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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1년 04월 09일 |
|---|---|
| 판형 | 양장? |
| 쪽수, 무게, 크기 | 388쪽 | 576g | 138*195*28mm |
| ISBN13 | 9788937444357 |
| ISBN10 | 8937444356 |
- 원제이동
-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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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의 집사가 존재하는 곳은 영국밖에 없으며 그 외의 나라들에는 실제로 사용되는 칭호가 무엇이든 오직 하인들만이 있을 뿐이라는 말을 이따금 듣게 된다. 나는 이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믿는 편이다. 대륙 사람들은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혈통들이기 때문에 집사가 될 수 없다. 오직 영국 민족만이 할 수 있다.
--- p.71
“켄턴 양, 부친께서 방금 작고하셨는데도 올라가 뵙지 않는다고 막돼먹은 사람으로 생각하지는 말아 주시오. 당신도 짐작하겠지만 아버님도 이 순간 내가 이렇게 처신하기를 바라셨을 거요.”
“물론입니다, 스티븐스 씨.”
“내가 만약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분을 실망시키는 게 될 거요.”
“압니다, 스티븐스 씨.”
--- p.171
당시 우리에게 세상은 이 저명한 저택들을 중심축으로 돌아가는 하나의 바퀴였으며, 거기에서 내려진 막강한 결정들이 부자든 가난뱅이든 바깥 주위를 돌고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로 퍼져 나간다고 생각했다. 우리 중 직업적 야망을 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각자 힘닿는 대로 이 중심축에 다가가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 p.182
“참으로 유감입니다, 나리.”
“스티븐스, 이 집은 유서 깊고 웅장한 진짜배기 영국 저택이오. 안 그렇소? 내가 돈을 지불한 것도 그 때문이지. 그리고 당신도 진짜인 척하는 얼간이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전통적인 영국식 진짜배기 집사요. 틀림없는 진품이다 이거지.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것이고 또 내가 지금 소유하고 있는 것이오, 안 그렇소?”
--- p.195
하지만 이런저런 순간에 다르게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하고 앉아 있어 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마음만 심란하게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사실 ‘전환점’이 어쩌고저쩌고하지만 내가 그런 순간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돌이켜 볼 때뿐이다
--- p.274
“내 말 새겨들어요, 스티븐스. 어르신은 지금 농락당하고 계시오. 현재 독일의 상황에 대해선 나도 많은 조사를 해 보았고 이 나라 사람 누구 못지않게 잘 알기 때문에 하는 얘긴데, 어르신은 지금 농락당하고 있소.”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카디널 씨는 계속 바닥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 p.341
“하지만 이따금 한없이 처량해지는 순간이 없다는 얘기는 물론 아닙니다. ‘내 인생에서 얼마나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던가.’ 하고 자책하게 되는 순간들 말입니다. 그럴 때면 누구나 지금과 다른 삶, 어쩌면 내 것이 되었을지도 모를 ‘더 나은’ 삶을 생각하게 되지요.
--- p.364
그녀의 말에는 여러분도 짐작하겠지만 내 마음에 적지 않은 슬픔을 불러일으킬 만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이제 와서 뭘 숨기겠는가? 실제로 그 순간 내 가슴은 갈기갈기 찢기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 p.71
“켄턴 양, 부친께서 방금 작고하셨는데도 올라가 뵙지 않는다고 막돼먹은 사람으로 생각하지는 말아 주시오. 당신도 짐작하겠지만 아버님도 이 순간 내가 이렇게 처신하기를 바라셨을 거요.”
“물론입니다, 스티븐스 씨.”
“내가 만약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분을 실망시키는 게 될 거요.”
“압니다, 스티븐스 씨.”
--- p.171
당시 우리에게 세상은 이 저명한 저택들을 중심축으로 돌아가는 하나의 바퀴였으며, 거기에서 내려진 막강한 결정들이 부자든 가난뱅이든 바깥 주위를 돌고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로 퍼져 나간다고 생각했다. 우리 중 직업적 야망을 품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각자 힘닿는 대로 이 중심축에 다가가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 p.182
“참으로 유감입니다, 나리.”
“스티븐스, 이 집은 유서 깊고 웅장한 진짜배기 영국 저택이오. 안 그렇소? 내가 돈을 지불한 것도 그 때문이지. 그리고 당신도 진짜인 척하는 얼간이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전통적인 영국식 진짜배기 집사요. 틀림없는 진품이다 이거지.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것이고 또 내가 지금 소유하고 있는 것이오, 안 그렇소?”
--- p.195
하지만 이런저런 순간에 다르게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하고 앉아 있어 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마음만 심란하게 만드는 건지도 모른다. 사실 ‘전환점’이 어쩌고저쩌고하지만 내가 그런 순간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돌이켜 볼 때뿐이다
--- p.274
“내 말 새겨들어요, 스티븐스. 어르신은 지금 농락당하고 계시오. 현재 독일의 상황에 대해선 나도 많은 조사를 해 보았고 이 나라 사람 누구 못지않게 잘 알기 때문에 하는 얘긴데, 어르신은 지금 농락당하고 있소.”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카디널 씨는 계속 바닥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 p.341
“하지만 이따금 한없이 처량해지는 순간이 없다는 얘기는 물론 아닙니다. ‘내 인생에서 얼마나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던가.’ 하고 자책하게 되는 순간들 말입니다. 그럴 때면 누구나 지금과 다른 삶, 어쩌면 내 것이 되었을지도 모를 ‘더 나은’ 삶을 생각하게 되지요.
--- p.364
그녀의 말에는 여러분도 짐작하겠지만 내 마음에 적지 않은 슬픔을 불러일으킬 만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이제 와서 뭘 숨기겠는가? 실제로 그 순간 내 가슴은 갈기갈기 찢기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미소를 보내며 말했다.
---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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