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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시선으로
1. 석가모니도 유두가 있는데 왜 여자는 안 되나요? 2. 나는 트렁크 팬티를 입는다 3. 수염 난 여자를 만났다 4. 초췌해 보여도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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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는 단지 거기에 있기 때문에 튀어나온 것이다. 코가 뾰족하고 귀가 구불구불한 것처럼 유두는 동그랗고 돌출되어 있다. 그뿐이다.
--- p.36 그런데 면 생리대를 쓰면서부터는 몸에서 나온 생리혈이 더럽거나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생리대를 물에 담가 놓으면 대야 속이 붉게 물든다. 짙은 핏물을 보고 비릿한 냄새와 함께 그걸 따라 버리면서 나는 내 몸에서 혈이 이렇게 빠져나가고 다시 생기는구나, 하고 몸의 순환을 느낄 수 있었다. --- p.53 사람들은 다 다르다. 어떤 남자는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이 어울리는 것처럼, 어떤 남자는 다리털이 멋있어 보이는 것처럼, 콧수염이 난 여자도 멋있어 보이고, 겨드랑이 털이 난 여자도 버스 손잡이를 당당하게 잡을 수 있고, 다리털이 수두룩한 여자도 반바지를 입은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겨드랑이 털을 기른 채 슬리브리스 티셔츠를 입고 요가를 한다. 두 팔을 들어 올려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는 나무자세도 스스럼없이 한다. --- pp.84~85 나는 원래 집에 있을 때조차, 혼자 있을 때조차 옷을 벗고 있는 것을 두려워했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아도 내 몸은 부끄러운 것, 가려야 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내가 여성이기 때문만은 아니고, 드러나지 않는 부분의 몸, 그러니까 내 몸의 관절들과 접히는 부분의 살이 까맣게 죽어 있어서이기도 했다. 몸을 움직이는 방법, 숨을 쉬는 방법, 편안해지는 방법들을 배우면서 조금씩 보이지 않는 부분의 살이 제 빛깔로 돌아오고 다시 살아 숨 쉬는 것을 경험했다. --- pp.104~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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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Better, 더 나은 삶을 모색하는 삐(BB) 시리즈
남성도, 다른 여성도 아닌 오직 나 자신의 시선으로 본 나의 몸 니들북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일상에 울리는 경보음, ‘삐(BB, Be Better)’ 시리즈는 ‘나의 일상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더 나은 나’라는 자못 거창한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나의 몸, 나의 가족, 나의 밥, 나의 물건, 나의 이웃, 나의 일 등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시리즈는 나의 일상을 환기시킴으로써 그동안 사회적 시선과 통념에 억압돼 있지 않았는지, 진짜 나다움과 더 나은 내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되묻는 시간이 될 것이다. 시리즈에 번호를 매기지 않은 건 순서에는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첫 책의 주제는 ‘나의 몸’으로 골랐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나눌 이야기들은 사고를 전환해 온전한 나의 삶으로 한 발짝을 떼는 것이다. 그 출발선에 섰다면 먼저 몸을 억압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 보면 좋겠다. 그렇게 타인의 시선과 억압에서 벗어나 나만의 사고를 시작해 보자. 많은 여성들이 브래지어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불편한데 브래지어를 했다는 사실조차 보이면 안 된다는 강박 속에 살아간다. 생리대 사러 간 슈퍼 계산대에 아줌마가 아닌 아저씨가 있으면 왠지 쭈뼛거리게 되고, 그것을 살 때도 마치 아무에게도 들켜서는 안 되는 물건이라도 되는 듯 검정 봉지에 두 번이나 감싸 들고 나오기 일쑤다. 2차 성징 이후 여성에게 있어 몸은 대개 감춰야 하는 것이었다. 이 책은 그렇게 억압되어 온 ‘나의 몸’을 지극히 나만의 시각에서 탐구한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유두가 튀어나온 게 보이면 정말 안 되는 건지, 삼각팬티를 대신할 속옷은 없는 건지, 왜 귀찮게 여자의 코털, 다리털, 겨드랑이 털은 밀어야 하는 건지, 피부에 좋지도 않고 비씨기만 한 화장품은 꼭 사서 발라야 하는 건지 등의 탈코르셋화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지점도, 그렇지 않은 지점도, 그리고 정말 그럴까? 궁금해지는 지점도 생길 것이다. 내 몸의 해방을 위해, 내 의식의 해방을 위해 이제는 생각을 전환해볼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