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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 괄호가 많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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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7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592g | 120*205*28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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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초판 한정 사인 인쇄본 )
“닷새 안에 답장이 없으면 절교하자는 뜻인 줄로 알겠습니다.” 이슬아 남궁인의 펀치 같은 편지 문학동네에서 우리 시대 별처럼 빛나는 작가들의 왕복서간을 엮는 서간에세이 시리즈 ‘총총’을 시작한다. 그 신호탄을 쏘는 작가는 에세이스트 이슬아×남궁인이다. 흔히 서간에세이라 하면 신뢰와 호감으로 연결된 두 사람이 서로의 일상과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구도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슬아, 남궁인 이 두 작가는 초장부터 절교 위기를 맞으며 편지를 시작한다. 큰 배에서 처음 만나 동료작가로 교류하던 그들 사이엔 드넓은 오해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이슬아 작가는 다정하고 훈훈한 인사말과 서로에 대한 격려와 예찬이 아닌, 대찬 ‘선빵’을 날리며 편지를 시작한다.

[도서] 괄호가 많은 편지 (초판 한정 사인 인쇄본 )
문득 괄호를 열고 닫듯이 서로의 마음도 넘나들 수 있을까 불안의 시대, 갇혀버린 마음을 위로하는 슬릭과 이랑의 편지 힙합 신에서 혐오 대신 사랑을 노래해온 슬릭, 장르를 넘나들며 쉴새없이 이야기를 만드는 이랑.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일하고 있는 두 여성 아티스트가 코로나 시대에 편지를 주고받았다. 우리 시대 빛나는 작가들의 왕복서간을 엮는 문학동네 서간에세이 시리즈 ‘총총’ 중 한 권이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살던 두 사람은 유례없는 감염병의 시대를 맞아 깜깜한 앞날에 대한 불안을, 이 와중에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음속 생각들을 내밀히 공유해보기로 한다. 두 사람은 언뜻 보기에 닮은 점이 많다. 활동명이 두 글자이고, 한국에서 음악하는 30대 여성 아티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이자, 고양이 동거인이다. 그러나 막상 서로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프롤로그 6

멋지고 징그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14
여러모로 징그러운 이슬아 작가님께 22
느끼하지만 고마운 남궁인 선생님께 32
힘센 이슬아 작가님께 40
새해의 남궁인 선생님께 54
고백하고 싶어지는 이슬아 작가님께 64
고통을 공부하느라 고통스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78
발목이 묶여도 끝내 넘어지지 않는 이슬아 작가님께 90
간혹 스텝이 꼬이는 남궁인 선생님께 104
‘라떼’를 엎어버리는 불호령의 왕 이슬아 작가님께 116
남궁 성씨를 빛내는 남궁인 선생님께 130
종종 서늘한 물음을 던지는 이슬아 작가님께 138
알다가도 모르겠는 남궁인 선생님께 150
하여간 언제나 사랑에서 힘을 얻는 이슬아 작가님께 160
이래저래 궁상스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174
닥침의 미덕을 설파하는 강연계 동업자 이슬아 작가님께 186
남궁인밖에 모르는 남궁인 선생님께 202
우정과 존경과 통계의 왕 이슬아 작가님께 218

이어진 토막편지
요즘도 가끔 말 걸고 싶은 남궁인 선생님께 230
가녀장 이슬아 작가님께 234
노잼이 두려운 남궁인 선생님께 238
NK의 친구 이슬아 작가님께 242
먼저 느끼해본 남궁인 선생님께 246
언젠가 느끼함의 세계로 진입할 이슬아 작가님께 250
며칠 전에 만난 남궁인 선생님께 254
귀인 이슬아 작가님께 258
생각하면 울렁거리는 남궁인 선생님께 262
미지의 이슬아 작가님께 264

에필로그 266


『괄호가 많은 편지』

프롤로그 _6

이 시국에 안부를 묻는 건 실례일까요 슬릭_10
또한 이름이 두 글자인 슬릭에게 이랑_16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다면 슬릭_24
준이치가 불편한 게 ‘나’면 어떡하지 이랑_32
준이치와 랑이에게 슬릭_40
‘시발 임신했나’ 하는 건 저 혼자가 아닌 것 같더군요 이랑_50
파트너에게 만약 내가 임신하면 어쩔 거냐고 물어봤어요 슬릭_62
랑이처럼 거지인 애가 있나 싶었어 이랑_70
폐허가 ‘꿈의 집’이 되기까지 슬릭_78
아티스트 ‘이랑’이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 이랑_86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지 무슨 생각을 해, 그냥 만드는 거지 슬릭_94
어떤 아픔은 절대 잊히지 않습니다 이랑_104
느리고 확실하게 무너져내리고 있습니다 슬릭_112
문신을 새기고 온천에 가고 싶습니다 이랑_120
양팔 가득 문신을 채우고 온천에 입장하는 방법 슬릭_130
건강하지 않은 준이치와 제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이랑_140
저는 오늘도 공부하러 갑니다 슬릭_150
이 문장 다음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이랑_158
드러내고 살기, 감추고 살기 슬릭_170
슬릭을 어떻게 사귀면 좋을지 아직도 고민돼요 이랑_178
개비스콘 그 자체 슬릭_188
령화에게 이랑_198

에필로그 _210

저자 소개 (4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문학동네에서 우리 시대 별처럼 빛나는 작가들의 왕복서간을 엮는 서간에세이 시리즈 ‘총총’을 시작한다. 그 신호탄을 쏘는 작가는 에세이스트 이슬아×남궁인이다.
흔히 서간에세이라 하면 신뢰와 호감으로 연결된 두 사람이 서로의 일상과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구도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슬아, 남궁인 이 두 작가는 초장부터 절교 위기를 맞으며 편지를 시작한다. 큰 배에서 처음 만나 동료작가로 교류하던 그들 사이엔 드넓은 오해의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이슬아 작가는 다정하고 훈훈한 인사말과 서로에 대한 격려와 예찬이 아닌, 대찬 ‘선빵’을 날리며 편지를 시작한다.

이 편지를 읽고 선생님이 저랑 절교할까봐 두렵습니다. 하지만 만약 답장을 주신다면 그때부터 우리는 더 좋은 우정의 세계에 진입할 것입니다. (…) 그럼 활시위를 당겨보세요. 과녁은 저입니다. 닷새 안에 답장이 없으면 절교하자는 뜻인 줄로 알겠습니다.
_이슬아, ‘멋지고 징그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중에서

이에 세간에서는 한때 힙합신을 달구었던 ‘컨트롤비트’ 디스전 사태가 문학계에서도 재현되는 것이냐는 농담마저 떠돌았다. 수신자인 남궁인 작가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독자들을 일제히 동공지진, 안구진탕 상태에 빠뜨리며, 서간에세이의 문법과 관습을 뒤집어엎은 이 편지는 과연 어디로 흘러갈까?
절교할 것인가, 반박할 것인가. 답장을 안 쓰면 쪼잔해지고, 답장을 쓰자니 궁색한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남궁인 작가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이 양단간의 갈림길에서 남궁인 작가가 정확히 닷새 만에 답장을 보내면서, 이 서간문은 새로운 단계로 진입한다. 이슬아 남궁인 작가의 이 파격적인 서간에세이는 2020년 연말부터 2021년 5월까지 문학동네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성별도, 나이도, 인생 궤적도, 작가로 데뷔한 루트도, 너무나 달라서 도리어 서로 할 말 없을 것 같은 이 두 사람은 어쩌다 편지를 쓰기 시작하고, 편지 상대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마음까지 들었다 놓았다 돌풍을 일으켰을까?
처음에 이 편지를 안구진탕 사태로 지켜보던 일부 독자들은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 아니면 ‘대체 왜 이러는 거냐?’ 라는 물음표를 띄웠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둘이 대판 싸웠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그것은 사실일까?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오해가 있었고, 그들의 오해는 끝내 해소되었을까?
이것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두 남녀 에세이스트의 문장과 웃음의 배틀―
서로 겹치는 데라곤 티끌만큼도 없을 것 같았던 두 우주가 만나 스파크를 일으키고, 웃음과 눈물의 끝까지 달려가고, 놀리고, 사과하고, 반성하고, 위로했다가, 다시 호쾌하게 뒤통수를 치며 쉴새없이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내는 한바탕 문장의 장관이다.
관람 전 ‘사방으로 진동하는 안구’를 붙잡을 각오 정도는 해두시길 당부한다. 이 편지 곳곳에서 당신은 느닷없는 펀치를 얻어맞고 웃거나 울게 될 테니까.

작가님의 편지를 응급실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가슴이 쿵쾅거렸고 호흡이 가빠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동공에 미동도 없으실 테지만”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제 눈동자는 흡사 월미도 디스코팡팡처럼 돌고 있었습니다. 의학용어로 안구진탕이라고 합니다. (…)
문득 남을 생각하다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서간문의 본질임을 직면합니다. 작가님은 적어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입니다. 응급실에서 안구진탕에 시달리던 새벽 “나를 생각해주어 고맙습니다”라고 보낸 것은 그 까닭입니다.
_남궁인, ‘여러모로 징그러운 이슬아 작가님께’중에서


오해의 바다에서 이해를 구하다
너무도 다른 두 작가의 대결과 조우

두 작가가 있다. 아무런 간판도, 울타리도, ‘빽’도 없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창작을 병행하다가 어느 날 독자들과 직거래 방식으로 글을 직접 판 패기의 여성 작가 이슬아. 그리고 명문의대를 졸업한 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어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사고의 중심에 서서 의학이 들려주는 진실과 인간적인 슬픔과 분노가 버무려진 탁월한 글들을 발표해온 작가 남궁인.
두 사람은 요즈음 가장 각광받는 에세이스트들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누가 봐도 다른 점이 더 많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오해는 이슬아와 남궁인 둘 사이뿐만 아니라, 사실 독자들과도 있었다는 듯 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표정과 문체를 드러내 보인다.
어른스럽고 세심하며 부지런하고 속 깊은 젊은이처럼 보이던 이슬아 작가는 이 서간에서는 주머니에 손 하나 찌르고 한쪽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린 채 할 말 다 하는 괴짜처럼 쓴다. 편지 속 이슬아는 짓궂다 못해 괴상할 만큼 호기로운 자세로 ‘잘나가는 의사 양반’에게 쩌렁쩌렁 불호령을 내리면서 독자들을 웃긴다.

남궁인 선생님과의 이인삼각은 대충 상상해봐도 너무 웃기는군요. 우리는 잘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키와 보폭이 차이 나는데다가 어깨동무를 하기에도 어색하고 허리에 팔을 두르기에도 어색한 사이니까요. 하지만 만약에라도 그런 순간이 온다면 제 안에서 뜨끈뜨끈한 승부욕이 발동할 게 분명합니다. (…) 주도권을 5:5로 나누면 아름답고 공평하겠지만 이인삼각은 그런 게임이 아닙니다. 서로 너무 배려하면 죽도 밥도 안 되죠. 둘 중 한 사람이 치고 나가야 합니다. 더 용감한 사람의 맹렬한 기세를 덜 용감한 사람이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이인삼각의 필승 비결입니다. 우리 둘의 사회적 지위와 나이, 지정 성별, 체구, 연봉 등을 고려해봤을 때 선생님보다는 제가 치고 나가는 것이 밸런스가 맞습니다. 저의 기세를 그저 겸허히 따르십시오. 혹시나 진짜로 발목을 묶게 된다면 말입니다.
_이슬아, ‘간혹 스텝이 꼬이는 남궁인 선생님께’중에서

한편, 그간 책뿐만 아니라 뉴스와 시사 프로 등에서 긴급하고 진중한 사안으로 만나던 의사 남궁인은 이 서간문에서는 ‘남궁상’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별칭을 얻는다. 지금까지 아동학대, 코로나, 죽음 등 세계의 더없이 잔인하고 혹독한 것들에 맞서왔음에도, 그는 이슬아라는 적수 앞에서만은 의사가운을 곱게 벗어 한쪽에 개어놓은 뒤 공손하게 불호령을 듣는다. 어쩔 줄 몰라 하며 정성껏 사과하고, 궁상맞고 부끄러운 자신의 지난 시절과 흑역사를 자발적으로 고백하기도 한다. 어느 면으로나 사회에서는 꾸짖음이나 불호령 당할 일 한번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 번듯한 의사 작가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못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돌아보고 사과하는 장면은 낯설면서도 반갑다. 한 사람이 지위와 나이와 그 모든 관습과 고정관념을 던져버리고 가슴과 귀를 한껏 열어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을 낮추어 상대를 존귀하게 만들며, ‘우리’의 이야기를 다져나가는 것은 현실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기 때문이다.
이 전복과 의외성이 역설적으로 둘의 완벽한 케미를 만들어낸다.

그는 구린 걸 구리다고 매우 능숙하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저라고 구린 게 구린지 모르는 사람은 아
니지만 늘 입 밖으로 내기에는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면서 혹여나 누군가 제 구림을 꾸짖을까봐 항상 전전긍긍하며 살았습니다. 저는 얼마나 저와 제 문장이 치열하게 구린지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의 글에선 나이 많은 남성이 쓴 문장의 구림이나 행실의 어색함을 신랄하게 꾸짖는 대목이 자주 나옵니다. 저는 그때마다 실소하면서도 혹시 그 대상이 내가 되지 않을까 두려웠습니다. 갑자기 호흡이 가빠집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앞에 선 저는 꼼짝없이 유죄 판결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슬아의 꾸짖음을 달게 받을 작정으로 서간문을 시작합니다. 글이란 내가 얼마나 구린지 본격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용기를 내 자모를 맞추고 문장을 만들어 자신을 변호하는 것입니다.
-남궁인, 프롤로그 중에서


삶과 죽음이 얽혀서 추는 탱고 같은 서간
슬며시 드러나는 맨얼굴과 새로운 표정들

에세이라는 장르를 주 전공으로 하는 것은 같지만, 이슬아와 남궁인의 글쓰기도 사실 거의 대척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리 바빠도 데이트는 챙기며’. 스스로 ‘몸도 마음도 창창한 느낌’이라 고백하는 이슬아는 명백히 ‘삶의 작가’이다. ‘벌어야 할 돈과 이뤄야 할 야망과 아직 모르는 쾌락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는’ 이 삶이 좋아서, 그는 매일매일 다시 태어나 〈일간 이슬아〉를 발행한다.
반면 남궁인은 출근하자마자 눈앞에 들이닥친 죽음을 막아내야만 하는, ‘죽음과 가까이 있는 작가’ ‘죽음을 기록하는 작가’이다. 수많은 생명들이 부질없이 죽어가기 직전에야, 혹은 죽어서 찾아오는 응급실에서 남궁인은 ‘제발 살아 있으면 안 되겠냐’고 발을 구르며 뛰어다닌다. 하지만 한 생명을 죽음에서 삶 쪽으로 끌어오는 일은 쉽지 않고, 그는 자주 실패하고 절망한다.

계속 이겨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대체로 패배하고 가끔 승리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패배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래서 삶은 눈물나는 일입니다. _남궁인, ‘힘센 이슬아 작가님께’ 중에서

남궁인 작가는 ‘어떤 죽음을 보고 있으면 자신도 영영 행복하기 어려울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때는 분명 자신도 죽으려 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이에 ‘삶의 작가’는 매일 죽음들 가운데서 분투하는 작가에게 슬며시 이런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선생님은 분명 죽으려 한 적이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때 진짜로 죽지는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이 편지를 쓰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저는 남궁인 선생님이 살아 있는 게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편지를 기다리고, 읽고선 따박따박 따지고, 그러다 사과하고, 하나의 글 안에서 여러 인격을 들키고, 놀리고, 조롱하고, 걱정하고, 선물하고, 소중한 이야기 중 하나를 꺼내놓고, 그에 따르는 슬픔도 덧붙이고, 금세 농담을 하고, 편지를 보내고, 또다시 답장을 기다립니다. 선생님이 살아 있어서요. (…) 선생님은 저보다 9년 먼저 태어났는데 가끔은 90년 넘게 산 것처럼 지쳐 있습니다. 너무 많은 고통과 죽음을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 그 모든 선생님의 일부를 목격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저에게 선생님은 아주 복잡한 의사 겸 작가이고 가능성의 수호자입니다.
_이슬아, ‘간혹 스텝이 꼬이는 남궁인 선생님께’중에서

그리고 죽음을 막아내느라 지쳐 있던 작가도 잠시 삶의 온기와 빛 속에서 수줍게 미소 짓는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돌도 지나지 않은 조카의 사진을 훔쳐봅니다. 사랑하는 남동생의 어린 딸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자주 보러 가지 못해 아직 삼촌을 보고 웁니다. 아이는 삼촌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조카를 안고 있는 사진 속 둘은 닮았지만 제 얼굴에는 어마어마한 세월의 더께가 덮여 있습니다. 가끔 옛날 사진을 뒤지다 발견하는 ‘당시에도 나이가 많이 들었던’ 전형적인 삼촌의 지치고 풍파에 시달린 얼굴입니다. 하지만 정수리에서 풍겨오는 아이의 냄새를 떠올리며, 한 팔에 안을 수 있는 작은 몸을 기억하며, 모든 것을 다 먹여주며 오래 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미중년 남궁인의 시대는 그다지 꿈꾸지도 바라지도 않습니다. 지치고 평범하고 약간 지혜로운 삼촌이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살아 있어야겠습니다.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작은 아이가 커서 삼촌의 부끄러운 투쟁을 엿볼 수 있도록요.
_남궁인, ‘라떼를 엎어버리는 불호령의 왕 이슬아 작가님께’ 중에서

한편, 3월 8일 여성의 날에 쓴 편지에서 이슬아 작가는 자신은 여자이고 남궁인은 남자라는 부동의 사실 앞에서 두 사람이 편지로 할 수 있는 농담과 쓸 수 있는 단어들도 현격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그리고 남궁인은 남성으로서의 자신이 그에 대해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임을 겸허하게 수긍한다. 그러나 그렇게 자신의 직접경험만으로는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기에, 남궁인은 고통의 한복판에서 고통을 공부하는 연구자가 되었다.
남편에게 칼을 맞아 응급실로 왔음에도 남편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여성에게 비단 의료적인 처치만이 아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애쓰는 의사 남궁인은, 영원히 알 수 없는 일들, 몰라도 ‘괜찮은’ 무수한 사건들 가운데서도 더 알기 위해, 살리기 위해, 다가가기 위해 애쓴다.
이 밖에도 데뷔작의 신선함과 충격을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퍼올려야만 하는 에세이스트의 난감한 운명과 그럼에도 갱신, ‘갱갱갱신’을 이어가기 위해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에 대한 두 사람의 고민과 대화, ‘작가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 폐소공포증이 있는 이슬아 작가와 범불안장애를 갖고 있는 남궁인 작가의 비슷하고도 다른 이야기가 핑퐁처럼 오간다.
이 복닥거림 속에서 두 작가는 결국 새로운 우정을 결의하며 끝나야 자연스러울 터이지만, 이슬아의 마지막 편지에는 뼈가 있었고, 이 편지는 연재 당시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첫 편지만큼이나 충격적인 이슬아 작가의 마지막 편지와 끝까지 용기를 내 ‘자모를 맞추고 문장을 만들어’ 두 사람의 묻힐 뻔한 기억을 복원해낸 남궁인 작가의 감동적인 답장은 이 책의 백미다.


멋지고 징그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닥침의 미덕’을 설파하는 불호령의 왕 이슬아 작가님께
…그리고 누군가의 오해이자 이해일 당신에게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여성과 남성은, 나이 차가 꽤 나는 두 사람은, 모범생과 이단아는, 흙수저와 금수저는, 문과와 이과는 서로 안 맞게 마련이라고. 말이 안 통하고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다고. 그래서 소통 불가능하며 진짜 친구는 될 수 없다고. 그러나 여기, 너무도 달라서 사람들이 서로 편지를 쓰는 것을 의아하게 바라보던 두 작가가 있다. 두 작가는 세상이 손쉽게 구분해놓은 선과 경계를 폴짝 뛰어넘어 서로를 향해 말을 걸었다. 서로 격렬하게 맞짱 뜨다가도 나란히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 권의 서간집을 만들어냈다.
친할 법한 사람들끼리 만나 예의 바른 웃음과 체면치레를 한 뒤 ‘뒷담화’하고 딴생각하는 표백된 관계가 아니라, 저 사람들 왜 친하게 지내지 싶은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거침없이 ‘앞담화’하고 경계 없이 대화하면서 몰랐던 것을 알아가고 듣고 배우는 것. 그것이 결국 이슬아 남궁인이 다다르고자 한 새로운 우정의 세계가 아닐까.
남궁인 작가는 이 서간집의 초판을 펴내면서 우리 모두가 실은 누군가의 오해이자 이해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이슬아 작가 역시 잊을 수 없는 문장을 책에 새겼다.

“우리 사이엔 늘 오해가 있고 앞으로도 그럴 테죠. 서로를 모르니까요.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니까요. 우리의 우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수시로 맞닥뜨리는 그 흔하고 넓은 오해의 바다에서 진주처럼 작고 반짝이는 이해를 찾아나서는 여정의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괄호가 많은 편지』

글쓰며 노래하며 공부하며 사랑하며
오늘도 '과-로'하는 슬릭과 이랑의 산뜻한 연결

힙합 신에서 혐오 대신 사랑을 노래해온 슬릭, 장르를 넘나들며 쉴새없이 이야기를 만드는 이랑.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일하고 있는 두 여성 아티스트가 코로나 시대에 편지를 주고받았다. 우리 시대 빛나는 작가들의 왕복서간을 엮는 문학동네 서간에세이 시리즈 ‘총총’ 중 한 권이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살던 두 사람은 유례없는 감염병의 시대를 맞아 깜깜한 앞날에 대한 불안을, 이 와중에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음속 생각들을 내밀히 공유해보기로 한다. 두 사람은 언뜻 보기에 닮은 점이 많다. 활동명이 두 글자이고, 한국에서 음악하는 30대 여성 아티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이자, 고양이 동거인이다. 그러나 막상 서로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이랑에게 슬릭은 ‘Mnet 리얼리티 예능 〈굿걸〉에 나온 래퍼’였고, 슬릭에게 이랑은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경매에 부친 아티스트’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미지의 세계’인 슬릭과 이랑은 편지를 통해 더 가까이 만나보기로 한다.

하루에도 여러 사건들이 동시에 일어나고, 창작자들에게 ‘빨리 네 입장을 말하라’고 압박하는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가장 안전한 청자가 되어준다.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주고받는 편지에서 페미니즘, 비거니즘, 기후위기, 동물권, 질병권, 임신·출산 자기결정권, 문신, 젠더 이슈 등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뜨겁게 논의되는 문제들에 대한 두 사람의 경험담과 솔직한 생각이 오간다. 생각의 속도가 언제나 일치하진 않지만 그들의 편지는 닮음을 인정하는 만큼 다름 또한 인정하며 서로의 시선에서 보려 노력하는 대화의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대화의 끝은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알고 싶다는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소설이나 수필을 쓸 때와 달리 편지에선 자꾸 괄호를 쓰게 되더군요. ‘괄호가 너무 많은데…… 괜찮은가?’ 고민하던 중, 슬릭도 똑같은 고민을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왜 편지에 괄호를 자주 쓰게 되는지 아직 우리 둘 다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괄호가 많은 편지를 주고받기로 했습니다. _이랑 (8쪽)

행사장에서 몇 번 마주친 게 전부였던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던 도중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편지글에 괄호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괄호 속에는 부연의 말이 들어 있기도 했고, 해명의 말이 담겨 있기도 했고, 상대가 알아줬으면 하는 본심이 드러나기도 했다. A를 이야기하다가도 B에서 C까지 전부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겨우 가다듬어 괄호 속에 꾹꾹 눌러 담았는지도 모른다. 또, ‘괄호’란 단어를 소리 내어 발음하면 ‘과로’가 된다. 두 사람은 앞날에 대한 초조함으로 일을 무리하게 많이 받거나, 혹은 일을 마구 벌이기도 하며 달력에 가득 채워진 색색깔의 마감들을 소화해내느라 자주 과로한다는 점도 꼭 닮아 있었다. 글에서는 괄호를 많이 쓰고 현실에서는 과로를 자주 한다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괄호가 많은 편지’들이 본격적으로 오고간다.


비거니즘 전도사 슬릭, 생활 예술인 이랑의 하루하루가 담긴 편지
불안과 혐오의 시대에 여성 창작자로 산다는 것

슬릭과 이랑의 첫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이랑이 ‘트로피 경매’ 퍼포먼스를 선보인 날이다. 이랑은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포크노래상을 수상하여 무대에 올랐으나 상금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의 트로피를 곧바로 경매에 부쳤고, 슬릭은 바로 그 자리에 관중으로 앉아 있었다. 수상 후보에 본인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은근히 잘 보이고 싶기도 했던 그날의 슬릭에게 이랑의 트로피 경매 퍼포먼스는 큰 충격을 주었다. 시상식에 가기 전 이랑의 속마음은 어땠는지, 이랑의 퍼포먼스를 실제로 본 슬릭은 무대 아래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날의 기억을 회상하며 두 사람의 편지는 시작된다.

서로 어떤 호칭으로 부르면 좋을지 고민하며 다소 어색하게 시작한 편지는 함께 사는 고양이의 가출 사건, 작업실의 풍경, 좋은 노래에 대한 정의, 감명깊게 본 다큐멘터리,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친구 등 그날그날의 크고 작은 주제를 두고 이야기하다가 그동안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아픔을 고백하기까지 차츰 더 깊어진다. 특히 그들은 동시대에 여성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불안과 고민에 대해 구체적인 경험과 언어로 이야기한다.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 새벽, 슬릭에게 편지를 쓰다 이랑은 지금껏 한 번도 공개적으로 말해본 적 없던 임신중지 경험에 대해 털어놓는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혹은 수시로 느껴봤을 임신 공포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백한 이랑의 편지는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분노했던 슬릭이 만든 노래 〈내 꺼야〉 가사 인용으로 이어지면서, 두 사람이 여성 창작자로서 같은 번지수의 감정을 느끼며 더 깊이 더 가까이 만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는 여전히 임신 공포에 시달립니다. ‘#낙태죄폐지’ 해시태그를 검색해 사람들의 글을 읽다보니 성관계를 하지 않은 달에도 생리가 늦어지면 ‘시발 임신했나’ 하는 건 저 혼자가 아닌 것 같더군요. 언젠가 찾아올지 모를 두번째 수술의 통증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배가 아픕니다. _이랑 (58쪽)

페미니즘을 노래하는 것에 중압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걱정이 담긴 질문을 자주 받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은 하나거든요. 저는 그저 제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풀어낼 뿐인데 그것이 페미니즘으로 불릴 뿐이라고요. _슬릭 (68쪽)


“지금까지 국힙 원탑 슬릭이었습니다.”
“살아서, 편지를 쓰고, 만나서 전해주기로 합시다.”

무대에 서는 것은 물론,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 것도 어려워진 시대에 주고받는 편지는 더 애틋하다. 무한 거리두기 시대에 창작자로서 느끼는 불안과 우울 또한 편지에 그대로 드러난다. 다들 어떤 마음으로 무얼 하며 이 시기를 보내고 있을까. 코로나로 콘서트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시간이 많아진 슬릭은 공책을 펴서 이것저것 필사를 했다. 공연은커녕 온라인 라이브 제안도 전혀 받지 못한 이랑은 옷을 훌렁 벗고 몸에다 그림을 잔뜩 그렸다. 불안의 시간을 각자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 성실히 기록한 그들의 편지는 세상에 혼자 고립된 듯한 불안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동료 뮤지션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스승과 제자로, 또 한번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예고하며 ‘괄호가 많은 편지’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그들의 편지에 괄호가 자꾸 등장하는 건, 이제 막 우정이 시작되려 하는 사이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끝이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이 얘기도 저 얘기도 마음껏 하고 싶은 간질간질한 마음. 이 책에는 언젠가 꼭 맺어질 수밖에 없었던 우정의 산뜻한 시작이 담겨 있다.

이 복잡하고 서러운 서울 하늘 아래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도 투명하고 촘촘한 이야기를 나눌 상대를 만난다는 것은 영화 같은 일입니다. 이 멋진 연결을 지켜봐주세요. _슬릭 (7쪽)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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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그***게 | 2022.05.1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처음엔 별 기대 없이 읽었다. 이슬아, 남궁인 작가를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되었고, 두 분의 글들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터라 서로 주고받은 편지 형식의 글이라는 점에 끌려 구매를 했다. (남궁인 의사선생님은 여기선 책을 내셨기에 작가라고 했음) 그런데 아뿔사.  지하철에서 읽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킥킥 거렸다.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순간 주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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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별 기대 없이 읽었다.

이슬아, 남궁인 작가를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되었고,

두 분의 글들에 흥미를 가지고 있던터라 서로 주고받은 편지 형식의 글이라는 점에 끌려 구매를 했다.

(남궁인 의사선생님은 여기선 책을 내셨기에 작가라고 했음)

그런데 아뿔사. 

지하철에서 읽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킥킥 거렸다.

다행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순간 주위에서 이상하게 볼 것 같다. 라는 생각에 식은땀이 흘렀지만,

책을 보고 있으니 웃음에 이해를 해 줄 것 같았다.

지하철에서 몇 페이지를 읽지 못하고 덮었다.

이유는 너무너무 내 스타일이기 때문이었다.

두 분의 편지 대담에 자꾸 내가 끼어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너무나 강해서 책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그냥 나도 그 책에 들어가고 싶었다.

문제는 이후로 좀 바빠져서 책을 읽지 못하다가 다시 책을 들었다.

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집이거나 카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두 분의 대화에 혼자 쫑알거리며 첨언을 했다면,

다시 읽는 지금 재미나게 다가올텐데..

지금은 그 시기가 지나서인지, 끼어들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이 책은 역시 나에게 베스트다.

끼어들고 싶은 곳에 가끔 끼어들어 사부작 거리며 적은 글들.

다음번 다시 읽게 되었을 때 어떻게 다가올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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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편지 쓰기의 본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2.04.01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모든 글쓰기가 어렵지만, 편지 쓰기는 그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경우에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담아도 괜찮지만, 수신자가 특정된 편지의 경우에는 상대의 관심사와 입장, 처지 등을 고려해 편지의 주제와 분량 등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편지 쓰기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한 건, 이슬아 작가와 남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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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글쓰기가 어렵지만, 편지 쓰기는 그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경우에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담아도 괜찮지만, 수신자가 특정된 편지의 경우에는 상대의 관심사와 입장, 처지 등을 고려해 편지의 주제와 분량 등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뜬금없이 편지 쓰기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한 건, 이슬아 작가와 남궁인 작가가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엮은 책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를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슬아 작가가 남궁인 작가에게 '자의식 과잉'이라고 타박하는 대목을 여러 번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책 후반부에는 <이슬아 X 남궁인 서간문 연재에서 나타난 상대를 향한 집중도 연구>라는 제목의 통계 자료를 인용하며, 그동안의 편지 교환은 "남궁인이 남궁인을 재발견하는 과정"이었고 "이슬아 역시 남궁인을 재발견하느라 참 재미있었"지만 "남궁인이 이슬아를 얼마나 재발견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이슬아 작가의 농담이겠지만,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받은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애초에 편지, 즉 서간문의 본질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앞 문단에 언급한 글에서 남궁인 작가는 "문득 남을 생각하다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서간문의 본질"이라고 쓴 반면, 이슬아 작가는 "서간문의 본질은 자기만 생각하던 사람이 문득 남을 돌아보게 되는 과정"이라고 썼다. 그렇다면 남궁인 작가는 남궁인 작가가 생각하는 서간문의 본질답게, 이슬아 작가는 이슬아 작가가 생각하는 서간문의 본질답게 편지를 쓴 것이 맞다. 남궁인 작가는 이슬아 작가를 생각하다 자신을 돌아봤고, 이슬아 작가는 자기만 생각하다 남궁인 작가를 돌아봤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둘 다 이슬아 작가를 생각하면서 남궁인 작가에 대해 쓴 것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고 이슬아 작가보다는 남궁인 작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아이디의 유래라든가, 냉장고 관리 상태라든가, 어릴 적 별명이라든가...)이 아주 많다(이슬아 작가님 말대로 이 책은 결국 남궁인의 재발견?). 그러니 남궁인 작가님 팬이라면 꼭 읽으시길. 이슬아 작가님 팬이라면, <일간 이슬아>를 구독합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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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서평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ㅎ*ㅎ | 2022.03.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쩌다 보니 이런 편지 형식의 에세이를 또 찾게 됐다. 아직 한 번도 이슬아 작가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써 언젠가 작가님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읽게 됐다.   이 책은 두 작가님의 각 편지마다 각자의 글쓰기 스타일이 확실히 드러난다. 첫 편지부터 까는듯 아닌듯 그걸 집고 넘어가기도 했었고 ㅎㅎ 읽다보니 둘이 투닥투닥 거리는 거 같기도 하고 이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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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이런 편지 형식의 에세이를 또 찾게 됐다. 아직 한 번도 이슬아 작가님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나로써 언젠가 작가님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읽게 됐다.

 

이 책은 두 작가님의 각 편지마다 각자의 글쓰기 스타일이 확실히 드러난다. 첫 편지부터 까는듯 아닌듯 그걸 집고 넘어가기도 했었고 ㅎㅎ 읽다보니 둘이 투닥투닥 거리는 거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남의 사생활 훔쳐보는 거 같은 느낌도 들고 전체적으로 재밌다.

 

읽다보니 이슬아 작가님은 한 문장으로 끝날 말을 술술 길게 잘 이어쓰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막연히 늘린 문장이 아니라 되게 위트있게 잘 늘린 문장. 남궁인 작가님의 편지를 읽으면 뭔가 나랑 비슷하면서 공감가는 면이 많은 작가다. 그렇지만 한번씩 글이 느끼해질 때가 있는데(이슬아 작가님적 표현) 그럴 때 다시 이슬아 작가님의 편지를 읽으면 시디신 김치를 먹는 기분이다.

 

이슬아 작가님 글은 참 빠르게 읽게 된다. 그리고 자꾸 헛헛 하면서 웃게 된다. 예전에는 문장을 여러 번 곱씹어 읽는 (어려운?)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슬아 작가의 글을 읽으니 이런 글도 좋은 글이구나 처음 느껴봤다. 나는 왜 그동안 이런 글을 읽어보지 못했던 걸까? 문장을 잘 늘려쓰는 기술을 가졌으면서 읽기 편하고 위트있다. 이슬아 작가처럼 글을 쓰면 보고서 100매 숙제는 거뜬하겠다 생각이 들면서도 또 세상 모든 사람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남궁인 작가의 글에는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서 문장을 자꾸 읽고 또 읽게 된다. "저는 두렵고 암담한 일이라면 뭐든 제게 대입해보는 성정을 지녔거든요." "글쓰기란 상대방을 카펫 털듯 털어보는 재능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서평도 카펫 털듯 털어보는 일의 일종일까? ㅎㅎㅎ 읽으면 읽을 수록 두 사람의 다른 스타일에 순식간에 빠져든다.(=재밌다!) 

 

두 작가에게 푹 빠졌으니 다음 책도 두 작가님의 책 중에 골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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