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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의 글
역자 서문 백호 임제 약전 사건의 시작: 뭇 쥐가 나라 창고를 털다 사촉자들: 복사꽃에서 지게문직신까지 사촉자들: 고양이에서 용까지 큰 쥐의 노회한 하소연 사촉자들: 달팽이에서 고래까지 사촉자들: 벌에서 게까지 큰 쥐의 최후 변론 재판의 결말: 뭇 쥐의 최후 해설 창해 최익한 선생 연보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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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한의 번역과 시각으로 다시 풀어낸 조선시대 대표 우화소설 《서옥설》
동물에 빗대어 인간 사회를 비판하다 우화소설은 어느 시대에나 생명력을 지닌다. 특히 군사독재와 압축적 경제성장 과정의 적폐가 두드러진 한국 사회에서, 이를 저지른 특권층이 온갖 변명을 하는 모습 같기도 해서 공감할 수도 있을 듯하다. 최익한이 우화소설을 번역한 점은 앞서 발간한 다른 저작과 비교한다면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본디 그는 어문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일제강점기 때 어문학 관련 글을 쓰거나 좌담회에도 참석했고, 북한에서도 김일성대학 어문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어문학 관련 논문을 많이 남겼다. 조선과학원 언어문학연구소에서 활동하면서 《조선문학통사》 발간을 주도한 적도 있었는데, 여기서도 임제의 《서옥설》에 대해 의미 있게 평가했다. 한편,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 책은 《서옥설》이 아닌, 최익한이 보완한 《재판받는 쥐》에 대한 해설 책이다. 양자 간의 차이가 적지 않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익한은 번역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많이 반영했다. 고전 한문은 “간결과 함축을 특징으로” 했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직역한다면 너무 간결할 뿐만 아니라 작자의 진의를 충분히 전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그는 필요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많이 넣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동물의 등장 순서와 짝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테면 “이번에는 인간 생활과 일상적으로 직접 관계가 있는 가축들을 찍어” 댄다고 하면서 “노새와 나귀를 사촉자唆囑者로 지명했다”. 둘째 창고신과 쥐, 그리고 등장 동물의 관계는 질문-쥐의 공술-체포-사촉자의 공술로 나타난다. 여기에서 《서옥설》의 원문은 다른 부분은 간략하고 사촉자의 공술이 중심인 데 비해 최익한은 쥐의 공술과 체포과정 등에 대해서도 상당히 자세하게 글을 작성했다. 셋째 그러다 보니 《서옥설》이 대화 중심이라면 《재판받는 쥐》는 행동 등의 묘사, 쥐의 마음속 평가 등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사촉자를 잡아 오고 공술 뒤 잡아 가두는 형태도 동물에 따라 다양한 방식을 이용했다. 이처럼 최익한은 《서옥설》의 큰 흐름은 따르면서도 이야기를 상당히 다양하고 규모도 크게 각색했다. 이에 이 책에서는 《서옥설》 원문 내용뿐 아니라 최익한이 보완한 글, 특히 그가 즐겨 사용한 방언에도 엮은이의 각주를 달았고, 해설을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재판받는 쥐》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보다 작품이 품고 있는 강렬한 사회 고발의 메시지와 이를 드러내는 방식에서 발견된다. 《재판받는 쥐》는 의인화된 동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보편적인 우화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우화의 핵심인 알레고리적 기능을 약화시키면서까지 작가의 비판 의식을 직접적으로 노출시키기도 한다. 쥐가 지닌 비판하는 주체이자 비판받는 대상으로서의 이중적 성격은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작가를 대변하는 쥐의 고발과 참혹한 결말의 장면은 악이 횡행하는 세계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우화는 부조리한 사회 구조와 이를 조장한 지배 계층의 허위와 비리를 거침없이 폭로한다. _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