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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세상으로 꽂히는 눈 4
PART 1 호흡과 체온으로 소리가 그리웠던 사람 15 근사미를 치다 18 영양제 주사 21 옛집으로 보내온 배 상자 24 아파트로 다가앉다 26 뒤주 29 문밖에 놓인 감귤 상자 31 TV ‘지니(GIGA Genie)’ 33 내 구두, 아내 구두 35 멍멍탕 37 노작가의 큰절 39 구지뽕 조청 41 의자가 양말을 신었는데 44 새 옷으로 보이네요 46 내 몸에 불청객을 들이다 48 몸의 언어 51 김 교수님의 노후老後 54 보청기 57 병을 안고 산다 59 아령을 든다 61 약 63소염다혜少鹽多醯 65 먼지 세상 68 신문을 꼼꼼히 읽어요 70 산의 근육 72 버려진 마스크 74 눈도 피로합니다 76 PART 2 교감이 소통으로 마음의 눈 81 가파도는 섬으로 풍경이다 84 동물, 영원한 타자他者인가 87 도심의 까마귀 소리 90 분재盆栽 92 펫로스 신드롬(pet loss syndrome) 94 거울 앞에서 97 나무 이름 99 개 대접 102 동기감응同氣感應 105 기억하는 존재, 식물! 108 게발선인장 111 목화분 114 분꽃 1162천 년을 산다 119 아름다운 미모사 122 전설의 심해어 돗돔, 낚다 125 오래 피는 꽃, 안시리움 127 거목巨木 129 호두알 131 해바라기 꽃바구니 134 대바지 137 명패 139 상패들 141 거북이 저금통 144 PART 3 순간이 역사로 바르다, 김선생 149 화반花飯 151 바지 내리는 풍경 154 밭담 감상법 157 소매치기 천국 160 오염과 신뢰 사이 163 추석 차례 전후 166 청바지 168 피다한 사람들 171수작酬酌한다는 것 174 음식문화 파시스트 177 어떤 부고 180 자투리 182 무아지경 185 버티다 188 가을 통신 190 작품 해설을 했더니 193 ‘대한민국 어게인!’ 196 책을 보냈더니 199 ‘2020 트롯 어워즈’ 202 방탄소년단과 법고창신法古創新 204 일곱 살이 본 4·3 207 영웅이 ‘영웅’되다·1 210 영웅이 ‘영웅’되다·2 213 시나브로 216 저 볼을 누가 막으랴 219 지식 냉장고 222 죽간풍竹間風 225 PART 4 이성과 감성으로 삼보일배三步一拜 231감동 어린 기부 234 태풍 피해에도 237 추석 연휴에 관광객이 30만이라는데 239 집콕 241 층간소음 243 아파트는 이상한 집이다 245 아파트 경비원 247 블루 클럽 250 이 시국에 253 나마스테 256 한 시간은 잡니다 259 추월 262 퇴장 264 책을 읽다가 문득 267 가난한 사람의 냄새 269 행복이라는 것 272 목계木鷄 275 수화 통역 278 깡깡이 아지매 281 모성은 질겼다 284 호감·사랑 287 사랑하는 까닭 290 사랑의 방식 293공감 296 실루엣 같은 연인들 299 내 리스크 301 로봇청소기 304 엄마의 품 306 욕심내지 말라고 했잖아요 309 야생의 모정母情 311 에필로그| 줄곧 내다보고 싶은 퍼포먼스 314 PART 5 지금은 당신이 주인공 나와 만나다 321 살아온 시간과 살아갈 시간 322 본문 그림 모음 324 그림 참여 일러스트레이터 335 |
東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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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대에 존재의 의미와 사소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제주 작가 동보(東甫) 김길웅 선생이 산문집 ‘평범한 일상 속의 특별한 아이콘’「일(Day) 일(Work) 일(First)」을 출간했다. (정은출판) 중등 교장 2년 반을 마무리로 44년간의 중등교사로 봉직하며 ‘국어와 언어’라는 텍스트는 동보선생의 ‘길라잡이와 나침판, 삶의 뼈대’를 이루어 왔다. 그의 다독과 다작 다 상량의 전범을 보여주는 본작「일(Day) 일(Work) 일(First)」은 손바닥처럼 크지도 작지도 않아 가까이하기 편하고 재미있게 읽히는 장편(掌篇)수필과도 같다. 천부적인 이야기꾼처럼 능수능란하고, 엄선된 조어와 곱게 짜인 비단처럼 깔끔한 편수,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날이 새는 줄도 모르게 낚일 정도로 재미와 지식, 세사에 대한 상식을 부여하여 가슴 깊이 뿌듯한 보람과 기쁨을 부여해준다. AI와 미스터 트롯에 익숙하고, 열광하는가 하면, 시사성 띠는 부분에서 아쉬움과 한탄까지, 다루지 않는 부분이 없는 치밀한 구성으로 성격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작가의 전체 세계관이 손바닥처럼 한눈에 바라뵈는 책이다. 작가는 제주도에서 거의 벗어나 살지 않았다. 그만큼 제주도가 상징하는 바가 전부이고 그의 무대 자체이다. 그이 세계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미니어처로써 제주도는 배산임수-한라산과 널 푸른 바다라는 조건을 천혜의 환경으로 배경 삼고 있다. 생의 전반기를 봉직으로 일관하고 다시 더 치열하게 생의 한가운데 정면으로 나선다. 훈장처럼 달린 뇌경색과 보청기 MRI, 수면 무호흡(부정맥) 등이 무거운 짐으로 다가온 현실 앞에서도 텍스트는 촌철살인 그의 펜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한 편마다 한 시대를 은유하고 상징하는 서사로 사출되어 나온 상품 같고, 가시성과 비가시성을 균형 있게 다룬 제목과 내용은 구구절절 심오하고 정갈하다. 역사와 유물, 골동품 같은 소재와 주제로 재미와 지식, 상식을 부여하고 있어 수필 문학의 정형화된 틀을 보여주며 그의 인품과 지성을 직간접 표상하고 있다. 한 발 두 발 들어가다 보면 마치 눈앞에 내 일이다. 내 처지와 분리하기 어려운 동일시의 착란을 일으키며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깨물어 아프지 않을 손가락’이 어디 있으랴. 코로나가 부여한 급격한 무형의 단층처럼, 겉만 봐선 알 수 없는 가족사의 애틋한 상심도 선생의 가슴속엔 커다란 지층 속 지각변동과 다르지 않다. 작품은 점점 깊이 끌고 들어가 선생의 회한과 갈등을 여과 없이 투과시켜 지면을 적시는데, 수많은 훈장의 숫자는 곧 엄청난 처방 약의 숫자가 되었다는 대목으로 읽힐 땐 숙연해지게 만든다. 평생의 그림자 같은 반려자 사모님은 또한 무슨 연고로 같은 천형을 선고받게 되었을까. 이를 바라보는 제주의 명의 작은 아들은 또 무슨 죄인다. 생은 곧 통증이라는 사실도 수필은 암시한다. 어쩌면 뇌경색은 무한 아픔을 잊게 하는 하늘이 주는 방어기제라는 사실을. 선생의 나이테와 단층을 보여주는 『일·일·일』은 모든 이의 귀감이다. 보는 이의 삶을 투영하고 반영하는 선제적 제시와도 같아, 손을 뻗어 집어 들게 하는 책이다. 선생의 근본적인 토대가 제주도라는 손바닥이라면, 그 손바닥의 읍내에서 도시로의 이주는 거꾸로 말해, 그의 어부사시사와 귀거래사가 된다. 작품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옛집과 새집은, 아쉬움과 설렘의 문화적 대 충돌처럼 순수한 그의 영혼이 감당해내야만 하는 경계선이다. 글과 국어 읽기와 쓰기 등의 텍스트와 그리 넓지 않은 소소한 자연이라는 공간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텍스트를 통해 이어온 그의 삶에서 거의 모든 것이 생경하기 이를 데 없었을 것이다. 그의 시청각과 후미 촉각 육감을 통해 접했던 숱한 동식물도 작품에서 남다른 서정으로 묘사된다는 점이 입증한다. 그만큼 영민하고 선예도(線銳度)가 높기에 타의 추종을 넘어 작가와 그를 둘러싼 환경을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호흡이 점점 짧아지는 현대 수필 문학의 모형 같은 동보 김길웅 선생의 작품은 그의 철학과 지식, 고매한 인격을 담고 있다. 이는 곧 자라나는 학생과 중장년의 교과서와 필독 에세이집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이다. 필자가 인용한 김형석 교수를 통해 자신의 자화상을 드러내고야 만다. 건강하게 지면을 딛고 바르게 서서 꼿꼿이 강단에 오래도록 남는 것이다. 그의 겸손은 늘 수줍은 듯 살포시 드러내는데, 혜산 박두진 선생의 어록을 통한 시와 수필에 대한 사랑과 겸손의 미덕을 이보다 어떻게 더 잘 소개할 수 있을까. 작품은 전체적으로 그러한 형식과 체계, 일관성과 이니셔티브를 강하게 함유하고 있다. 체계적인 지식을 토대로 천부적인 스토리텔러와도 같은 구수한 「일(Day) ·일(Work)· 일(First)」을 통해 제주를 찾는 발걸음이 잦아질 것 같다. 동보 김길웅 선생이 그의 ‘일생(Day)에서 가장 최고(First)로 치는 과업(Work)’이 우리에게 던지는 것은 무엇일까(?). 책은 기다리고 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