농담 한 자락
12악장. 테크노 음악의 분열과 몽환―정주와 횡단의 음악적 (탈)정체성: dancer/danger의 양가성에 바쳐
변주 8. 인문학 서평을 위한 몇 개의 강령들
13악장. 파국의 해석학: 후기(後期) 혹은 말년(末年)의 양식이란 무엇인가―사이드, 슈트라우스, 주네, 라캉, 헤겔을 위한 하나의 후기(後記)
종곡. 중독에의 권유: 각주들로만 이루어진 부고(訃告)와 유서(遺書)의 결어들

저자 소개 1

Renata Suicide

철학자, 음악가, 비평가, 미학자.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미학과와 불문과를 졸업했다. 2000년 『세계의문학』을 통해 비평으로 등단한 후,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자음과모음, 2011), 『드물고 남루한, 헤프고 고귀한―미학의 전장, 정치의 지도』(문학동네, 2020)를 저술했고,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저주받은 몫』(문학동네, 2022) 등을 번역했다. 비평 행위 자체의 자율적 가능조건이 지닌 불가능성과 텍스트의 음악적 구조성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다양한 글쓰기를 이어 오고 있다. 200
철학자, 음악가, 비평가, 미학자.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미학과와 불문과를 졸업했다. 2000년 『세계의문학』을 통해 비평으로 등단한 후,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자음과모음, 2011), 『드물고 남루한, 헤프고 고귀한―미학의 전장, 정치의 지도』(문학동네, 2020)를 저술했고,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의 『저주받은 몫』(문학동네, 2022) 등을 번역했다. 비평 행위 자체의 자율적 가능조건이 지닌 불가능성과 텍스트의 음악적 구조성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다양한 글쓰기를 이어 오고 있다. 2003년부터 무대음악가로 활동하면서 여러 연극과 무용 작품들을 위한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했으며,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다. 3인조 음악집단 ‘레나타 수이사이드’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로서 앨범 (2019), 기타 독주 작곡 작품집 <성무일도 Officium divinum>(2021), 포크 듀오 ‘기타와 바보’의 앨범 <노래의 마음>(2022) 등의 음반을 발표했다. 2012년에 프랑스로 이주하여 현재 파리 ISMAC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일하는 동시에 한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다양한 공연과 강연을 행하고 있다.

SNS: instagram.com/renatasuicide facebook.com/sint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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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672g | 140*215*25mm
ISBN13
9788954445832

책 속으로

그런데 돌이켜보자면, ‘죽음’을 술어로 갖지 않는 ‘삶’은 한시라도 가능했던가, 혹은 바꿔 말하자면, ‘빈사瀕死’를 빈사賓辭로 갖지 않는 언어는 과연 한순간이라도 가능했던가. 폭력이라는 개념은, 그것이 언제나 검은 리본이라는 죽음의 표식을 단 채 진행되는 삶의 문제, 곧 되갚을 수도 되찾을 수도 없는 죽음(삶)을 삶(죽음)으로 회수하고 상환하려는 역설적 문제와 항상 결부된 것이기에, 바로 그 이유에서 항상 ‘문제적’이다.
--- p.24

‘이중어 글쓰기’라는 근대적/식민지적 문학의 한 극단에 위치한 김사량의 언어 안에서 드러나고 있는 쟁점은 보다 더 ‘극적’인 것인데, 내가 인용한 부분은 특히나 고유명의 ‘번역’ 혹은 ‘표기’라는 문제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적’인 것이 된다. 번역이란 단순한 일대일 대응의 옮기기가 아닌 것, 번역이란 오히려 무엇을 잃거나 덧붙인 상태에서의 어떤 변환 내지 전화轉化를 의미하는 것이다. 번역은 기본적으로 어떤 상실이거나 덧칠이다. 번역에 있어서는 언어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대일 대응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가감 없는 번역이란 없고 곡해 없는 해석이란 무의미하기까지 한 것.
--- p.179

‘작가선언’의 작가들에게는 그 스스로 어떤 ‘전위’라는 의식이 있었을까? ‘작가선언’이란 무엇보다 일단 어떤 ‘선언’을 표명하는 것이고 그러한 표명을 통해 어떤 식의 행동이나 반응을 기대하고 요구하게 되는 것이므로. 여기서 나는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 의미에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레닌적 의미에서 ‘전위’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무언가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일종의 작가의식에 대해 이 작가들 자신의 의견과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이들에게서 ‘연대’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그리고 그 안에서 ‘문학적인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내가 궁금했던 것은 이 작가들 사이에, 그리고 ‘우리들’ 사이에, 하나의 ‘세대 의식’이 존재하는가, 혹은 그러한 ‘세대 의식’이 심지어 요구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과연 어떤 형식을 갖게 되는가 하는 문제였다.
--- p.395-396

우리는 이러한 복제의 문제를 ‘표절’이라는 새로운 문제 층위에서도 또한 읽어낼 수 있다. 플라톤은, 말하자면, 표절반대론자인 것이다. 예술과 그것이 취하고 있는 모방이라는 방법론에 대한 그의 가치 폄하가 자신의 형이상학적 배경으로 삼고 있는 것이, 원형과 모사, 원본과 복제의 이분법적인 존재론의 위계질서에 대한 그 자신의 확고한 믿음이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예술은 그것이 이데아에 대한 일종의 ‘표절’이기 때문에 플라톤에게 있어서는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남는 것이다, 마치 찌꺼기처럼. 이러한 관점에서 록 키드로 대변되는, 음악에서의 표절반대론자들과 결벽증 환자들은 결국 근본적으로 모두 플라톤주의자들일 뿐이었다.

--- p.459-460

출판사 리뷰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자음과모음은 지난 12월에 정통 학술 총서 ‘새로운 사유의 힘, 뉴아카이브 총서’를 선보인데 이어 올 3월에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을 그려나갈 ‘하이브리드 총서’를 펴낸다. 국내 학자들의 집필서만으로 구성되는 이 총서는 “경계 간 글쓰기, 분과 간 학문하기,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통섭’의 학문하기가 한국의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주목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총서로 펴내는 책들은 지난 2~3년간 계간 문예지 『자음과모음』의 ‘스펙트라’, ‘하이브리드’ 꼭지를 통해 연재된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제 분야의 원고를 대상으로 하는데, 총서 발간을 계기로 일정한 퇴고 기간을 거쳐 좀 더 핍진한 주제의식과 매력적인 문체로 짜임새 있게 가다듬었다. 국내 학자들의 야심 찬 학문적 실험과 매력적인 글쓰기가 한데 어우러진, 국내에서 자체로 생산되는 보기 드문 총서가 아닐 수 없다.

하이브리드 총서 1차분은 문학평론가이자 작곡가인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디자인 연구자 박해천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여성학자 권김현영 외 5인의 『남성성과 젠더』 총 3권이다. 음악, 문학, 철학, 미학, 정치학, 심리학, 신학, 윤리학 등 다방면의 이론을 교배시키며 현란하면서도 핍진한 사유의 장을 펼쳐 보이는 최정우, ‘아파트’라는 프레임을 통해 한국의 세대론과 시각문화를 통찰하는 박해천, 남성성이라는 주제 아래 젠더론의 새 논법을 제시하는 권김현영 외 5인 등, 익숙한 대상들을 낯선 시각과 실험적인 방법론을 통해 새롭게 조명해낸 이들의 탐구는 작금의 인문학도들에게 참조해야 할 중요한 판본이 될 것이다. 향후 이택광, 이현우, 박원익, 정여울 등의 근간도 준비 중이다.

한국 이론계에 출현한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
: 13개의 악장과 8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사유의 악보


하이브리드 총서 첫 번째 책,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은 오늘날의 사유와 사태를 규정한 (탈)근대의 이론과 작품 들을 교차하고 병치하고 혼합함으로써 근대와 근대 이후, 그리고 그 이후를 사유하는 비평에세이로, 작곡가이자 비평가인 저자가 지난 10년간 써온 글들을 다듬어 엮었다. 번역, 평론,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음악, 문학, 철학, 미학, 정치학, 심리학, 신학, 윤리학 등 예술·인문학 분야의 다양한 작품과 담론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접붙이는’ 비평 방식을 통해 경계의 경계되는 지점을 질문하고 새로운 사유,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을 찾는다.

이 책은 저자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다양한 지면을 통해 썼던 글들과 미발표한 글들을 모은 것으로 1990년대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의 철학이 풍미하고 그 이식의 행위들이 횡행했던 한국의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풍경 속에서 쓰였다. 하나의 서곡(overture)과 하나의 종곡(finale), 그리고 13개의 악장들(movements)과 8개의 변주곡들(variations)로 구성되어 있는 이 글들은 음악, 문학 등의 작품 비평에서 이론, 철학, 미학에 이르는 메타비평, 정치학과 심리학 등의 철학이론, 자서전 읽기, 좌담 등에 이르기까지 각각이 다양하고 고유한 사유의 작업들로서 편의상 분류한 위와 같은 이름들로 포섭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갖는다. 악장과 변주곡들로 비유된 이 글들은 서로 다른 분과의 학문과 대상들 간의 낯선 결합(Hybrid)으로 이루어져 있다(그러나 이 결합은 1+1=2식의 단순 병치나 접합이 아니며 하나로써 다른 하나를 대상 삼고 단순 분석하는 여타의 ‘통섭’ 시도들과도 다르다). 이 혼종의 사유, 하이브리드적 시도는 저자의 약력에서 예감되듯 체질적인 것인 동시에, 그 자체로 단순한 치환이 갖는 폭력에 대한 저자의 ‘문제의식’으로, 즉 의도라고도 할 수 있다. 새로운 사유와 글쓰기를 위한, 나아가 새로운 이론을 형성하기 위한 위험한 ‘감행’이다.

새로운 전시를 알리는 불친절한 책의 도발: 질문 없는 세대에게 던져진 몇 개의 아포리아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사태와 사례로써 근대와 탈근대를 조망하지만 단지 그것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이후를 사유해야 한다고 종용한다. 언어와 이미지가 범람하는 이 시대의 우울과 불안, 그리고 무엇보다 무감각을 이유로 들면서 저자는 다시 이론과 사유가 가동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박하게 외친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혹은 인문학이 위기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사유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강요된 이데올로기에서 새롭게 사유해야 할 근거를 찾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시대’ 혹은 ‘세대’라고 하는 구성된 집단적 주체와 인위적 시공간에 대해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그것들을 전복하기 위해.

이데올로기가 바로 그 이데올로기에 대한 해명과 폭로로써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시대 혹은 세대가 지닌 불안과 우울에 대한 깊은 무감각은 그것의 직접적 원인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파악하고 제시한다고 해서 절대 깨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저자는 그래서 이러한 사태를 극단으로 가져간다. 저자는 이 책이 ‘확신을 가진 이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이 책은 ‘설득’에 대한 믿음과 ‘절멸’에 대한 의지를 양극단에 대립항으로 위치시키는 철학적이고 실천적인 어떤 극단의 선택이라는 문제를 제출한다. ‘윤리인가 불가능성인가, 미학인가 정치학인가, 자기인가 타자인가, 번역인가 오역인가, 유물론인가 유신론인가, 동지인가 적인가, 시인가 소설인가, 정주인가 횡단인가, 합의인가 파국인가, 쇠렌 키르케고르의 어법을 차용해 이것인가 저것인가.’ 이러한 선택의 문제란 오히려 어떤 ‘선택 불가능성’에 대한 이론의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절멸의 가능성 혹은 불가능성을 사유하고 그 이전과 이후를 사유할 것을 역설하는 이 책의 글들은 이론 이후를 사유하고, 사유 이후를 실천하며, 실천 이후를 이론화하는, 오늘날 혁명을 사유하는 이론적 실험이다. 불친절한 의도를 가지고 쓰인 이 책은 ‘이론’의 증폭과 심화, ‘혁명’을 위한 친절한 ‘매뉴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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