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5살 아니라고 하셨죠? 다행이네요! 원래 여자는 25살 전에 임자 만나야 행복하다잖아요. 그 나이를 넘으면 너무 늦으니까요
---p.14
이상하게 사람들 나이 많은 남자한테 관대하단 말이야. 성별 반전되었어봐. 어린 남자 앞길 막는다고 난리 났을걸.
---p.34
“나에게도 의자를 주십시오. 저 또한 주요 증인입니다.”
내가 의자에 앉지 못하는 이유가 오직 ‘여성’이기 때문이라면 당신들의 주장은 불합리합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당신들이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이유는 오직 ‘남성’이기 때문이라는 겁니까?
---p.59
그러니까 정리해보면, 직장은 부모님의 사업에 그대로 취직했는데,
결혼하면 여자친구가 직장을 그만두고 집 안에만 있어주길 원하고?
결혼을 서두르며, 집안 장녀인 누나는 안 좋게 집을 나와 연이 끊겼다?
그래서 누나가 있음에도 귀한 외동아들처럼 자란, 9살 연상의, 성격까지 찜찜한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고민하고 계신 거잖아요?
---p.120
딴건 몰라도,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게 너무 아깝지 않아요? 능력 있는 사람인 수리씨가 그동안 노력했던 모든 것이 겨우 남자의 내조를 하기 위함은 아니었잖아요.
---p.124
행복하고 화목한 가족. 꿈꿔왔던 가족을 위한 결혼은 분명 유혹적이고 아름답지만,
정의할 수 없는 이물감의 정체.
끊임없이 느껴지던 답답한 무언가. 나는 아직 그것의 이름을 모른다.
---pp.242~243
여자는 사랑받아야 하고, 가정에 정착해야 하고, 늦기 전에 임자 만나야 하고…. 그런데 그거 다 결국 결혼해서 남자 내조나 하라는 소리잖아요. 이 남성중심 사회가 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것들이 분명… 좋은 게 아닐 거라는 의심도 있고, 혼자가 좋은 것도 있고~
사람마다 행복하다 생각하는 길은 다 다르겠죠. 그게 당신은 새로운 가정인 거고, 전 아닌 거고.
전 그냥… 이 세상 모든 여자가 남자랑 결혼할 거라는 그 확고한 편견이 이해가 안 가서….
---pp.45~47
글쎄요. 결혼 안 한 사람을 하자 있는 사람으로 보는 사회에서, 결혼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말이 성립 가능한가요?
---p.48
수리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다만 이거 하나만, 그 누구에게도 스스로를 먼저 양보하지 마세요. 또, 참지 마세요. 먼저 양보를 요구당하는 사람이 나라면, 그래서 인내하는 것이 나라면,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합리화를 시작하게 된다면, 그곳은 이미 나의 이상이 아니더라구요. 또 먼저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면 100에 100은 다 나의 희생뿐이더라고요!
---p.51
더 좋은 남자?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뭐 그런 위험부담을 끌어안아요?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단 한번이라도 결혼하지 않은 삶을, 결혼한 삶만큼 그려본 적 있나요?
결혼할 남자 말고 결혼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요.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스스로를 깎아내리지는 마세요. 의심도 말고요.
---p.121
간신히 두 발로 선 나를, 끊임없이 다른 남자 곁으로 몰아넣고, 수발을 들게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착각하는 등신들.
그런 사람들을 피해,
혼자서, 홀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오로지 내가 중심인 미래를 꿈꾸며,
누구에게도 나를 양보하지 않고 희생하지 않는 시간을 그리며,
드디어 혼자가 된 순간.
내가 느낀 건 기이하고 평온한,
평생을 찾아다녔던 충족감이었다.
---pp.17~19
너는 갈 길 가. 하지만 나는,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밤에,
모두가 낭떠러지라고 외치는 불안의 연속 속에서,
기어코 길을 찾아 밝히는 누군가가 될 거야.
희미한 빛을 보고도 등대를 찾아 뛰어드는 파도 속의 조난자처럼,
이곳에 뛰어들 다른 이를 기대하며, 언제까지고 여기 서 있을게.
---pp.31~33
왜 우리 학교 남자 번호는 1번부터면서, 여자 번호는 30번부터지?
나는 왜 반장이 될 수 없었지?
내 친구는 왜 사라졌지?
나는 언제쯤 우선이 될 수 있지?
---p.83
억울한 상황을 겪어도 스스로 낮게 보지 말 것.
좋은 노래를 듣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기분 풀 것.
웃음도, 울음도 참지 말 것.
당신은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할 것.
---p.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