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7월 12일 |
---|---|
쪽수, 무게, 크기 | 198쪽 | 376g | 150*225*20mm |
ISBN13 | 9791158711788 |
ISBN10 | 1158711786 |
발행일 | 2021년 07월 12일 |
---|---|
쪽수, 무게, 크기 | 198쪽 | 376g | 150*225*20mm |
ISBN13 | 9791158711788 |
ISBN10 | 1158711786 |
서문 01 라파엘로와 그의 시대 02 〈아테네 학당〉으로 들어가며 03 우리 모두는 철학자다 _피타고라스 04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_헤라클레이토스 05 모순도 스승이다 _파르메니데스 06 철학을 다시 시작하다 _소크라테스 07 이상과 현실 _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08 철학과 정치는 만날 수 있는가 _플라톤 09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온 것은 아니다 _아리스토텔레스 10 무상한 권력보다 찬란한 햇빛을 _디오게네스 11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_에피쿠로스 12 구석 자리에서 행복에 대해 생각하다 _제논 13 왕이시여, 왕도는 없습니다 _에우클레이데스 14 정신의 아름다움에 눈뜨는 때 _플로티노스 15 여성의 학문 _히파티아 16 세상의 악을 어떻게 볼 것인가 _조로아스터 17 동쪽에서 온 철학 _아베로에스 18 〈아테네 학당〉 그 이후의 이야기 |
이토록 매력적인 철학
김수영
청어람/2021.7.12.
<이토록 매력적인 철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을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 등장하는 그림속 사람들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을 이 <아테네 학당>만큼 한군데에 모두 모아놓고 묘사한 그림은 없다고 한다. 단순히 모아놓은 것뿐 아니라, 놀라울 만큼 많은 상징과 세심한 표현을 통해서 철학자들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플라톤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에서 플라톤의 <국가>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영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라파엘로는 부모님을 어려서 잃고 17세부터 전문 화가가 되었으며, 그 후 피렌체를 거쳐 먼 친척의 도움으로 로마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다. “율리오 2세는 1503년 브라만테에게 새로운 성 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하게 했고, 1505년에 로마로 온 미켈란젤로에게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게 했으며, 라파엘로 에게는 바티칸에 있는 집무실들에 새로운 프레스코를 부탁했다.(p.20)” ‘서명의 방’을 특징짓는 주제어는 ’지혜‘다. 라파엘로는 인간의 지혜를 표현하는 네 가지의 분야를 골라서 그림을 그렸다. 네 개의 벽면에 모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각각 철학, 신학, 법학, 문학의 주제를 담고 있다. <아테네 학당>은 이 ’서명의 방‘의 동쪽 벽면에서 철학을 대표하고 있다.
“피타고라스는 조화로운 음들이 현의 길이의 정수비로 표현된다는 점을 최초로 발견했고, 이 그림은 이 위대한 이론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수비를 표현하는 이 그림이 고대 그리스의 현악기인 리라의 모양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p.39)” 숫자 4는 피타고라스에게 또 다른 여러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숫자다. 점, 선, 면, 입체라는 기하학적 원리에도, 흙, 불, 물, 공기라는 세계를 이루는 기본 원소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자연의 원리에도, 그리고 유년, 청년, 장년, 노년이라는 인생의 원리에도 모두 숫자 4가 들어 있다. 숫자 4는 피타고라스학파 사람들에게 매우 의미심장한 숫자이며 그래서 이 테트락튀스는 마치 기독교의 십자가처럼 자신들의 사상 체계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자리 잡았던 것이라고 한다. 또 ‘philosophy’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인 ‘philosophia’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philos’는 ‘사랑’을 뜻하고 ‘sophia’는 ‘지혜’를 의미한다. 그래서 철학은 흔히들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고 풀이한다는 것이다. 이 역사적인 단어를 만든 사람이 바로 피타고라스라는 것이다.
“<아테네 학당> 전체에서 소크라테스는 다른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소크라테스에게 철학은 글이 아니라 말이었습니다.(p.70)”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항상 외쳤던 것은, 결국 인생의 주인공은 너 자신이며, 따라서 인생의 최고 과제는 항상 자기 자신을 따뜻하게 돌아보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철학은 자신의 결핍을 돌아보는 일이다. 그리고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 결핍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플라톤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향해 손바닥을 펴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유명한 동작이죠. 플라톤은 ‘이상’을 중시하는 철학자이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을 강조하는 철학자입니다. 이는 각각 초월과 내재, 혹은 상승과 하강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p.80)” 이 대조적인 방향은 두 철학자의 발에도 나타나 있다. 플라톤은 맨발이고 두 발의 뒤꿈치를 살짝 들고 있다. 가볍게 땅을 딛고 뛰어오를 것만 같은 자세다. 신을 신었다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샌들을 신고 굳건히 발을 바닥에 딛고 서 있다. 플라톤은 보라색과 주홍색의 옷을 입고 있다. 이 두 색은 전통적으로 각각 공기와 불을 상징한다. 이 둘은 모두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을 띠고 있다. 그래서 상승의 철학자 플라톤에게 잘 어울린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옷은 푸른색과 갈색이다, 이는 각각 물과 흙을 의미한다. 물과 흙은 공기와 불과는 달리 모두 아래로 내려가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아테네 학당>의 중심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서 있다는 것은 그 두 사람이 서양의 고대 철학에서 절대적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철학의 의미는 상승과 하강이 철학의 가장 중요한 두 모티프라는 것, 그리고 이상주의적 철학과 현실주의적 철학이 서로 경쟁하면서 서양의 철학사를 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철학은 단순히 하나의 학문에 대한 이름이 아닙니다. 그것은 결핍에 대한 이름이고 삶의 가치관에 대한 이름이며 그래서 삶의 태도에 대한 이름입니다. (p.44)
이 책은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이라는 그림에 등장하는 철학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라파엘로와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 설명을 시작으로 하여 라파엘로의 죽음으로 책이 끝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림이 유명하다는 것과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철학자가 등장한다는 정도 알고 있었고, 구석구석 자세히 살펴본 적은 처음이다.
라파엘로는 상상의 힘으로 책 속에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옛 철학자들을 자유롭게 한자리에 불러모았습니다. 우리는 이 그림을 <아테네 학당>이라고 부릅니다. (중략) 이는 17세기 무렵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일종의 별명입니다. (p.30)
철학자의 모습에서 각자의 철학이 드러나는 것이 신기했고, 그 특징을 하나씩 포착하여 그려낸 라파엘로의 재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아베로에스’라는 철학자가 특히 기억에 남는데, 그는 아랍인으로 ‘아리스토텔레스를 부활시킨 철학자’라고 한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야말로 ‘진정한 철학자이자 합리적 이성의 화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베로에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들을 아랍어로 번역하는 동시에 매우 정교하고 수준 높은 주석서를 집필하죠. (중략) 그리고 이 책은 고스란히 다시 서유럽으로 전해집니다. (p.180)
<아테네 학당>은 다양한 철학자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철학과 과학과 예술, 고대와 중세와 르네상스와 근대가 만나는, 그리고 우리를 응시하고 있는 듯한 시선까지 담은 ‘장엄한 작품’을 남겼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탈리아가 좋아서 가족 여행으로 두 번이나 다녀온 게 몇 년 전인데, 이 책은 로마 바티칸 궁의 서명의 방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라파엘로의 프레스코화 "아테네 학당"을 설명하며 거기에 그려진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하루 일정으로 바티칸 투어를 하면서 보았던 여러 예술 작품들 중 "아테네 학당"은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한데, 이 책에서 다시 그 때 기억을 상기하면서 작품 속에 묘사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교황 율리오 2세가 브라만테에게는 새로운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을 맡기고, 미켈란젤로에게는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맡기고, 라파엘로에게는 자신의 집무실들에 프레스코화를 그리게 했다는 것, 특히 서명의 방은 교황이 교회의 가장 중요한 문서들에 대해서 서명하는 공간이었기에 라파엘로는 세상의 모든 지혜를 여기에 끌어오고 싶어 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아테네 학당"에 표현된 공간은 성 베드로 대성당의 건축을 맡았던 브라만테의 설계를 가져왔고, 벽면 부근의 두 석상은 아폴론과 아테나를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아테네 학당"에 묘사된 인물들은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후 12세기까지 활약했던 철학자들인데, 이 책에서는 제일 먼저 피타고라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의 앞에 놓인 작은 칠판에는 피타고라스학파를 상징하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조화로운 음들을 현의 길이의 정수비로 표현하고 있는 모양새다. 피타고라스는 세상의 조화로운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 배후에 있는 수적 원리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한 피타고라스가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는 뜻이 담긴 철학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고 하는데, 우리가 철학을 하는 이유는 우리가 지혜를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고 여기서 지혜에 대한 사랑이 생겨난다고 하는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그 다음으로 원래 밑그림에는 없었는데 완성된 그림에서 등장하는 인물을 하나 소개하고 있는데, 턱을 괴고 무언가를 쓰면서 생각에 잠겨 있는 형태로 묘사된 철학자가 바로 은둔과 냉소로 일관했던 헤라클레이토스라고 한다. 그 당시 미켈란젤로를 모델로 묘사한 헤라클레이토스는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 변화 뒤에 있는 반대되는 힘들 사이의 균형과 불균형을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하여 변화에 관련된 여러 힘이 서로 어떻게 작용하며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피는 일이 철학의 본성이고 의무라고 말한다. 헤라클레이토스 옆에서 책을 펼쳐 보이면서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철학자는 파르메니데스라고 하는데, 변화나 생성이라는 건 모두 가짜이고 오직 영원히 움직이지 않는 존재, 그것 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헤라클레이토스가 생성의 철학자라면 파르메니데스는 존재의 철학자라면서 말이다. 한편 진초록의 옷을 몸에 두르고 우락부락한 인상으로 여러 사람을 모아 놓고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철학자가 바로 소크라테스라고 한다. 이 그림에서 다른 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로 그에게 철학은 글이 아니라 말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림 중앙에 위치한 인물이 바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인데, 플라톤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향해 손바닥을 펴고 있다고 한다. 즉, 플라톤은 이상을 중시하며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플라톤의 경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델로 그렸다고 한다.
그 밖에도 겉옷을 벗어 놓고 계단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무엇인가 읽고 있는 인물이 바로 시노페의 디오게네스로 인위적인 것, 형식적인 것, 사회적인 것에 반대하고 인간의 본성적이고 자연적인 측면을 중요시한 철학자라고 한다. 밝은 푸른색 옷을 입고 통통한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은 에피쿠로스이며, 끝자리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중앙 쪽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스토아주의라는 거대한 철학의 흐름을 처음으로 만들어낸 키티온의 제논이라고 한다. 한편 바닥에 놓인 작은 칠판에 컴퍼스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은 기하학을 창시한 에우클레이데스로 브라만테를 모델로 묘사되었고, 어느 무리에도 속하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 서 있는 사람은 신비주의적 철학을 열어갔던 플로티노스로 신플라톤주의를 정립한 철학자였으며, 피타고라스 뒤에서 커다란 흰 옷을 입고 있는 여성은 유능한 수학자이자 신플라톤주의 철학자인 히파티아, 긴 수염을 길렀으며 별이 가득히 들어 있는 푸른색 둥근 천구를 손에 들고 있는 인물은 조로아스터, 피타고라스 뒤에서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기묘한 표정으로 서 있는 사람은 아랍의 철학자 이븐 루시드라고 언급하고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